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범국민대회 진압작전에 나선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머리와 목 부위를 맞은 시민들이 힘없이 주저앉고, 슬라이딩 하듯이 아스팔트 바닥에 쓰러지는 <민중의소리> 영상물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된 데 이어 주요 방송사 뉴스를 통해 알려지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직접 맞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그 영상을 보면서 목덜미가 움찔해오는 것은 누구나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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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6·10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해산시킨면서 방패로 달려가는 시민의 머리와 목을 가격하고 있다. |
ⓒ <민중의소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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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런 경찰의 과도한 폭력 행사는 이번이 처음일까? 우연찮게도 작년 이맘때 이와 비슷한 장면의 과잉진압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 낼 수 있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작년 6월 1일 오전 7시 45분. 수만 명의 시민들은 경찰 저지선을 넘어 청와대 앞으로 몰려가 '재협상'을 외쳤다. 멀리서 외치면 대통령이 국민의 소리를 못 들을 것 같아서 최대한 대통령 가까이 다가가 외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런 시민들을 향해 경찰은 물대포와 소화기로 대응했고, 시민들은 '온수! 온수'를 외쳤다.
날이 밝으며 시작된 경찰의 진압작전 과정에서 밤샘 시위로 지친 시민들은 힘없이 물러서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연행자와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때 바로 10일 밤 덕수궁 앞에서 벌어진 과잉진압 사건과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인사동 입구까지 밀린 시민들이 경찰을 피해 도망치는 순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경찰이 도망치는 시민의 뒤통수를 몽둥이로 정확히 때린 것. 맞은 시민은 그 자리에 쓰러졌고 이 장면을 지켜본 다른 시민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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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전 7시 45분경 서울 안국동 네거리에서 강제해산작전에 나선 경찰이 도망치는 한 시민을 몽둥이로 때리고 있다. 몽둥이를 휘두르는 경찰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
ⓒ 오마이뉴스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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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로 도망치는 시민을 향해 몽둥이를 들고 있다. |
ⓒ 오마이뉴스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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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의 뒤통수를 몽둥이로 때리고 있다. 주변의 시민들은 이 장면을 보며 깜짝 놀라고 있다. |
ⓒ 오마이뉴스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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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나 지금이나 공통적인 것은 경찰을 피해 도망치거나, 충돌이 벌어지는 위험지대를 피해가는 시민들의 뒤에서 정확히 '머리'를 향해 공격을 했다는 것이다. 마치 이 순간을 위해 수없이 연습을 해온 것처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머리와 목을 공격하고 있다.
경찰은 분명히 알고 있다. 치명적인 상처를 입힐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런데도 이런 일이 반복해서 벌어지고 있다. 미처 기자들이 그 장면을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에(이런 경우, 사진기자들끼리 하는 말로 "눈으로 찍었다"고 한다) 보도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얼마나 이런 일이 많았던가.
경찰의 경고방송 내용에는 이런 것이 있다.
"기자 여러분. 지금 곧 해산 및 검거 작전에 돌입합니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장비 파손 등으로 인한 피해를 책임질 수 없습니다. 다칠 수도 있습니다. 즉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경찰은 과연 기자들의 '안전'만을 위해 자리를 피하라고 할까? 기자들이 봐서는 안 될 어떤 것을 감추기 위해서가 아닐까.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경찰은 어떤 조치를 내놓을 것이다. 규정에 맞게 장비를 사용하도록 할 것이고, 위험한 신체 부위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등등.
하지만 기자들은 다음 시위현장에서 이런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해산 및 검거 작전에 나선 경찰들이 외치는 이 고함소리를….
"사진 못 찍게 해!" "기자들 몰아내!" "카메라 부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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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10일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주최 100만 촛불대행진이 예정된 가운데 한 경찰이 서울 세종로네거리 '명박산성' 축조 현장에서 기자의 카메라를 별다른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손으로 가리고 있다. |
ⓒ 오마이뉴스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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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8월 15일 저녁 서울 한국은행앞에서 촛불집회 참가자가 연행되는 가운데, 경찰들이 연행장면을 취재하지 못하도록 방패로 가리고 있다. |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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