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공동대표 배종렬 등)과 미국 뉴욕 한인청년단체 노둣돌(공동대표 이현정, 엔디)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들에게 '천안함'입장 서한문을 발송했다.
이번 서한 발송은 11일 참여연대에 이은 두 번째이다. 참여연대 서한에 대해 정부는 극심한 불쾌감을 나타냈고 참여연대는 천안함 외교 실패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고 반박, 거센 논란이 인 바 있다.
평통사와 노둣돌은 14일 오후 11시 40분 (한국시간) 각국 유엔 대표부를 방문하여 '천안함 사건의 공정하고 객관적 논의 진행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동으로 준비한 서한에서 "천안함 사건 원인에 대해 한국의 야당과 시민사회단체들, 민간 전문가들이 조사결과에 대해 반론과 문제제기를 계속 하고 있다"며 "6자 회담국들도 각기 다른 견해를 보이므로 유엔 안보리는 사건 원인을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천안함 사건에 대해 과학적이고 객관적 근거없이 북한을 비난하는 결의나 성명을 채택한다면 유엔 안보리의 공정성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둣돌 대표들은 프랑스, 영국 대표부에 이어 브라질, 멕시코 등 9개 비상임 이사국에도 직접 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의 서한을 받은 대표부 직원들은 "고맙다. 반드시 대사가 서한을 읽고 참석하도록 하겠다"는 등 우호적 반응을 보였다고 노둣돌 등은 전했다.
한편, 안보리는 15일 오전 4시(한국시간)부터 남북측으로부터 천안함 관련 브리핑을 받았다.
<평통사-노둣돌 안보리 서한 한글 전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에 드립니다.
1. 대한민국(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2010년 3월 26일 밤 한국 서해에서 발생한 1300톤급 초계함인 천안함(PCC-772)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의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6월 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이 사건에 대한 논의를 요청했습니다.
2. 그러나 한국의 야당과 수많은 시민사회단체, 민간 전문가들이 이명박 정부의 조사 결과에 대해 반론과 문제제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지방선거 일정에 맞추어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남북 대결정책을 쏟아내 이를 선거에 이용하려고 하였지만 이로 인해 전쟁의 위기가 높아지자 한국민은 한반도 평화를 강조하는 야당에 더 많은 지지를 보냄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반북 대결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낙후한 장비를 보유한 조선이 최첨단 감시정찰장비를 보유한 한미 연합군이 훈련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엄한 감시망을 뚫고 감쪽같이 한국의 해역에 침투하여 천안함을 두 동강 내고 사라졌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발표대로 조선의 버블제트 어뢰가 천안함 3m 근접거리에서 폭발했다면 천안함에 무수히 박혀 있어야 할 어뢰 파편을 찾을 수 없고, 천안함 승선 장병에게서 어뢰 공격의 경우 발생하는 고막이나 장기 파열, 골절상 등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대량의 물고기 사체가 떠오르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면서 어뢰 공격 주장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 전문가들은 한국 군 당국이 초기에 보고한 대로 좌초가 천안함 침몰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뜯긴 것으로 보이는 천안함 절단면의 상태나 옆면의 스크래치, 오른쪽 스크루가 안쪽으로 휘어진 점 등을 좌초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3. 한국 정부 기관인 감사원조차 한국군과 국방부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은폐와 조작을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군은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사고를 전후한 시간의 천안함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열상관측장비(TOD) 동영상을 숨겼고,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긴급 상황’을 아예 전파조차 하지 않았으며 합참의장은 술을 먹은 상태에서 국방부 지휘통제실을 비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합참은 외부 폭발음을 들었다는 해군작전사령부의 보고를 국방장관 보고 때 삭제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국방부는 ‘위기관리반’을 소집하지 않고도 소집한 것으로 거짓말한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주장대로 천안함이 정말로 조선의 공격에 의해 격침되었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한국군 수뇌부의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4. 천안함 침몰사건이 일어난 서해는 군사적 밀집도가 매우 높은 지역으로서 이전에도 여러 차례 남북 사이의 군사적 충돌이 일어났을 뿐만 아니라 2002년 미군 핵잠수함이 한국군과 연합훈련 중에 어선과 충돌사고를 내기도 한 지역입니다.
천안함도 미군 잠수함과 충돌한 것이라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천안함이 침몰하던 3월 26일 한미연합군은 사고 인근 해역에서 대잠수함훈련 등 대규모 해상훈련을 벌였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한국 정부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 시점에 맞춰 일본을 방문하여 쟁점으로 남아있던 후텐마 비행장문제에 대해 하토야마 정부의 굴복을 받아냈습니다. 또 천안함 사건을 빌미로 한 서해의 한미연합군사훈련 등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국민들 사이에서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본 나라가 바로 미국이라는 얘기가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습니다.
5. 천안함 공격의 당사자로 지목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은 한국 정부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면서 한국이 자국의 검열단 파견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선은 유엔 안보리의 천안함 사건 논의에 앞서 자체 국방위원회 검열단의 조사 결과 확인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안보리 의장 앞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 6자회담 의장국인 중화인민공화국(중국)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강조하면서 한국과 조선, 중국과 미국이 참가하는 4개국 공동조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통일뉴스 2010. 5. 28)
7. 천안함 침몰 사건의 한국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검토하기 위해 방한했던 러시아연방 전문가들도 천안함 침몰 사건 조사결과에 대해 "북한의 범행이라 단정짓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2010. 6. 9)
8. 이처럼 천안함 침몰사건의 원인에 대해 관련 당사자들이 서로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엔 안보리가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해 논의하려면 먼저 사건의 원인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밝히는 것이 당연한 순서입니다. 만약 유엔 안보리가 사실관계에 대해 논란이 큰 천안함 사건에 대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 없이 조선을 비난하는 결의나 의장성명 등을 채택한다면 유엔 안보리 결정의 공정성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해치는 결과를 빚게 될 것입니다. 이는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유엔의 역할과 임무를 훼손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9. 이에 우리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천안함 사건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다뤄 줄 것을 요청합니다.
10.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을 일으키거나 이를 부추기는 행동을 단호히 반대합니다.
11. 한반도에 사는 민중들은, 정전상태와 첨예한 군사적 대결 속에서, 항상적으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위험을 감수하며 살아왔습니다. 이번 천안함 침몰 사건도 바로 경계선조차 명시되어 있지 않은 한반도 정전협정이 6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조선과 미국, 한국과 조선 사이의 적대관계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근본 원인이 있습니다. 따라서 천안함 사건과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고 한반도에 공고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미국과 조선, 한국 등이 당사자로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관련 당사국 사이의 적대관계를 국제법적으로 완전히 청산해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유엔 안보리가 천안함 문제를 공정하게 다루는 것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협정 실현을 위해 적극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이는 한반도의 평화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일이자 세계 평화에도 크게 기여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2010. 6. 15.
노둣돌,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자료제공 - 평통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