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15-12-24 19:30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723410.html?_fr=sr1
호남 ‘반문재인’ 정서는 어떻게 커졌나
참여정부때 깐깐한 공직후보 검증
“호남 사람들 밀어낸다” 소문 퍼져
“왜 부산정권으로 안보나” 발언
당시 민주당이 물고 늘어지며 ‘역풍’
대선 ‘몰표’에도 선거패배에 진저리
비주류는 전대때 ‘반문’ 부추기고
종편에선 호남-친노 틈 벌려
“호남 사람들 밀어낸다” 소문 퍼져
“왜 부산정권으로 안보나” 발언
당시 민주당이 물고 늘어지며 ‘역풍’
대선 ‘몰표’에도 선거패배에 진저리
비주류는 전대때 ‘반문’ 부추기고
종편에선 호남-친노 틈 벌려
서울 관악을에서 18대 국회의원을 했던 김희철 전 의원이 24일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보도자료를 들고 국회 기자실에 나타났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국민과 당원들의 피로도는 이미 극에 달해 있다”고 했다. 김희철 전 의원은 호남 사람이다. 지난 4·29 재보선 당내경선에서 문재인 대표의 측근 정태호 후보에게 패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치인들의 연쇄 탈당 배경에는 호남 현지 및 수도권 호남 출신 유권자들 사이에 퍼져있는 ‘반문재인 정서’가 있다. 문재인 대표는 23일 “호남민심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저와 우리당에 시간을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호남의 ‘반문정서’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문재인 대표에게 애정을 가진 호남 출신 정치인의 설명을 들었다.
출발은 2003년이었다고 한다. 호남의 압도적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 인사수석에 정찬용 수석을 기용하는 등 호남 사람들을 배려하려 애썼다. 국정원, 검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에 호남 사람들이 여럿 추천됐다. 하지만 참여정부의 공직 후보 검증은 엄격했다. 음주운전 전과까지 따졌다. 상당수가 검증에서 탈락했다. 당시 공직후보 검증을 했던 민정수석이 바로 문재인 대표였다. 호남 사람들 사이에 부산 출신 문재인 수석과 이호철 비서관이 호남 사람들을 밀어내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정권의 호남 출신 실력자가 진상 파악에 나섰다. 사실무근이었다. 그러나 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전 수석이 부산을 방문해 지역기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부산 시민들이 왜 (현 정부를) 부산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부산에서 할 수 있는 상식적 발언이었다. 그러나 호남에서 열린우리당과 경쟁하던 민주당이 ‘부산정권’이라는 단어를 물고 늘어졌다. 그 여파로 광주와 전남에서 민주당이 열린우리당을 이겼다.
그래도 2012년 대선에서 호남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몰표를 줬다. 광주 91.97%, 전남 89.28%, 전북 86.25%가 문재인 후보를 찍었다. 뜨거운 정권교체 열망을 선거 이후 자신에 대한 지지로 붙잡지 못한 것은 문재인 대표의 한계였다.
2015년 2·9 전당대회 국면에서 기어코 사달이 났다. 호남 사람인 박지원 의원은 문재인 대표를 꺾기 위해 호남의 반문정서를 부추겼다. 이 시기에 수도권 호남 향우회 상당수가 반문재인으로 돌아섰다. 여기에 4·29 재보선 전패는 끝없는 선거 패배에 진저리를 치던 호남 사람들에게 환멸을 안겼다.
문재인 대표는 호남 출신 김상곤 전 교육감을 혁신위원장에 앉혀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안철수 김한길 의원을 비롯한 당내 비주류는 호남의 반문정서를 자극하며 문재인 대표를 흔들었다. 종합편성채널 패널들은 호남과 ‘친노’를 끝없이 분열시켰다. 야권의 역사를 잘 아는 원로가 최근 이런 말을 했다.
“호남과 피케이(부산·경남) 분리는 티케이(대구·경북)에 기반을 둔 기득권 세력의 30년 정치기획이다. 1987년 양김씨 단일화 실패, 1990년 3당합당이 그들의 작품이다. 최근 호남과 문재인의 불화도 그 연장선에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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