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벹 "라사"에 있는 "포탈라" 궁전,
17세기 5 대 "달라이라마"에 의해 세워져 그 웅장함을 뽑내고 있지만,
59년 중국에 침공으로 인도에 망명중인 현 14대 "달라이라마"의 마음은 어떠할까?
사람이 죽으면 영혼의 안식을 위해 육신을 독수리 먹이로 주는 "천장 의식".
여행자는 티벹 인들의 사상과 신앙을 연계해 잘 설명하고 있지만,
외침에 시달리고 있는 그들의 슬픈 역사와 더블어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로 느껴지니....
달라이라마...
달라이라마 궁(포탈라)
티벳 라사에 있는 달라이 라마의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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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의식
드리궁틸의 천장터는
어둠을 지나고 아슬아슬한 벼랑길을 올라가야만 만날 수 있다.
훼손이 덜 되었던 드리궁틸 사원.
티벳에서 가장 유명한 천장대(天葬臺)가 있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천장대 중
하나는 인도에, 다른 하나는 바로 드리궁틸 천장대이다.
전설에 의하면 드리궁틸의 활불이 ‘관정’이라는 의식을 치러준 사람은
드리궁틸 사원 주변으로 자그마한 사찰이 여럿 있는데 예전엔
사람들은 뒷산 천장터로 향한다.
매일같이 시체를 보는 사찰의 개들이 앞서간다.
망자(死者) 앞으로 산자(生者)를 인도하는
개들...
지금은 정상을 향해 길도 뚫려있고 시체는 경운기로 운반한다.
하늘로 향하는 길이 너무 무겁다.
가는 길 중간에 표지석처럼 얹혀있는 야크 뿔.
룽다가 가득 걸려있는 거대한 탈초가 눈에 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빠르게 눈치챈 독수리들..
독수리들도 그들만의 의식을 치룬다.
독수리들은 죽은 자와의 만찬은 즐기고 산자는 두려워한다.
내가 그들 앞에 서서 훠이~하니 우루루 뒤로 물러선다.
...나도...가끔 내가 무섭긴 하다...
할머니, 성인 남성 둘, 그리고 이제 5-6세 남짓 되어 보이는 꼬마아이.
아이의 시체를 보는 순간 숨이 멎는다.
60년을 살았건 5년을 살았건 제 몫의 삶을 다 살고 가게 마련일텐데
유독 어린아이 시체 앞에선 담담하던 마음이 단숨에 무너진다.
숨소리가 거칠어지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노스님이 간단한 의식을 끝내자 세 명의 천장사들이 친절하게 시체를 부순다.
머리가죽을 벗기고 팔다리 두꺼운 가죽들을 가르고...
삶,이라는 단어가 빠진 인간,은 이제 고깃덩이에 불과하구나..
먹는 독수리와 먹히는 인간 사이의 완벽한 먹이사슬이 만들어진다.
천장사들의 육신 부수기 작업이 끝남과 동시에
핏기가 다 빠진 터라 망자의 몸에선 그닥 심한 냄새가 나진 않았지만
시체를 먹고 연명하는 독수리들..
단 한번으로 끝나는 줄 알았던 천장의식은
부수고... 먹고... 또 부수고... 먹고...
천장사와 독수리들의 씨름은 그렇게 두 세 차례 계속된다.
영혼을 하늘로 보내는 과정은 육신을
부수는 아주 단순한 작업에 지나지 않는다.
격한 숨소리가 잦아들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내 가족을.. 내 자신의 육신을
천장터로 보낼 수 있을까..? 잠시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
독수리들의 걸음은.. 한발..두발.. 서서히 시체들 주변으로 몰려든다.
그.리.고!!
완벽하게 육신을 내어주는 과정을
배깔고 누워 편안히 바라보는 티베탄들.그렇게 자연스럽게...
독수리는 사람을 먹고
사람은 야크를 먹고
야크는 풀을 먹고
풀은 독수리를 받아들이고
다시 독수리는 사람을 먹고...
완벽한 순환고리다.
세상과의 마지막 고리-
내 시선은 한 곳에 멈췄었다.
다들 감은 눈으로 (평화롭게) 세상을 하직했는데 유독 한 사람...
커다란 눈을 번쩍! 뜬채로 내 앞에 나타났다. 원망이 가득 서린 두 눈..
독수리들 날개짓 사이에서 두 눈이 계속 나를 쳐다본다.
...원망어린 그 눈은 어느 독수리가 먹었을까.....
일면식 없는 그 사람의 삶을 마음대로 상상하는 듯해서 마음이 불편해진다.
머리.. 두개골..
천장사 한명이 망자를 보내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머리뼈를 부수는 과정에선 특별히 하얀 보릿가루가 뿌려진다.
아주 잘게.. 잘게.. 아주 먹기 좋게 다져지는 머리뼈...
한참 이어진 노래가 끝나기 무섭게 두꺼운 쇠망치가 머리를 향해
내리 꽂힌다.
퍽-
둔탁한 소리가 들리고 멀리에서도 골수가 사방으로 튀는게 보인다.
망자의 사망원인은 뇌출혈.
보고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혹여 남은 육신은 없나... 온전히 하늘로 보내져야 했을텐데..
나도 모르게 주변을
살핀다.
티베탄들한텐 너무나 자연스럽고.. 일상적이고.. 최선의 장례의식임을 머리에서 오감으로 느낀다.
너무나 당연한 문화다.
건조한 티베트의 땅 속에서는 시신이 쉽게 썩지 않는데다
티베트 대부분의 지역에서 목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화장도 널리 행해지지 않는다.
천장은 가장 빠르고... 깨끗하게... 마지막 생을 정리하는 방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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