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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소리> 2014-03-09 15:22:16l

http://www.vop.co.kr/A00000733555.html

 

서방언론이 보도하지 않는 우크라이나의 진실-2

정기열

중국청화대학 초빙교수/중국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The 4th Media 편집인

 

 

우크라이나사태는 미국/EU가 극우민족주의세력 내세워 권력을 찬탈한 폭력 쿠테타

우크라이나사태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미국 이야기부터 먼저 하자. 요즘 벌어지는 크고 작은 문제들 중 미국을 빼고 사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경우란 거의 없다. 주요 정치, 경제(자원, 식량, 에너지 등), 사회, 문화, 환경, 언론, 과학, 군사, 종교 등 인류공동체 모든 부문에 걸쳐서다. 요즘 세상 그 어느 것도 미국 문제로 대표되는 사양길에 접어든 21세기 서구제국주의 문제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세계제국 미국이 어떤 형식, 양태, 방법으로든 음으로 양으로 관계되어 있지 않은 것이 세상천지 그 어디에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사태 역시 미국 이야기부터 먼저 다루어야 하는 이유다. 우크라이나사태는 실은 새로운 형태의 문제가 전혀 아니다. 지난 세기에 이어 21세기에 들어서도 미국이 쉬지 않고 온 세상을 상대로 반복해서 늘 하는 짓이다. 2014년 우크라이나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근본에서 과거 우리의 5.16군사쿠테타(1961년)나 칠레의 911 군사쿠테타(1973년)와 대동소이하다. 모두 제3세계 혹은 구 동구권국가에서 미국 사주 하에 벌어진 쿠테타다.

1960-70년대 박정희나 피노체트 같은 군부세력을 내세워 합법적으로 당선된 민간권력을 쿠테타로 찬탈했다.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은 군부 대신 신나치당과 극우민족주의세력 내세워 권력을 찬탈했다. 참고로 미국 사주의 우크라이나 정권교체에 앞장선 스보보다(Svoboda:자유)당 같은 대표적인 신나치세력은 반소반공을 기본으로 한 극우적 민족주의자였던 스테판 반데라(Stepan Bandera)를 추종하는 국수주의적 극우민족세력이다.

반데라는 1941년 우크라아이나를 접수한 나치에 협력하며 히틀러 치하에서 소련방으로부터의 독립을 꾀하였던 인물로 우크라이나 서부의 반소/반공/친나치 극우민족주의세력의 상징적 인물이다. 그가 이끈 반소/반공적이며 인종차별적이고 국수적인 극우반공세력 우크라이나민족주의자조직(OUN)은 1943년 우크라이나에 수천수백 년 뿌리내리며 함께 살던 주로 러시아, 폴란드, 유대계 인종들에 대한 대대적인 ‘인종청소’를 감행했다.(1) 주로 여자, 아이, 비무장남자(노인)들을 중심으로 당시 희생된 폴란드계 숫자는 모두 7만여명 명에 달한다.(2)

1990년대 소련방 해체 이후 반러정서를 기본으로 한 반공적이며 국수적인 극우민족주의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며 반데라는 또 다시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구 동구권 신나치세력에 의해 추앙 받기까지에 이른다. 그는 2010년 이전 친서방 성향의 유시첸코 정부에 의해 급기야 우크라이나 국가영웅 칭호를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다. 미국 사주의 우크라이나 쿠테타는 이미 전반적으로 심각히 우경화되고 있는 유럽대륙 전역에 신나치즘이 더욱 확대, 심화되는 불쏘시개 역할까지 하고 있는 셈이다.

스테판 반데라를 추앙하는 신나치세력의 행진

스테판 반데라를 추앙하는 신나치세력의 행진ⓒThe 4th Media

 


미국 사주의 쿠테타/정권교체의 배후와 주역은 물론 미국이다

쿠테타에서 조역(행동대, 들러리, 허수아비, 앞잡이 등)을 누가 맡는가는 중요치 않다. 그들 모두는 미국 사주를 받은 쿠테타 조역들이란 점에서 똑같다. 박정희, 전두환, 피노체트, 무바라크 같은 경우들이다. 미국 사주 쿠테타에서 배후와 주역은 물론 미국이다. 군부건 민간이건 신나치건 모두 조역에 불과할 뿐이다. 쓸모가 있어 잠시 앞에 내세운 허수아비들이다. 물론 그들 허수아비는 대신 대통령, 총리, 장관, 의원 등 일종의 떡고물을 받아 챙겨 얼마간 호의호식한다. 물론 그 모든 떡고물이 제 나라의 국부와 절대다수 민중의 피땀을 대가로 한 것임은 불문가지다.

이미 미국은 풍부한 자원과 친러 성향 주민이 대다수인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의 주요 도지사(governor) 자리에 포브스(Forbes)지에까지 이름이 오르내릴 정도로 세계적 거부대열에 속하는 친서방 성향의 부자들을 앉히는 발빠른 재간을 부리고 있다. 그들은 자신들을 내세운 미국 월가와 영국 런던금융시장의 이해와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자신의 배를 불리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다.

우크라이나와 세상의 많은 양심들이 우려했듯 우크라이나가 결국 동서로 분리되는 내전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분석, 전망이 따르는 배경이다. 참고로 3월 7일 The 4th Media 오늘의 주요소식으로 오른 기사 제목이 ‘(서방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대적인) 도둑질이 시작되다’(The Looting of Ukraine Has Begun)이다.(3)

다시 정리하자. 더도 덜도 말고 우크라이나사태의 본질은 미국이 배후에서 사주한 쿠테타 곧 정권교체(Regime Change) 사건이다. 정권교체에 대한 정의를 간단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정권교체는 21세기 들어 대표적인 아프간, 이라크, 리비아 경우처럼 침략전쟁을 통한 정권교체건 아니면 시리아, 우크라이나에서처럼 미국 사주의 내전성격이건 모두 본질에서 세계제패를 목적한 제국주의세력의 또 다른 형태의 침략전쟁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I부에서 언급했듯 미국의 직접적 침략전쟁이건 사주를 통한 정권교체(쿠테타)건 그들 모두는 자유, 민주, 인권 명패를 전면에 내걸고 합법적인 민주권력을 불법적으로 찬탈했다는 측면에서 또한 같다. 자유, 민주, 인권의 미명하에 미국/서구가 벌이는 정권교체란 용어자체가 극단적으로 기만적이고 위선적이며 거짓스럽다. 세계제패를 목적한 제국주의세력의 악마적 본질을 숨기고 가리기 위한 용어일 뿐이다. 제국주의침략세력이 세상을 속이기 위해 고안해 만든 또 다른 하나의 말장난에 불과하다.

미국은 이번 우크라이나에서도 과거 한국, 칠레 등 세상 곳곳에서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앞서거니 뒤서며 쿠테타 곧 정권교체 작업을 배후에서 사주(곧 지휘)했다. 심지어 국무부 부장관이란 자(눌란드)는 키예프 주재 우크라이나 미국대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정권교체 뒤 우크라이나 다음 대통령은 누가하고 총리, 장관은 누가 맡으며 누구는 앞에 세우면 안 되고 뒤로 세워야 한다” 등의 지시를 했을 정도다.

타니복과 유럽/중앙아시아 담당 미국무부 부장관 빅토리아 눌란드

타니복과 유럽/중앙아시아 담당 미국무부 부장관 빅토리아 눌란드ⓒThe 4th Media

 


I부에서 언급했듯 우크라이나에 지난 20년 50억 달러에 이르는 일종의 거사자금도 대주고 무기도 주고 쿠테타 노하우(know-how)도 가르쳐주며 살인교사까지 했다. ‘거짓깃발’(False Flag) 즉 꼼수전략도 가르쳤음은 물론이다. 우크라이나 정권교체 막바지에 발생한 거짓깃발 사건이다. 2월 25월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축출로까지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배경엔 2월 20일 정부와 야당지도자들 사이의 휴전이 합의되면서 당시 내전상황으로 치닫던 정황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듯한 조짐을 보였던 바로 다음 날 갑작스럽게(?) 우크라이나 경찰과 시위대 양쪽 모두에서 총기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유혈사태 직후 미국, EU, 신나치세력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반정부세력은 마치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유혈사태를 야누코비치 정부 책임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을 축출한 결정적 배경이었던 ‘저격수(sniper) 사건’의 배후가 야누코비치 정부라던 미국/EU의 비난은 열흘도 안가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히려 미국/EU가 이미 인지하고 있던 거짓깃발 사건으로서의 저격사건 배후는 거꾸로 미국이 사주하는 신나치세력이었던 것이다.

우크라이나 정권교체에 결정적 역할을 한 2월 21일부터 갑자기 시작된 유혈 상황은 실은 미국 사주의 신나치세력이 준비한 거짓깃발 사건이었음이 폭로된 것이다. 그것도 친서방 입장의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의 입을 통해 폭로되었다. 우크라이나사태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적 상황으로 몰아가기 위해 미국 사주 하에 신나치세력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거짓깃발 사건으로서의 유혈사태였다는 비판에서 미국, EU, 쿠테타정권 모두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이다.(4)

제국주의역사에서 언제나 그렇듯 그들의 대외침략과 내정간섭 역사를 살펴보면 늘 그럴듯한 이유가 따랐다. 흔히 말하는 제작된(조작된) 거짓깃발(False Flag) 사건들을 통해서다. 폭력적 방법을 동원 우크라이나 정권교체를 목적한 미국/EU 사주의 쿠테타는 대외적으론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2013년 11월 EU와의 무역협정을 갑자기 중단하면서 이에 반발한 시위대와 정부의 충돌로 결국 붕괴되었다”고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그 가설은 앞에 언급한 것처럼 에스토니아 외교장관이 EU 외교장관과 나눈 2월 26일의 전화통화 내용이 세상에 폭로되면서 뒤집혀졌다. 경찰, 시위대 양쪽에 희생자가 발생한 유혈사태 배후에 야누코비치 정부가 아니라 거꾸로 미국/나토 사주의 신나치세력이 중심이 된 ‘연립정부’(coalition government)가 있었다는 사실이 폭로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사실을 이미 접한 EU외교장관 애쉬톤도 미국/EU권력 그 누구도 모두 약속이나 한 듯 그 사실을 덮고 지나갔다.

한편 야누코비치에 대한 악마화는 가속화됐다. 미국 사주 신나치세력에 의한 무장폭도들의 경찰, 시민들에 대한 폭력은 대신 더욱 심해졌다. 미국 부통령 바이든의 경우 2월 20일 장시간에 걸쳐 야누코비치 대통령에게 전화로 하야를 강요하기까지 했다. 미국, EU 이구동성으로 “경제제재, 법적 제재”를 운운하며 야누코비치의 하야를 압박했다. 결국 미국 사주의 폭력적인 불법 쿠테타와 거짓깃발 사건에 의해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축출된 것이다.

당시 신변 위협을 느껴 러시아로 망명한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키예프에 급조된 소위 연립정권이 신나치세력을 중심으로 불법으로 합법적 권력을 찬탈한 미국 사주의 쿠테타세력”이라 비판하며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거부하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 또한 같은 입장을 여러 차례 천명했다.

‘정권교체’ 대상은 공정한 과정을 거쳐 합법적으로 선출된 정치권력이다

미국이 불법으로 축출시킨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와 달리 2010년 대단히 공정한 민주선거를 거쳐 합법적으로 당선된 정통성에서 전혀 하자가 없는 대통령이다. 우리와 미국처럼 밖엔 자유, 민주를 대문짝만하게 내걸었으나 실제론 자유, 민주와 거리가 한참 먼 경우와 다르다. 특히 불법으로 당선되어 정통성이 결여된 ‘대한민국’ 불법대통령과 근본에서 아주 많이 다른 것은 물론이다. EU도 2010년 우크라이나대선 때 인정했던 것처럼 우크라이나정부는 “공정한 자유민주선거를 거쳐 합법적으로 당선된 권력”이다.

역설이지만 야누코비치는 그래서 뒤집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공정하고 합법적인 과정을 거쳐 획득한 권력의 정통성이 제국주의세력에겐 오히려 죄와 부담이 된 것이다. 식민지에서 그 어떤 진정한 자유, 민주, 인권도 용납치 않는 세계제국의 경영 원칙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권력 기반이 외세가 아니라 밑바닥 기층민중에게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들이 권력의 정통성에 근거 외세가 아니라 제 국민 절대다수 민중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외세 눈치 덜 보기 때문이다. 서방/미국에게 고분고분하지 않는 숱한 합법권력들이 제국주의침략세력에게 끝없이 괴롭힘을 당하고 뒤집혀왔다.

반면 이명박근혜 같은 경우처럼 절대다수 기층민중에 지지 기반이 없이 주로 외세에 의존해 연명되는 불의한 사대권력 경우 거꾸로 정반대(물론 대외용의 겉치레에 불과한) 대접을 받음은 물론이다. 세상천지 숱한 사대매국 성향의 친미정권들 또한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의 온갖 불법과 범죄행위들이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성토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칭송되고 보호를 받음은 물론이다. 국정원을 핵심으로 국가의 모든 주요 핵심기관들이 불법으로 관여한 2012년 대선 같은 선거범죄가 깊숙이 보호 받고 있는 것과 같은 경우다. 기네스북에 오르고도 남을 기상천외한 불법, 범죄가 저질러져도 미국이 눈만 감아주면 모두 ‘OK’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대가는 대신 몹시 크다. 1990년대 러시아가 좋은 예다. 신자유주의 미명 하에 (신자유주의 대부로 불리는 시카고대학 밀턴 후리드만 교수와 그의 ‘시카고보이스’(Chicago Boys)들에 의하여) 자원부국 러시아의 모든 재부가 통째로 도둑질 당하고 러시아 절대다수 민중의 삶과 존엄이 처절히 짓밟히고 극심하게 수탈당했던 역사를 말한다.(5) 오늘 남녘을 비롯 지구촌 곳곳 거의 모든 나라들이 미국서방 주도의 IMF가 강제하는 소위 ‘신자유주의, 개혁, 민영화’의 미명하에 그들 나라들의 재부가 도둑질 당하고 수천수억의 밑바닥 민중들이 처절한 생존투쟁과 죽음에로 내몰려지고 있는 경우와 같다.

제 백성과 민족을 상대로 범한 온갖 불법과 범죄를 외세가 눈 감아주거나 도와준 대가다. 외세 발행의 ‘면죄부’ 대가가 제 민족의 수난과 국부의 수탈로 이어지는 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매 한가지인 것이다. 어디나 마찬가지이듯 우크라이나 극우사대망국세력이 외세를 등에 업고 국가권력을 차지한 대가는 그들 국부가 수탈당함은 물론 절대다수 민중이 미국/EU의 정치·경제·군사·문화적 식민지로 전락하게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조금이라도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반미/반제 성향이거나 제국주의세력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은 나라들 경우는 다르다. 대표적으로 북녘 같은 경우다. 북이 남녘과 달리 제국주의세력들에게서 정반대 대접을 받게 된 배경이다. 사회주의반제자주가 제국주의 제1의 공적(公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녘 같은 대표적인 반제자주국가가 미국/서방의 소위 주류매체들에 의해 밤낮으로 끝없이 악마화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군사침략이 가능했던 그레나다(1980), 니카라과(1990), 파나마(1995), 이라크(1991/2003), 아프간(2001), 리비아(2001) 경우는 대신 무참히 짓밟혔다. 파괴, 대량학살, 약탈이 기본인 제국주의침략전쟁을 통해서다.

미국이 끝없이 제조하는(manufacture) 쿠테타/정권교체 명단에 우크라이나 또한 치욕스럽게도 2014년 2월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지극한 불명예이자 비극이다. 반세기 넘도록 미국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와 같은 경우다. 신나치세력 중심의 무장폭도들을 앞세운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권교체 전략은 오늘 일단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러 대리전으로서의 우크라이나사태는 그리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쿠테타권력의 향후 전망이 극히 불투명할 것임은 자명하다. 미국, EU가 쿠테타권력 합법화를 서두르고 있으나 러시아가 그리 호락호락 쉽게 허락할 것 같지 않아 보여서다.

신나치세력의 폭력조직

신나치세력의 폭력조직ⓒThe 4th Media

 


마무리 말

아프리카, 중동에서처럼 미국의 유라시아대륙 패권전략에도 EU는 음으로 양으로 동원됐다. 우크라이나사태 또한 예외가 아니다. 갈수록 점점 더 미국 들러리, 앞잡이, 심부름꾼, 행동대로 전락해가고 있는 EU의 속사정을 따라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III부에서 시도할 작업이다. 미국 주도의 우크라이나사태에 EU가 도대체 어느 정도 관여했고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 살펴볼 생각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사태를 둘러싸고 향후 EU-러시아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전망도 시도할 것이다.

EU 전문가들에 의하면 오늘 EU의 경제상태는 미국처럼 회복키 어려운 심각한 정치, 경제, 사회적 위기에 직면해있다. 점진적인 내부붕괴 조짐을 보이며 급격한 위기상황에로 몰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EU 또한 미국처럼 안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밖으로부터 무엇인가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하는 대단히 다급한 상황에 몰려있다. EU 지배세력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EU 종속국이 되는 것이 나쁠 것이 없다는 입장이 주류인 것 같다. 지정학적으론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여러가지 전략적, 경제적 이점을 가질 수 있다고도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러나 EU의 그 모든 꿈은 십중팔구 개꿈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무엇보다 먼저 EU 내부에 심각히 다른 이견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의 심각한 구조적인 부패, 재정낭비, 관료주의 문제는 물론 EU조차 재정파탄으로 허덕이는 상황에서 또 다른 재정파탄국인 우크라이나를 떠안는 것이 오히려 혹 떼려다 혹 하나 더 붙이는 격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부에 있다. 미국의 지속적인 압력에도 이리 빼고 저리 빼며 가능한 뒤로 빠지려는 국가들이 EU 안에 있는 것이다. 그들이 눌란드 미국 국무부 부장관에게서 “F**k the EU!”라 욕먹은 나라들이다.

중요한 것은 EU 내부에 우크라이나사태에서 여전히 발을 빼려는 국가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꺼려하는 나라들이다. EU를 우크라이나사태에 강제로 밀어붙이는 미국에 떠밀려 가긴 하지만 원치 않는 일인 것이다. 3월 7일 케리 국무장관의 “미국, EU는 경제제재를 비롯 다양한 형태의 제재는 물론 군사적 대응도 카드에서 제외하지 않겠다”는 협박에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그 모두는 결국 당신들에게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라브로프의 발언이 허언(虛言)이 아닌 것을 제일 잘 아는 쪽은 기실은 러시아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는 이미 ‘종이호랑이’가 된 미국이 아닐까 싶다. 세계는 오늘 끝없이 허물어져내리는 제국을 어떻게든 다시 세워보겠다고 천방지축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미국을 경계와 염려의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다. 미국, EU를 포함 세상 많은 양심들 눈엔 적나라하게 발가벗겨진 임금님 모습의 미국이 그리도 초라할 수가 없다.

우크라이나사태를 둘러싸고 더욱 더 나락으로 떠밀려가는 제국의 초라한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이 한편 핵전쟁을 걱정하게 된 배경이다. 달리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아 이젠 뒤로 물러설 자리마저 없어 보이는, 하여 막다른 궁지에 몰린 제국의 모습이 마치 궁지에 몰린 쥐의 모습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궁지에 몰린 미국이 혹여라도 핵전쟁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아닌지 실제로 염려케 된 배경이다. 우크라이나사태가 핵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것이다.

군사훈련 참관하기 위해 도착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

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운데)이 러시아 서부 상트페테르부르크주에서 실시된 육해공 대규모 군사훈련 장소에 도착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왼쪽), 아나톨리 시도로프 서부 군 지휘관 등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뉴시스

 


‘전략적 사고를 하는 지도자’란 평가를 받는 푸틴 대통령은 아직도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마치 허둥지둥하는 미국의 다음 움직임(실수)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지치고 늙은 사자의 다음 행동을 침착히 기다리는 러시아곰의 모습이다. 특히 외모는 비록 미련해보이지만 한편 대단히 사납고 거대한 시베리아 불곰을 연상시킨다. 그 불곰이 일촉즉발의 우크라이나사태가 핵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지혜롭게 막아낼 수 있는 슬기롭고 단호한 러시아곰이기를 희망해본다.

참고로 3월 6일 크리미아반도 의회는 러시아에 합병하기로 공식 결정하고 세상에 자신들의 입장을 공식천명했다. 언론보도를 소개하는 것으로 II부를 마친다.

“(3월 6일) 크림 자치공화국 의회가 러시아로 합병을 결의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 국민투표에 따라 러시아와의 병합이 결정되게 되었습니다. 크림 자치공화국 제1부총리가 오늘 러시아와 병합을 결의한 직후에 의회건물 앞에 모여 있던 5천명의 주민들 앞에서 이 같은 합병결의안을 발표했고 5천여명의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하였다고 합니다. 이로써 큰 이변이 없는 한 크림 공화국은 러시아로 병합될 것 같습니다.”

(III부에 계속)

<미주>

(1)
http://en.wikipedia.org/wiki/Stepan_Bandera

(2)
http://en.wikipedia.org/wiki/Stepan_Bandera

(3)
http://www.4thmedia.org/2014/03/07/the-looting-of-ukraine-has-begun

(4)
http://www.4thmedia.org/2014/03/06/has-russia-invaded-ukraine-propaganda-rules-the-news

(5)
http://www.naomiklein.org/shock-doct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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