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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이야기/괴산 소식

괴산군 퇴직 공무원 "억울합니다" /news1 20130924

by 마리산인1324 2013. 9. 26.

<News 1> 2013.09.24 16:10:13

http://news1.kr/articles/1333067

 

괴산군 퇴직 공무원 "억울합니다"

 

(충북=뉴스1) 장동열 기자 = "공직생활 중 '아‧더‧매‧치'(아니꼽고, 더럽고, 매스껍고, 치사)한 일이 많았습니다. 강자에게는 한없이 비굴하고, 약자에게는 군림하는 모습을 보이는 일부 공직자도 보았습니다." 충북 괴산군의 20년 만년 6급 A계장이 공직을 떠나며 남긴 '돌직구'가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내부통신망에 올린 이 글은 괴산군청 인사 시스템에 의문을 던졌다.


이 글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김병준 괴산군의원이 24일 임시회에서 과도한 지역거주 적용 피해 사례로 A계장을 적시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이날 일부 주요 부서에 편중된 인사, 과도한 지역거주 적용 및 형평성에 맞지 않는 인사, 연공서열의 배제로 인해 직원간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승진시 공무원 각자의 가정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거주지 이전을 강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사연은 이렇다. A씨는 10년전 6.25전쟁에서 한쪽 다리를 잃은 아버지의 치료를 위해 괴산에서 청주로 이사를 갔다. 청주와 인근 대전 신탄진에 상이군인들을 치료하는 보훈병원이 있어서다. 그러나 이 일이 그의 공직생활에 치명타가 됐다. 임각수 괴산군수가 2005년 취임한 후 외지에 거주하는 공무원은 승진인사에서 배제했기 때문이다. 지역 예산으로 월급을 받는 지방 공무원이라면 지역의 실정을 직접 체험해야 하고 또 지역 경제에 구성원이 되기 위해선 근무지역 거주가 당연하다는 논리였다.


1993년 1월 6급으로 승진한 A씨는 지난 6월 꿈에 그리던 사무관(5급)을 끝내 달지 못하고 명예퇴직했다. 승진을 위해 주민등록을 괴산으로 옮기고 군청옆 공공아파트를 얻어 처자식과 떨어져 생활했지만 허사였다. 계장 10년만에 과장으로 승진하는 동료를 지켜보는 것은 그에겐 고역이었다. 주위로부터 “승진하려면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괴산으로 들어오라”는 말을 들었으나 아버지의 치료를 위해 그럴 수는 없었다. A씨는 이 글에서 “저의 가슴을 찢어지게 한 것은 괴산에서 당신과 함께 생활하지 못하고, 당신에게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며 눈물을 글썽이던 아내의 모습과 말”이라고 적었다.


김병준 의원은 이날 보충질문을 통해 “나라를 위해 전쟁터에 나가 다리를 잃은 아버지를 간병하느라 관내 거주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승진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문제는 괴산군처럼 많은 농촌 자치단체들이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외지에 사는 공무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내부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기헌 충청대 교수는 “본래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자칫 경직된 적용으로 좋은 인재를 잃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pinec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