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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사회

천안함 절단 및 침몰 '1차 원인'은 "좌초" (서프라이즈100415)

by 마리산인1324 2010. 4. 16.

<서프라이즈> 2010-4-15 19:14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32897

 

 

 

[천안함] 천안함 절단 및 침몰 '1차 원인'은 "좌초"

  • 제1지점에서 저수심 해안단구에 좌초 - 제1사고
  • 표류 혹은 저속기동 중 제2지점에서 제2사고 발생 후 침몰
  • 함대사령부 실종자 가족들에게 3월 27일 진상 브리핑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0-04-15)


이전에 올린 몇 편의 글에서 저는 초기 상황의 중요성을 수시로 강조하였습니다. 특히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글에서 저는 사건 현장에 남겨진 증거와 사건 발생시기를 중심으로 발생한 여러 정황들이 결국 사건의 실체를 풀어줄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범죄(사고)는 흔적을 남긴다.

법의(法醫)곤충학자 마르케 베네케는 그의 저서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일마. 2008. 7. 30)에서 사건현장에 남겨진 증거나 단서들, 특히 곤충과 벌레들의 존재를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하는 과학적 수사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건 현장(특히 살인사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패하고, 악취가 나고, 다양한 벌레들이 들끓기 마련이라 일반인들은 상상만으로도 속이 메스꺼움을 느끼겠지만, 마르케 메네케와 같은 법의학자들에게는 그러한 장면이 상황을 설명해주고 시간, 장소, 방법 등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현장인 셈이다.

 

이런 장면들은, 주말이면 늦은 시간 공중파 방송 혹은 케이블TV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CSI 범죄과학수사 시리즈의 단골 메뉴 중 하나가 된지 이미 오래라 식상한 느낌도 있지만,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놓지지 않으려고 흰장갑을 끼고 바닥을 훑는 현장감식요원이나 심야 연구실에서 현미경과 씨름하는 법의학자들의 모습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느끼게 한다.

 

이미 드러나 있는 흔적들

한 사람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서도 그럴진대, 46명의 희생자가 발생하게 될 지도 모를 중대한 사건 앞에서, 이미 명백하게 드러나 있는 단서 조차도 ‘군사기밀’이라는 미명하에 감추고 왜곡하기에 급급한 자들을 보면 분노를 넘어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렇게 무모한 일을 벌이나’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명백한 범죄 행위다.

 

그러나 그렇게 글을 썼던 제 자신도 그러한 사실들이 곁을 스쳐 지나가는데도 무심코 그냥 흘려버리곤 하였으니 참 바보같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지나간 자료들을 다시 검색해서 찾아보고 기사들을 다시 읽어보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지요.

 

어제도 그랬습니다. 사건 다음 날 아침 용트림 바위 앞에 떠올랐던 함수 부분, 당시엔 그냥 무심코 흘려버렸습니다. 그러나 어제 다시 보면서 '왜 이렇게 밝지? 몇 시에 찍은거야?'하는 생각과 '가라앉았던 배가 다시 떠올라?'하는 생각이 번뜩 들면서 파고 들었던 거지요.

 

그런데, 오늘 또 그런 일이 있네요. 오늘의 내용은 조금은 결정적인 내용을 담게 될 것 같군요. 우선 한장의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이 사진 보신 분들 적지 않으실 겁니다.

 

 

얼핏보기에는 지도에 상황을 그려놓은 모습이지요. 그렇습니다. 작전상황도입니다. 그리고 바다쪽은 수심까지 잘 표시된 해도입니다. 저는 항해사 출신이어서 해도 보는데에 익숙한 편입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실 것 같아 2 파트로 나누어 확대하여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제1사고지점 부근

 

좌측 상단 제1사고 지점을 확대하였습니다. 작전상황도 위의 메모를 잘 보시기 바랍니다.

 

고조 : 03:41 / 16:13 - 해수면이 가장 높아지는 시간 (하루 두 번)

저조 : 09:57 / 22:39 - 해수면이 가장 낮아지는 시간 (하루 두 번)

평균수면 : 6.4m - 평균수면이란 바람, 조석등 외력이 작용하지 않아 수위의 승강이 없을 때의 가상적 해면을 말하며 하나의 기준이 되는 평균해면을 말합니다.

당일 오후 고조시간이 16:13분이고, 저조시간이 22:39분 사고시간이 9시 초반때에는 계속 바다물이 썰물인 상황이었습니다. 따라서 제1지점에서 함선을 정지한다면 아래로 떠내려 오게되는 상황이 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아래 부분입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지점 옆에 메모를 보면 '최초좌초'('최초파손'?)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좌초'인지 '파손'인지 명확하지가 않을 정도로 단어가 비슷하게 보이네요. 그런데 상관없습니다. 좌초든 파손이든 그 결과는 '좌초'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것을 증빙해 주는 것은 손가락 위치에 사고지점을 별표로 그려놨습니다. 그런데 해도상의 수심을 보면 수심이 얕은 지역, 일종의 '해안단구'로 보이는 지형입니다. 그 선을 따라가면 거의 육지에 붙을 정도로 수심이 낮은 지대란 뜻입니다. 점선으로 표시한 곳이 주변보다 수심이 얕은 곳을 의미하고 그 중 한가운데에는 가장 수심이 얕다는 것을 듯합니다. 거의 원형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아 암초 혹은 여(수면 아래 존재하는 암초)인 것입니다.

 

천안함이 암초에 충돌했는지 아니면 해안단구에 좌초(Agrounding)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 브리핑을 한 분과 브리핑을 들은 분들은 아시겠죠. 아무튼 그 지점이 최초좌초(파손) 지점이라는 것을 작전상황도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2. 제2사고지점 부근

 

제1사고지점에서 천안함은 제2사고지점으로 이동합니다. 기동을 했는지, 표류를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단, No.2 지점에서 절단, 침몰한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사고 신고와 함께 함대에서 보낸 참수리 편대(청색 4,5,6,7,8)가 천안함(0)을 에워싸고 있고 해경 501,1002,253(초록 1,2,3)이 함께 있습니다.

 

청색 해군함 3번, 8번을 화이트로 일부 지운 이유는 상황판에 초계함과 참수리 사이즈의 '인식표'를 만들어서 붙이는데, 배의 함정 유형에 맞게 표식을 하기 위해 수정한 것이라 이해 됩니다. 

 

초계함 속초함이 제일 위쪽으로 배치되었습니다. (청색 1), 그 아래에 있는 참수리 두대(청색 2,3)은 처음 천안함이 기동할 때 함께 편대 기동하던 참수리로 생각됩니다. (국방부 2차 발표 TOD 영상 - 21:02 기동 장면에 천안함과 참수리 두 대 기동 모습이 나옵니다.)  

 

이 정도 상황이면 사고의 원인부터 결과까지 거의 정확한 윤곽이 나온 셈입니다. 제1지점에서 좌초(제1사고), 이후 제2지점에서 절단 및 파손(제2사고)가 분명한 것이지요.

 

그러나,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것처럼, 우연히 아주 우연히, 그렇잖아도 좌초되어 함 하부가 걸레되다시피 했는데 제2지점에 가서 또 어뢰를 맞는 불운이 겹치는 상황은... 글쎄요, 아무래도 확률계산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로또 확률보다 더 어렵지 않겠습니까 ?

 

이 사진을 어디서 확보했을까요. 이미 나왔던 기사 속에 있는 사진입니다. 2010-3-27일자 아시아경제 포토 뉴스로 떴었지요. 그런데 당시 분석을 놓친 사진입니다.


 

아시아경제, 진실을 보도하다

 

사고 다음날인 27일 경기도 평택 2함대에서 해군 관계자와 생존 선원(대원이겠죠) 분들에게 실종선원(대원)가족들이 상황설명을 들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이 작전지도를 실종자 가족분께서 (핸폰으로 찍으셨을까요?) 공개한 것을 아시아경제의 윤동주 기자님이 기사로 올리셨습니다.

 

아시아경제에서는 어마어마한 특종을 잡으셨음에도 왜 분석을 하지 않았을까요. 해석을 못했을까요, 아니면 알면서 안 밝혔을까요. 아무튼 이 기사로 인해 밝혀질 진실에 대한 모든 노력의 가치를 아시아 경제 윤동주 기자님께 드리고 싶습니다.


 

인양된 천안함 함미는 온 몸으로 좌초를 말하고 있다

 

인양된 사진을 보았습니다. 300 미터 떨어져 사진촬영을 허용한 당국의 애틋한(?) 마음도 몰라주고 성능좋은 카메라들은 바로 옆에서 찍은 것과 같은 영상을 보여 줍니다.

 

좌초라고 하여 영화 '타이타닉'같은 모습을 기대했다면 오산입니다. 백령도 해안단구는 모래가 퇴적되어 단단해진 지질입니다. 세계에서 단 두 군데 밖에 없는 백사장 활주로가 백령도에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90년도에 방파제를 만들면서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그 정도로 백령도 백사장은 단단합니다. 인양된 함미의 바닥 스크랫치의 정도를 보니, 천안함이 좌초한 해안단구는 암석은 아니며, 모래가 굳어 있는 정도가 돌맹이처럼 딱딱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견고하게 다져진 상태의 지질로 판단됩니다. 나중에 결론이 난 이후 현장에 가서 수중 촬영을 해 보면 제 판단이 틀리지 않을 겁니다. 

 

함미 바닥 앞에서 뒤까지 그대로 긁어버린 저 흔적을 보고, '바닥이 깨끗했다'라는 기사를 쓴 기자들은 머지않아 많이 부끄러워 해야 할 겁니다. 당장 소래포구 어선 선장 붙잡고 물어봐도 '이거 해 먹은 거네..'라는 답이 나올 겁니다. 사진 함께 보시지요. (오마이뉴스께 양해를 구합니다) 

 


 

'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언젠가는 반드시 밝혀지는 것이 '진실'입니다

저는 해군 중위 출신입니다. 제가 이 사건에 깊이 빠져든 것은, 정부와 국방부 그리고 해군의 발표내용들이 제가 경험했던 직무인, 전직 항해장교나, 전직 항해사나, 전직 신조선 감독으로서의 전문지식에 견줄 것도 없이 일반인이 보기에도 너무나 터무니없는 발표들을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진실이 밝혀져야 하는 이유는, 언젠가는 밝혀질 진실로 인해 고인이 되신 분들의 명예가 영원히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이 더 우선적이고 상위의 가치개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고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애도를 표하며,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끝으로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가담하였던 모든 사람들은 공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합니다.

 

독고탁

* 신상철 (필명.독고탁 / 서프라이즈 대표 / 예비역 해군중위 / 전 항해사 / 전 신조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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