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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산인 이야기/1청안 제비내

上里와 봉성을 잇는 길 (2007. 9. 20)

by 마리산인1324 2007. 9. 20.

 

 

2007. 9. 20.목

 

上里와 봉성을 잇는 길 

 

 

아주 오랜만에 上里에 가봤습니다. 제가 사는 괴산군 청안면 조천4리에서 조천1리, 2리, 3리를 거쳐왔습니다. 예상대로 길은 이미 이어져 있었고, 그 길은 길이 없던 시절에 비해 매우 다른 느낌을 주고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멱숙골은 아주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 길이 생김으로 인해 여인네가 속절없이 속살을 드러내듯 어색함이 짙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길을 따라서 가보시죠...

 

 

공사가 시작된 上里입니다. 아스팔트 때깔이 그 차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옆을 보니 이전에 어수룩한 조립식 건물이 있던 곳에 멋드러진 현대식 집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변 집과 비교해서 워낙 차별화되기 때문이지 어울리지 않는 느낌도 들더군요..

 

이전에는 왼편의 집과 집 사이로 길이 나 있어서 그 좁은 길을 좇아서 버스도 오르내렸었습니다. 그런데 이젠 그 길을 외면한 채 옆으로 새로운 길이 열린 것입니다.

 

이제 길은 오른쪽으로 기도원 가는 갈림길을 지나서 멱숙골로 치닫습니다.

 

 

 

그 길을 좇아 올라와보니 멱숙골 마을회관이 보입니다. 그 이전에는 이 마당에서 버스를 돌려나갔는데, 이제는 그곳을 스치고 지날 뿐입니다. 아주 깊은 곳에 있는 마을이다 싶었지만 이제는 이 길을 통해서 사람과 문화가 실려올테지요....

 

멱숙골 마을회관을 지나자 마자 들이닥치는 사거리(?). 그 어느 곳보다 외진 곳에서 만나는 '길의 조우'. 이곳이 멱숙골의 끝집들이고, 앞의 길을 따라 올라가면 이 마을의 뒷동산이었던 곳이 이제는 봉성으로 넘어가는 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마을의 뒷동산 끝자락. 이전같으면 정월 대보름날에 볏집 들고서 '달님, 달님' 하며 달맞이 하던 곳이었을 터. 이제 이 길을 주~욱 넘어가면 이전에 닦아놓은 봉성을 만나게 됩니다...

 

길은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갇혀있는 마을을 밖으로 열어놓으며 새 이야기를 늘어놓게 되지만 지금껏 오손도손 살던 순박한 정겨움을 쉬이 잃어버리게 하면서 메마른 사회로 이끌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열린 길에 우리가 느꼈던 옛 사람의 따뜻한 정이 더 많이 흐르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