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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사회

민주당을 위한 충고 (서프라이즈090619)

by 마리산인1324 2009. 6. 20.

 

<서프라이즈> 2009-6-19 10:52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64798

 

 

민주당을 위한 충고


글쓴이   윤카피 (funnyone)

안양에 노대통령을 위한 독방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것은 노대통령 사후 검찰이 불구속 수사하려 했었다고 했던 발언이 거짓임을 말하는 것이며, 공정한 수사가 아니라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거기에 짜맞추었던 악질적인 표적수사였음을 입증하는 매우 중요한 단서다.

 

그뿐 아니라 청와대는 사과할 사안이 아니라고 뻔뻔함을 과시하는가 하면 정치깡패들을 동원해서 분향소를 시도때도 없이 침탈하고 있으며 경찰은 민주당이 개최한 서울광장의 추모집회때도 쇠파이프와 방패로 선량한 추모객을 무차별 구타했다. 언론들도 보수인사들도 노대통령을 부관참시하고 있다.

 

민주당,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지금 고민이 클 것이다. 뭔가 해야 할텐데 언론이 새롭게 만들어낸 '조문정당'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옴쭉달싹을 못하는 상황이다. 반탄열풍에 지갑주운 때처럼 이번에 얻은 지지율도 조금씩 꺼지는 듯한 느낌이 들텐데, 어찌보면 '조문정당'프레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다. 민주당은 항상 그랬다. 여당일 때도 그래왔다. 좋게 말하면 여론과 언론을 두려워하는 착한 아이 컴플렉스 같은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여론과 언론에 대한 기회주의적인 태도라고 볼 수 있기도 하다. 이것은 지지율에 연연하는 태도가 곧 지지율을 깎아 먹는 역설이기도 하다.

 

민주당에 부족한 것은 '일관성'이다.

일관성을 갖지 못한 브랜드는 아무리 많은 마케팅비용을 쏟아부어도 사랑받지 못하게 되어 있다. 지금의 여당(정부)를 보라. 그들은 결국 광우병 정국을 이겨냈다. 이긴 것으로도 부족해 1년이 넘도록 PD수첩을 박살내고 있다. 이것을 누군가는 정치보복과 치졸함으로 보지만 그쪽 지지자들에게는 일관성으로 보여지며 안심을 주고, 이 무서운 일관성은 광우병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가졌던 부동층들을 설득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옳기 때문에 저토록 당당할 수 있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다시 지지율 얘기로 돌아가자. 500만명이 노대통령의 서거를 단순히 슬퍼한게 아니라 500만명이 막히는 길을 뚫고 자원봉사를 하고 한데서 잠을 자며 4시간씩 줄을 서서 조문한 것이다. 이 사람들이 그렇게 단기간에 태도를 바꿀 수 있을까? 지금 주춤한 지지율은 민주당이 조문정국을 정치적으로 활용한데서 오는 피로와 환멸이 아니다. '상주'를 자임했던 민주당의 일관성에 의심을 갖는 것이다.

 

민주당이 놀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뭔가 어정쩡하다는 느낌은 누구나 받는다. 얼마전에 내가 지적했던 것처럼 민주당이 시민들에게 호소해서, 온몸으로 경찰을 막아서 광장에 그날 수십만이 모였던 날. 민주당은 경찰에 개처럼 짓밟히던 시민을 외면하고 돌아섰다. 분향소가 침탈당하는데 거기를 지키는 사람은 최문순 의원 뿐이다.

 

이정희 의원이 단식하고 있으나 선뜻 진보정당을 지지한다고 말하기엔 낯설다. 이런 일들이 일어나니 '누가 진정한 상주인가'에 혼란이 온다. 민주당은 스스로 이렇게 지지율을 까먹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언론과 정부가 만들어 놓은 '조문정당'프레임을 깨야 한다. 어떻게 깨냐고? 말로 만든 것은 말로 깨야 한다. 노대통령은 '반미주의 프레임'을 '반미하면 어떠냐, 사진찍으러 안간다'라는 말로 간단하게 풀어냈다. '호화요트, 잘나가는 변호사'는 당의 지침을 어기면서까지 '소송'을 걸어 깼다. '장인 좌익' 프레임은 '마누라를 버리느니 대통령 안한다'라며 깼다.

 

무슨 정치 공학을 논하려는게 아니다. 스스로 신념에 차 당당할 수 있다면 깰 수 있는 것이 바로 언론의 프레임이다. 노대통령의 서거에 가슴이 아픈가? 진심인가? 그렇다면

 

'가해자가 장례식장에 와 기물을 걷어차며 조의금 받는 걸 나무라는 꼴'

'노대통령을 죽인 자들이 지지율 계산하며 조문정국 운운할 때인가'

'지지율이 0%로 떨어져도 좋다. 조문정당이라 비난받아도 좋다. 민주당이 해체되는 일이 있더라도 노대통령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을 끝까지 밝혀 가해자들이 처벌받을 때까지 싸우겠다.'

 

이렇게 '조문정당'프레임에 정면으로 맞서는 뜨거운 말들이 터져나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심으로 지지율 신경쓰지 말고 맞서라.

민주당이 언제 지지율이 높았던 적이 있던가? 이 지지율은 어차피 반사이익 아니던가? 어차피 3년 반동안 날아갈 지지율 아닌가?

 

한 번이라도 뜨거운 가슴이 되어 후회없이 싸웠다는 기억이라도 남기기 바란다. 이것이 독재에 맞서는 진정한 야당의 자세이고, 그렇게 싸우다보면 어느새 무시못할 지지율로 치고 올라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