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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노무현

노무현 대통령 100재, 봉화산 정토원 주관으로 거행 (오마이뉴스090831)

by 마리산인1324 2009. 9. 1.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06954

 

 

"강물은 바다로 가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 100재, 봉화산 정토원 주관으로 거행
09.08.31 09:42 ㅣ최종 업데이트 09.08.31 09:55 배만호 (letter4you)

김해 사원연합회(회장 지현)에서 주최하고, 봉화산 정토원(원장 선진규)에서 주관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0재가 30일에 서거 100일을 맞이하여 거행되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100재는 김해 사원연합회의 주관으로 불교의 영산재(靈山齋)를 도입, 추모의식으로 진행됐다. 영산재는 석가가 영취산에서 설법하던 영산회상(靈山會相)을 상징화하여 오늘날에 재현하는 의미를 지닌 의식절차이다. 이 법회를 통해 영혼을 발심시켜 극락왕생시킨다는 목적을 가진다. 영산재는 국가의 안녕과 군인들의 무운장구 및 큰 조직체를 위해서도 행해진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과 더불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함께 빌었다.

 

  
영산재가 시작되면서 바라춤을 추고 있다.
ⓒ 배만호
영산재

 

"49재는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빌면서 정토극락 세계에 왕생하기를 기원하는 것이라면, 100재는 그분이 살아생전에 갖고 있던 염원과 업적을 기리며 추모하는 불교 의식"이라고 선진규 정토원 원장은 말했다.

 

영산재는 부처님의 세 가지 몸(三身)인 진리의 몸(法身), 은혜의 몸(報身), 방편의 몸(化身)을 청하여 소원을 발원하는 작법(作法)과 함께 불교예술의 극치인 바라와 나비춤을 추는 영산각배(靈山各拜)를 시작으로 100재가 진행되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영가와 많은 유주무주 영혼을 불러놓고 청정한 불심을 일으키게 하여 전부 왕생 극락케 하는 법문을 듣게 하는 청혼(請魂)과 수행과 덕망이 높은 스님을 모시는 법문(法門)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100재에 참가한 시민들. 비가 내리는 도중에서 끝내 자리를 뜨지 않고 지켜 주었다.
ⓒ 배만호
노무현 100재

이해찬 전 총리, 정세균 민주당 대표, 명계남 등의 추도사(追慕辭)와 김해 사원연합회 합창단의 추모의 노래,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씨의 유족대표 인사가 있었다.

 

이어 영혼들에게 공양을 청하는 의식인 영반(靈飯)과 독경과 염불로 모두 정토왕생케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유훈과 업적을 새롭게 되새기며 그 뜻을 이어갈 것을 다짐하는 회향{廻:向)을 끝으로 마무리하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인 건호씨가 유족 대표로 참석하였으며, 한명숙,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문재인,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명계남 전 노사모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서갑원 국회의원, 안희정 최고위원 등이 100재에 참가하여 고인을 추모했다. 이광재 의원은 병보석 중에 참석을 하였고, 1989년 6월 전국대학생협의회 대표로 방북했던 임수경씨도 참가하여 시민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신도와 일반시민을 합하여 1000여 명 이상의 추모객이 정토원을 찾아 마당을 가득 채우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특히 묘역에도 많은 추모객이 몰리면서 심각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추모사를 읽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
ⓒ 배만호
이해찬

추도사에서 이해찬 전 총리는 "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꿈을 이어가는 깨어있는 바람이 되겠습니다. 당신께서 남기신 듯을 받들어 통일 한국과 선진복지 국가 건설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강물이 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책의 뒷받침이 있는, 대의를 중시하는,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다른 정파에게는 관대한, 그리고 큰 정치인이셨다"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차별이 심한 소위 양극화를 마음 아파했던 고인의 뜻을 새겨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열심히 하겠다"고 추모사에 밝혔다.

 

  
명계남 전 노사모 대표의 추모사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
ⓒ 배만호
명계남

마지막으로 명계남 전 노사모 대표는 전쟁에 나선 장수의 죽음에 빗대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믿기지 않는다며 흐느꼈다. 이어 "100일전 그 새벽에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져 죽은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니라 우리"라면서 "강물은 바다로 가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며 고인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다짐을 했다.

 

명계남 전 노사모 대표의 추모사는 100재에 참석한 모든 이의 다짐과 각오인양 봉화산에 울려 퍼졌으며, 울음 섞인 그의 목소리에 많은 참가자들이 흐느꼈다.

 

유족 대표인 노건호씨는 "100재를 주최해주시고 주관해 주신 김해시 사원연합회와 정토원, 그리고 정토원을 방문한 내외 귀빈에게 감사드린다"며 "제가 느낀 것처럼 100재가 여러분의 마음에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며 감사의 인사말을 짧게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 종이비행기 100개와 사진을 비석 앞에 곱게 두고 있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송편 100알을 손수 빛어서 두고 가기도 했다.
ⓒ 배만호
노무현

  
아들에게 국화 헌화하는 것을 가르치는 아버지. 정토원과는 달리 비석 둘레에는 가족 단위의 추모객들이 많았다. 비석 둘레에는 나비가 춤을 추고 있었다.
ⓒ 배만호
노무현

 

이해찬 전 총리의 추모사 전문

추모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님을 떠나 보낸지 100 일을 맞이하였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님을 지켜 드리지 못한 죄스러움이 가시기도 전에 또 한 분의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님을 보내 드려야 했습니다. 2009년의 이 뜨거운 여름을 분노와 슬픔, 그리고 사랑으로 다 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멀고먼 그곳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을 만나셨습니까? 권양숙 여사님의 손을 부여잡고 내 몸의 반쪽을 잃어버리셨다고 흐느끼시던 김대중 대통령님의 손을 그곳에서 편히 잡아 주셨습니까? 역사의 고비마다 자신의 몸을 기꺼이 던지셨던 두 분의 마지막 희생으로 이 땅의 민주주의와 평화는 다시 깨어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은 독재정권과 싸울 때는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민주주의를 외쳤습니다. 이당의 평화가 흔들릴 때는 남북을 가로막은 철책을 넘어 평화의 다리를 놓아 주셨습니다. 한평생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서, 정치 개혁을 위해서 쉼 없는 길을 걸어 오셨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당신은 힘 없고 평범한 국민들의 곁에 계셨습니다. 원진 레이온 피해자들이 당신을 뵙고자 봉하마을까지 많이 내려오셨습니다. 기억하십니까? 현대중공업이 총파업을 하고 있을 때 쳐다보시고(?) 최루탄 구름속을 헤치며 들어가서는 노동자들하고 손을 잡았던 날을 기억하십니까?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국민을 위해 모든 권력을 스스로 내놓으셨습니다. 재임시절 내내 당신이 하셨던 고뇌와 시련은 언제나 국민의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열기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퇴임 후에도 작지만 새로운 도전을 즐겁게 시작하셨습니다. 당신은 국민만을 사랑한 진정 바보 노무현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이제 여기 모인 우리가 바람이 되겠습니다. 당신께서 지정(?)하신 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꿈을 이어가는 깨어 있는 바람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강물이 되겠습니다. 당신께서 남기신 뜻을 받들어 통일 한국과 선진 복지국가 건설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는 강물이 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오늘 아침 바로이곳에 정토원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당신이 좋아하던 노란 수련이 피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노란 수련을 좋아하셨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바로 이 자리에, 49재를 모신 자리에, 저녁때 기적과 같이 노란 수련이 피었습니다. 님은 가셨지만 국민은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우리들 마음속에 수련이 피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우리들 마음속에 부활하고 있습니다. 이제 편하게, 김대중 대통령과 함게 편하게 동행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우리가 함께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