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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생태환경

사진으로 보는 낙동강 파괴현장 /시사IN 196호

by 마리산인1324 2011. 6. 22.

<시사IN> [196호] 2011.06.20  08:42:58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0452

 

 

사진으로 보는 낙동강 파괴현장
4대강 사업이 속도를 낼수록 낙동강은 색을 잃는다. 올해 완공을 앞둔 낙동강 공사 현장은 1년 전 사진에서 보았을 때보다 더 흙빛이다. 공정률 71.8%의 현장을 환경단체가 담았다.

 

 

임지영 기자 | toto@sisain.co.kr

 

 

초여름 기미를 찾을 수 없었다. 색이 먼저 말해주었다. 연내 완공을 앞둔 4대강 사업 낙동강 구간은 강이며 강변이며 할 것 없이 온통 흙빛이었다. 1년 전 찍은 사진 속 풍경은 그래도 절반이 초록빛이었다. 전체 공정률 71.8%. 4대강 사업이 속도를 낼수록 낙동강은 색을 잃어간다.

부산 지역 환경단체로 이루어진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부산본부)’가 5월31일~6월3일 4대강 사업 낙동강 구간을 항공 촬영했다. 1년 전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4대강 사업 전체 구간 978.9㎞의 45.2%인 398.1㎞가 낙동강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6월3일 기준 4대강 사업의 전체 공정률은 71.8%이고, 이 중 낙동강이 68.6% 진척을 보였다. 낙동강 지역 준설량 목표치인 3.4m 중 90%가 진행됐고, 보 8개의 공정률은 93.7%에 달했다.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
경북 상주시 낙동면 낙단교 하류 지역. 강의 직선화와 함께 대규모 준설 작업이 진행 중이다.


<시사IN>은 부산본부가 1년 전 이맘때 찍은 사진을 제142호에 소개한 바 있다. 당시 사진과 현재 풍경을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은 ‘직선화’였다. 곡선이 사라졌다. 낙동강 전 구간에 걸쳐 수변부는 원형을 잃고 직선화를 이뤘다. 공사가 끝나면 물빛은 제 색깔을 찾을 것이다. 그보다 전문가들은 하천 직선화로 유속이 빨라질 것을 염려한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맷 콘돌프 교수(미국 버클리 대학·지질학)는 강을 직선화하면 빗물이 하류에 도달할 즈음 물의 양이 훨씬 많아진다며 홍수 피해를 걱정했다.

지역 주민들은 무엇보다 장마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비가 내려 함안보 가물막이가 무너져 내렸다. 33공구 상주보의 가물막이도 물살을 견디지 못하고 쓸렸다. 공사 차가 이동하던 임시 교량이 붕괴됐다. 둘 다 봄비 때문이었다. 장마가 본격화되면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상주보 아래, 낙동강 지류인 병성천이 본류와 만나는 지점에서는 역행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 강이 합류되는 지점의 유속이 빨라지며 본류에서 지천으로 물이 역류해 침식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취수장 가물막이가 4대강 공사로 유실되면서 구미 지역 등에서 5일간 단수가 되기도 했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예년보다 길고 강수량도 많을 것으로 예보했다.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
영강 합류지(위는 2010년 사진) 모습. 왼쪽이 영강, 오른쪽이 낙동강이다. 아래 왼쪽에 하천 침식을 막는 하상유지공이 만들어지고 있다.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
영강 합류지(위는 2011년 사진) 모습. 왼쪽이 영강, 오른쪽이 낙동강이다. 아래 왼쪽에 하천 침식을 막는 하상유지공이 만들어지고 있다.



준설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다. 상주시는 최근 낙동강 합류 지점에 대한 안전 점검을 벌인 결과 장마가 올 경우 준설로 수위가 떨어져서 하상(강바닥)이 유실되는 따위 피해가 예상된다며 국토부에 대책을 요구했다. 함안보 인근 주민들은 준설로 인해 남강 수위가 낮아져 양수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농사지을 물이 부족한 현상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항공 촬영한 사진에서 낙동강 유역 인근의 식생대는 모두 준설토로 덮였다. 황강 합류지와 상주보 병성천 합류지 등에서는 퇴적량이 많아 준설 작업을 재차 벌이는 풍경도 목격됐다. 4대강 사업이 시행된 이래 낙동강 구간에서만 덤프트럭 운전사, 굴삭기 기사 등 노동자 16명이 사망했다.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
경북 구미시 도개면 신림리 일선교에서 바라본 풍경. 준설 작업이 한창인 현장의 탁도가 심하다.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
경북 예천군 풍양면 일대 다랑논 모습(위). 농지 리모델링 사업으로 준설토를 적치해놓았다.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
준설토를 쌓아서 생태공원을 만들고 있는 상주시 오리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