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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시민 합창단이 노래 `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을 합창하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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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시민 합창단이 노래 `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을 합창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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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 그만 하겠습니다. 대신 깨어 있는 시민으로 당신처럼 열정적으로 살겠습니다. 당신의 성공, 당신의 좌절 모두 끌어안고 가겠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출범 기념 콘서트의 사회를 맡은 권해효는 행사를 마무리할 즈음 무대에서 외쳤다. 어쩌면 하늘에서 공연을 함께 지켜봤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공연 현장을 찾은 모든 시민에게 전하는 메시지였다.
그의 외침이 끝나자마자 시민 100여 명으로 구성된 시민합창단은 무대에서 존 레논의 'Power to the people'를 합창했다. 팝이라서 가사를 잘 몰라도 현장의 5000(주최측 추산)여 시민들은 노래의 이 부분만큼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하늘을 향해 크게 외쳤다.
"Power to the people!"
"시민들에게 권력을!"이란 뜻의 이 말은 이날 콘서트 제목이기도 하다. 그리고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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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가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인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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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콘서트를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 밴드 '사람사는 세상'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장관,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 배우 문성근, 정연주 전 KBS사장,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왼쪽부터)이 '행복의 나라' 노래를 부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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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는 9일 저녁 7시 30분부터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지난 6월 같은 현장에서 열렸던 '다시, 바람이 분다'가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공연이었다면, 이날은 "깨어 있는 시민으로 살겠다"고 다짐하는 자리였다.
5월의 꽃이 피고 지고, 장마와 무더위가 모두 지난, 그리고 이젠 시월의 서늘한 바람이 부는 공연현장에서 시민들은 눈물보다는 웃음을, 좌절보다는 희망을, 그리고 구체적 실천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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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윤도현이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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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윤도현이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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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이한철이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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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오른 가수들의 선곡도 대부분 밝고 경쾌했다.
YB(윤도현 밴드)는 <깃발>을 부르며 "쓰러진 담장 아래로 꽃이 피네, 무너진 지붕 위에도 해가 뜨네"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무대를 열었고, 이한철 밴드는 <슈퍼스타>를 열창하며 "괜찮아 잘될 거야, 너에겐 눈부신 미래가 있어, 우린 널 믿어 의심치 않아"라고 시민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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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강산에와 개그맨 김제동이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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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강산에가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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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강산에는 "그대를 향해 춤을 추는 나는 바람이 되고 물결이(춤추는 나)" 된다고 몸을 흐느적거리는 춤을 선보였고, 시민들에게 "깨어나! 일어나! 힘을 원해!"라고 외치며 기운을 팍팍 넣었다. 그리고 "굴하지 않는 보석 같은 마음"이 있는 "너라면 할 수 있다"고 다독여 주는 센스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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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패 우리나라가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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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시민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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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무대에 선 '우리나라'는 <다시 광화문에서>를 불렀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함과 동시에 다시 광화문에서 만나자는 노래였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오늘의 함성 뜨거운 노래, 영원히 간직해요. 광화문 네거리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현실에서 다시 만날 수 없는 노 전 대통령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2004년 탄핵 정국과 2008년 촛불 정국이 새삼 눈에 밟혔기 때문일까. 몇몇 사람들은 손으로 눈을 훔쳤다.
가창력과 대중성을 겸비한 가수와 밴드가 무대를 지배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하지만 가장 뜨거운 박수와 격려를 받은 이들은 바로 이날 공연을 위해 결성됐고, 이날 공연을 마지막으로 해체된 프로젝트 밴드 '사람 사는 세상'이었다.
'사람 사는 세상'에는 유시민 전 장관,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우 문성근,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재정·장하진 전 장관이 참여했다. 이들은 가수 한대수의 노래 <행복의 나라>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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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한 시민이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피켓을 들고 공연을 즐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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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권해효와 최광기가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에서 사회를 맡아 진행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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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은 그대여 눈을 떠보세. 귀도 또 기울이세. 아침에 일어나며 자신 찾을 수 없이 밤과 낮 구별 없이 고개 들고서 오세. 손에 손을 잡고서 청춘과 유혹의 뒷장 넘기며. 광야는 넓어요. 하늘은 또 푸르러요.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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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하모니카로 '행복의 나라'를 연주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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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가수에 비하면 뭔가 부족했지만 열정적인 무대는 인상적이었다. 문제는 음치에다 '박치'까지 겸비한 유시민 전 장관. 하지만 유 전 장관은 개인기인 하모니카 연주를 선보였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이 즐겨 불렀던 <상록수>의 한 부분을 연주할 땐 '리틀 노무현'의 또 다른 모습을 짧은 순간에 짙게 보여줬다.
유 전 장관은 "초등학생 학예회 수준 공연을 보여줘 미안하다"고 했지만 시민들의 박수는 컸다. 이에 그는 "요즘 힘들시죠? 하지만 살다보면 또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시민들의 박수에 감사를 나타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짧고 굵게 "깨어 있는 시민,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라고 외쳤다. 그리고 이재정 전 장관은 "여러분들의 모습에서 살아 있는 노무현을 본다"며 "우리 앞에 승리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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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를 마친뒤 <내 마음속 대통령> 책 사인회를 갖고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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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주 전 KBS사장이 9일 저녁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를 마친뒤 <내 마음속 대통령> 책 사인회를 갖고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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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한 번으로 데뷔하고 해체된 '사람 사는 세상'의 인기는 무대에서 그치지 않았다. 유 전 장관과 정 전 사장 등은 공연을 마친 뒤 최근 발간된 노 전 대통령 자서전 <성공과 좌절> 판매 현장에서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그렇다면 시민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인기 폭발이었다. 공연이 끝난 지 1시간이 지난 뒤에도 시민들은 길게 줄을 늘어서 이들의 사인을 받아갔다.
또 이날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 노건호씨가 직접 현장을 찾았다. 권씨는 건강 문제로 다소 초췌해 보였지만 옅은 미소를 보이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시민들은 오랫동안 "여사님, 사랑해요!"를 외쳤다.
노무현 재단 이사인 이해찬 전 총리는 이날 무대 인사에서 "재단 홈페이지를 열고 모금을 한 지 16일째인데 벌써 1만 4000명이 참여했고, 연말까지 2만 명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이 꿈꾸던 '비전 2030'을 우리 손으로 만들고, 다 함께 모여 우리 손으로 노무현을 부활시키자"고 말했다.
시민들의 함성과 환호는 길게 가을밤을 때렸고, 오랜만에 등장한 노란 풍선은 무대 주변에서 경쾌하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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