<손석춘의 새로운 사회> 2009/04/2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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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논쟁’ 불도저가 이기는 걸까?
손석춘
질겨야 이긴다. 언제부턴가 유행하는 말이다. 사리를 따져 옳고 그름보다는 밀어붙이기식 힘의 논리가 현실에서 이기는 세태를 반영한 ‘개탄’이다.
더 황당한 일은 그들이 언제나 ‘진실’과 ‘이성’을 내세운다는 데 있다. 보라. <조선일보>는 “날조 ‘PD수첩’이 나라 뒤엎은 지 1년, 책임진 사람이 없다” 제하의 사설(2009년 4월29일자)에서 MBC가 방송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 보도를 ‘날조’라고 살천스레 못 박았다. 이어 “PD수첩 파동 이후에도 MBC 보도는 나아진 게 없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날조라는 이야기다.
날조 ‘PD수첩’이 나라를 뒤엎은지 1년?
사설은 그 근거를 “노조의 위세를 업은 PD들”이 “사실 확인과 검증 과정마저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노조’까지 싸잡아 몰아세우는 오래된 ‘수법’이다.
이들이 참으로 오래오래 PD수첩을 ‘날조’로 몰아세우는 근거는 단순하다. 인간광우병에 “걸렸을 수도 있다(could possibly have)”라고 한 발언을 “걸렸다”로 오역해 단정적으로 보도했다는 게 ‘증거’다. 물론, 잘못이다. 하지만 PD수첩 보도에서 전체적으로 “인간광우병이 의심되고 있다”는 내용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오직 한 번 ‘걸렸을 수도 있다를 ‘걸렸다’로 방송했을 뿐이다. 그 이유로 방송 전체가 ‘날조’라 할 수 있을까?
사소한 잘못 꼬투리로 질기고 질긴 마녀사냥
그렇다. PD수첩에 실수는 있었다. 하지만 방송 전체를 본 시청자들도 바보가 아니다. 더구나 문화방송은 단정한 대목에 대해 시인하고 정정도 했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권 스스로 졸속협상에 사과하고 추가협상을 벌인 데는 PD수첩의 보도가 큰 몫을 했다.
문제의 핵심은 그럼에도 그 사소한 잘못을 ‘명분’으로 검찰이 줄줄이 프로듀서와 방송작가를 체포해가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PD수첩을 겨냥해 마녀사냥을 질기도록 벌이는 데 있다.
저 질긴 공세 앞에 침묵하기엔 사태가 심각하다. 저들이 아예 촛불항쟁 전반을 ‘날조된 사실’에 기반 한 ‘친북좌파’들의 소동쯤으로 폄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 광우병 위험에 노출 가능성 더 커져가
거듭 사실만 명토박아 둔다. 광우병의 위험은 아직 가시지 않았다. 지금도 인간광우병 환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지금도 20개월 미만 쇠고기만 미국서 수입한다. 그렇다.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까지 전면 수입하는 결정은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 훼손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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