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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사회

최소 10%는 날려버린 손학규의 노 대통령 비난(데일리 서프라이즈 070321)

by 마리산인1324 2007. 3. 21.

 

<데일리 서프라이즈>

http://www.dailyseop.com/section/article_view.aspx?at_id=54649

 

 

 

최소 10%는 날려버린 손학규의 노 대통령 비난

탈당파와 제3지대가 흔히 범하는 실수들의 반복
입력 :2007-03-20 20:26:00   서영석 정치전문기자 (du0280@dailyseop.com)
[내용 일부 수정 : 2007-03-21 00:25]

손학규 전 지사의 탈당은 사실 한나라당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자업자득적 결과란 점은 어제 컬럼을 통해 소개한 바 있다.

한나라당이 과거처럼 잘 나가다 막판에 좌절했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하늘을 날으는 새처럼 두개의 날개로 날아야만 한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둘다 '보수의 날개'일 뿐이다. 손학규가 진보는 아니지만, 이명박과 박근혜가 갖고 있지 못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었다.

그런 손학규가 훨훨 날아가 버렸으니 한나라당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 어려움이 과연 그들의 집권을 좌절시킬 정도일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겠지만,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어렵게 만들었으니 결국은 자업자득인 셈이다.

그것도 한나라당이라고 하는 전체의 이익이 아니라, 후보 자신들의 개인적 이익이란 협소한 테두리 속에서 손학규란 카드를 버리도록 방치한 셈이니 어찌 미필적 고의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학규는 탈당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나는 여전히 믿는다. 그러나 그건 내 의견이고, 손학규의 생각은 아닌 모양이다. 하지만 손학규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그 언저리는 짐작할 수 있다.

탈당의 유혹은 강하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도저히 기회가 없다고 생각할만하다. 이명박 박근혜란 양강의 벽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제3지대가 있다면 어떻게 해볼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 생각할 수 있다. 아마도 '제3지대'를 운위하는 범여권의 인사들이 '유혹'했을 법하다. 그들이 누군지도 짐작이 간다.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을 것이다. 아마 여론조사를 하면 손학규의 지지도는 오를 것이 틀림없다. 그의 탈당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도 그렇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탈당이 옳은 일이 아니란 의견은 여전히 높지만, 상식적으로도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려운 탈당에 대해 그래도 30% 이상의 여론이 수긍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손학규의 지지도가 일시적으로 혹은 어느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유는 호남 때문이다. 호남은 고건 퇴장 이후 여론조사에서 미묘한 입장을 보여왔다. 이명박과 박근혜에게 일정하게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손학규가 탈당하면 그러한 지지들은 여지없이 손학규로 오게 돼 있다. 호남의 전체가 지지하기에는 아직 때이른 감 있지만, 적어도 그동안 이명박과 박근혜를 지지했던 호남인들이라면 손학규를 대체재로 충분히 여길 만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제3의 지대에서 이명박과 박근혜를 넘는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잘되길 빈다. 하지만 손학규도 그렇고, 제3지대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하나 있다. 도대체 제3의 지대란 뭔가.

보통은 '비노반한'이라고 한다.열린우리당도 아니고, 노무현 대통령도 아니고, 한나라당도 아니란 얘긴가? 그렇다면 그 지대는 도대체 어디에 위치한 것인가? 그런 지대가 존재한다고 정말 믿기는 믿는건가? 모르긴 몰라도 그런 지대 가지고는 지지도 5%를 넘기 어려울 것이다. 차 떼고 포 떼고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 서영석 정치전문기자 
비공식이지만 최근 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30%를 넘고 있다고 한다. 임기 후반의 대통령이 국정지지도를 회복하고 있다는 것은 예삿 일이 아니다.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들도 일정하게 존재한다. 그들은 현재 지지후보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손학규도 물론이고 제3지대도 그렇지만, 이명박-박근혜 혹은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해서는 그 형식이 제3지대가 됐건, 회색지대가 됐건 간에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들을 안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손학규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탈당을 비판했다고 한다. 거기에 발끈해 손학규는 노 대통령을 무능한 진보라고 되받아쳤다. 기분은 당장 좋을지 모르지만, 그가 고생 끝에 제3의 지대에서 뭔가를 이뤄내 싸움을 벌일 때 그를 지지해줄 최소10%는 날린 것 같다.

비단 이런 실수는 손학규만 범하는 것이 아니다. 김근태도 그렇고 천정배도 그렇다. 탈당파도 그렇다. 과거에는 탄핵파들이 그러했다.

아무래도 사람이란 한번 실수하면 계속 실수를 거듭하는 모양이다. 나는 여전히 이해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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