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8.06.03 02:11
http://news.joins.com/article/3168932.html?ctg=1003
MB에겐 지금 다섯 가지가 없다
취임 100일 … 키워드로 풀어본 ‘대통령 리더십’ 제언
이명박 대통령<右>이 2일 청와대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만나 ‘쇠고기 파문’과 관련한 민심 수습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강 대표로부터 개각 등의 쇄신안을 건의받고 “각계 원로를 만나 여론을 들은 뒤 수습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김경빈 기자] | |
이명박 정부가 3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그러나 마치 임기 중·후반을 맞은 정부인 듯 심한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국정운영 지지율은 역대 정부 출범 초를 비교할 때 최저 수준이다. 출범 100일 동안 무엇이 문제였는지 통치술의 핵심 키워드 다섯 가지를 잣대로 분석했다.
글=이가영·남궁욱 기자
[소통] 소통과 불통 사이 … 국민과의 스킨십을 넓혀라
지난달 22일 취임 87일 만에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이명박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가 국민과의 ‘소통 부재’를 사과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소통 부재는 정부 비판의 단골 메뉴가 돼 버렸다. 대통령과 참모진 간의, 청와대와 정부 간의, 여당과 청와대 간의 ‘불통’은 출범 100일을 맞은 이명박 정부를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정권 인수위 시절 영어 교육 강화와 대운하 등 정책 문제에서 시작된 당·청 간 소통 부재는 내각 인사 때 정점에 이르렀다.
하지현 건국대 의대(정신과) 교수는 “ 국민은 정부로부터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해 있는데 이 대통령은 ‘광우병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왜들 이러나’하는 식”이라며 “결국은 국민과의 스킨십을 넓혀야 한다” 고 제안했다.
[포용] 포용과 옹졸 사이 … 반대 의견도 듣고 수용하라
첫째 문제는 18대 총선에서 극에 달했다. 친박 인사들이 줄줄이 공천에서 탈락한 뒤 대거 무소속 당선되자 당내엔 ‘복당’ 문제가 이슈가 됐다. 이 문제는 두 달을 질질 끌며 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 지난달 20일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영수회담도 결과적으론 시간만 허비하는 결과를 낳았다. 둘째는 인사의 실패와 쇠고기 문제 대응 미숙이다. 재산가들로 상당수 채워진 초대 내각의 인사들은 서민들에게 두꺼운 계층의 벽으로 인식됐다. “싼 값에 좋은 쇠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정부 논리는 서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이현우 서강대(정치학) 교수는 “CEO 출신인 이 대통령은 많은 사람의 얘기를 듣고 포용해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기보다 높은 효율성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계층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조건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겸손] 섬김과 오만 사이 … ‘피플 프렌들리’로 바꿔라
하지만 이 대통령은 ‘내가 쓸 사람을 내가 뽑는데 왜 간섭하느냐’는 식의 태도를 고수했다. 한 전문가는 이런 상황을 가리켜 “일 잘한다고 해 주민들이 뽑아준 아파트 관리소장이 자기가 동네 어르신인 줄 알고 고집을 부린 셈”이라고 꼬집었다.
김호기 연세대(사회학) 교수는 “이 대통령이 그간 보여준 리더십은 5공 시절을 방불케 하는 권위적 리더십”이라며 “우선 겸허한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겸허한 리더십의 핵심은 ‘비즈니스 프렌들리 ’가 아닌 ‘피플 프렌들리(국민 친화적)’ 태도를 갖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성찰] 성찰과 몰입 사이 … 성공 신화, 이제는 잊어라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측근들조차 “이명박 정부가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 없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며 “청와대가 지나간 일을 돌이켜 보지 않는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 정부는 ‘영어 몰입교육안’을 어설프게 발표했다 혼이 나고도 추경예산 편성 등 설익은 경제정책을 발표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했다.
또 ‘강부자 내각’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도 4월 청와대 비서관 재산 공개 때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이 대통령은 자신이 틀렸다는 점을 인정 않는 경향이 있다”며 “그에게 현재 가장 필요한 건 냉철한 자기 진단과 성찰”이라고 지적했다. 최 소장은 “‘각종 난관을 뚫고 ‘현대 신화’나 청계천의 성공적 복원을 이뤘다’는 자신감은 잠시 잊고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사고] 과거와 미래 사이 … 개발시대 사고의 틀 버려라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사회 변화의 속도는 엄청난데 이 대통령의 사고는 거의 197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대통령이 됐다면 이미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사고를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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