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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백령도 인근에서 인양된 해군 초계함 '천안함' 함미가 바지선에 올려져 있는 가운데, 절단면에는 그물이 설치되어 있다. 천안함 우측에 비스듬하게 3줄 정도 긁힌 듯한 흔적이 있다. |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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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된 천안함 함미 부분의 손상 흔적은 폭발에 의한 것이 아니라 배에 물이 차서 한 쪽으로 기울며 생긴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난구조 경력 30년의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58) 대표는 17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인양된 천안함 함미의 모습으로 볼 때 침수로 인해 천안함이 파손된 것이다, 전에도 이 같은 파손 모습을 여러 번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어뢰 폭발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조선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지난 2007년 12월 7일 태안에서 기름유출 사고를 낸 허베이 스피리트 호를 비롯해 수십 건의 해난 사고를 처리한 해난구조 전문가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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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백령도 인근에서 인양된 해군 초계함 '천안함' 함미가 바지선에 올려져 있는 가운데, 절단면에는 그물이 설치되어 있다. |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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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민군 합동조사단이 외부 폭발에 의한 침몰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고, 일부에서는 천안함이 어뢰에 피격되어 침몰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데.
"천안함 사고 직후 KBS에 출연해서 어뢰 피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바로 나다. 당시에 나왔던 단편적인 정보를 가지고는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후에 여러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니 어뢰 폭발 가능성은 오히려 희박해졌다. 실제로 어뢰를 맞고 부서진 함정을 봤는데 폭발음과 섬광, 배의 파손 정도가 어마어마했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들었다는 '꽝' 소리는 폭발음이 아니라 배가 두 동강나며 나는 소리였다고 생각된다. 거대한 배가 두 동강 날 경우 폭발음과 비슷한 굉장한 소음이 들린다. 어뢰가 터졌다면 생존자들은 코에 있는 모세혈관이 터져 코피가 나거나 고막이 찢어지는 등 이비인후과 계통의 부상을 입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천안함 생존자 대부분은 골절상이나 타박상을 입지 않았나."
- 그렇다면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배가 어떤 원인으로 침몰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절단면뿐만 아니라 배 전체적인 상태를 봐야 한다. 천안함은 잘라진 것이 아니라 어떤 원인에 의해 뜯어진 것이다. 천안함 함미의 좌측과 우측이 비대칭적으로 떨어진 것을 가지고 폭발의 흔적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내구재의 구성에 따라서는 뜯겨지는 면이 달라질 수 있다. 절단면이 위로 향하고 있는 것도 이런 것을 뒷받침한다.
처음에는 선저에 링클(주름)이 잡혔을 것이다. 그러다가 밑에 힘을 받는 부분이 주름이 잡히고 갑판 쪽은 견딜 대로 견디다가 뜯어지는 것이다. 뜯어질 당시에는 이미 배가 휘어져 있는 상태다. 나는 대형 유조선은 물론 각종 상선과 어선 등에서 여러 차례 이와 유사한 배의 파손 모습을 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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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침몰 21일만에 실종자 44명 중 36명이 주검으로 발견된 가운데 16일 오전 백령도 장촌포 함미 인양해역에서 군 관계자들이 실종자 시신 수색 작업을 재개하고 있다. |
ⓒ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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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당국은 천안함 함미에 난 사선 형태의 흔적이 인양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설명하는데.
"놀이터의 시소를 생각해보자. 양쪽의 무게가 팽팽하게 균형이 잡혀 있다가 끊어지는 순간 옆면에는 사선으로 주름이 잡힌다. 배가 단 한 순간에 잘리면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 옆에 주름이 잡혔다는 것은 절단되기까지 일정 시간동안 어느 정도 힘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군 당국은 인양과정에서 체인이 흠집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하지만 내가 볼 때 함미 측면의 스크래치는 힘이 가해져서 생긴 흔적이다. 무엇보다도 이런 것들을 확인하려면 배 밑바닥(선저)를 보아야 한다. 핵심은 함저 부분의 절단면이다. 군 당국은 선저가 비교적 깨끗하다고 하지만 그 부분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왜 그렇게 감추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 천안함의 절단 부위가 배의 중간 부분인데.
"상선은 기관실이 배의 뒷부분에 있지만 천안함은 취약부인 기관실이 중앙에 있다. 그곳에는 메인 엔진이 가운데 놓이기 때문에 중간에 뭐를 잡고 있을 내구재가 별로 없고 텅 비어 있다. 후미에 장병들이 있던 곳은 격실이 많아서 구조상으로 볼 때 단단한 부분이다.
만약 거기에 (기관실에) 파공이 생겼다면, 물이 침수되면서 크랙이 갑자기 벌어지는 수가 있다. 무게 균형이 맞지 않으면서 크랙이 벌어지는 속도가 급가속이 되는 것이다. 물이 갑자기 쏟아들어오면서 배 뒤쪽이 무거워지고 천안함의 앞부분이 들렸을 것이다. 그러다가 무게 추 역할을 하던 기관실이 부러졌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군 당국은 인양 작업 과정이 '군사기밀'이라며 "언론과의 인터뷰를 불허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천안함 함미 인양업체인 88수중개발 측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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