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111003 15:39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99021.html
‘4대강 사업’ 한강 3개보 가보니…
“고작 이거 하려고 22조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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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환경운동연합 이항진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지난달 29일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의 초청으로 10개 언론사 부장단과 함께 명품보라 자랑하는 경기 여주의 이포보를 비롯해 강천보, 여주보 등 3개보를 돌아본 뒤 든 솔직한 느낌은 “어, 고작 이거 하려고 무려 22조원을 들여야 했나?”하는 거였다.
4대강추진본부는 “보가 완성되고 난 뒤면 반대자들 입이 쑥들어갈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올 여름부터 정부는 사활을 건 총력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주관적인 일부 주민들의 증언이나, 비교할 수 없는 사례들을 들어 홍수피해가 크게 줄었다고 부풀리고, 무려 100억원 가까운 홍보비를 퍼붓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예년처럼 홍수피해는 컸고, 공영방송 우측 상단엔 수재의원금 모금 에이아르에스(ARS) 광고가 자리를 잡았다. 7월7일부터 8월10일 한달 사이에만 7350억원의 피해가 났고, 대부분이 4대강 본류가 아닌 지류지천과 도심홍수, 산사태 피해였던 것도 예년과 같았다. 이 기간 중 이포보에서 불과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한강 지류 경안천과 곤지암천이 범람해 주민 6명이 숨지고 거리가 물바다가 됐다. 본류의 교각붕괴, 지류지천의 역행침식 외에 남한강 보 주변 둔치 일부도 쓸려나가 복구해야 했다. 보에 물을 채우고 난 뒤 수질악화나 수해 등의 영향은 내년에 다시 모니터링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는 세종보를 시작으로 막대한 비용을 들인 4대강 개방행사를 시작했다. 6일 금강 백제보(충남 부여군), 8일 영산강 죽산보(전남 나주시) 15일 한강 여주보·강천보(경기 여주군), 낙동강 구미보(경북 구미시)순으로 개방행사를 갖는다. 다음달 22일에는 이른바 ‘4대강 새물결맞이’ 행사가 각 수계를 대표하는 한강 이포보(경기 여주군), 금강 공주보(충남 공주시), 영산강 승촌보(광주광역시 남구), 낙동강 강정 고령보(대구시 달성군, 경북 고령군)에서 동시개최된다. 이밖에 여주군등 지자체들은 이미 줄줄이 축제행사를 열거나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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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보 상류의 당남리 섬은 인공공원으로 변했다. 자연습지와 농경지가 혼재한 당남리 섬은 개발이 엄격하게 제한된 수변구역이다. 환경부는 수도권 주민들이 낸 물이용부담금으로 2000년대 중반부터 이곳을 매입해왔다. 하지만 4대강 사업 직후 국토해양부 요청에 따라 환경부는 이곳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강변에 어울리는 식물을 심어 자연습지를 유도했지만, 국토부가 이 땅을 넘기라고 요구하면서 기존 수목을 뽑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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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규모 투자를 통해 위락단지를 조성하지 않고서는 관광객 유치가 어렵기 때문인지 개발제한구역인 이곳을 벌써 관광레저도시로 탈바꿈시키려는 개발계획(▶ 환경부, 한강 수변구역 4대강 사업에 넘겼다 )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홍희덕 의원(민주노동당)은 “수공 4대강 사업비 8조원 보전 목적이 아니더라도 정부가 친수구역 개발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아시겠지요”라고 되물었다.
여주/글·사진 박영률 남종영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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