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 http://www.jabo.co.kr/sub_read.html?uid=18028§ion=section1§ion2= 2006/12/01 [06:47]
뉴라이트, 극우노릇이라도 제대로 하라 |
[비나리의 초록공명] 현실정치는 회색이라도 이념적 지향에 중간은 없다 |
1. 중도 황당, 뉴라이트 대략난감 정치와 정책은 좀 다르다. politics와 policy의 단어가 다르니까 다르지 않겠느냐고 일단 생각할 수 있지만, 하여간 이 두 개는 유사해 보여도 노는 지평이 조금 다르다는 게 내 평소 생각이다. 예를 들면 내가 박근혜와 정치적으로 한 자리에 앉는다? 불가능한 일이다. 유신 경제 - 정치가 아니다 - 의 잔존한 모습들을 청산하는게 평생의 소명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내가 그 잔재를 이어받은 사람과 정치적 길을 함께 걷는 일,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박근혜와 농업에 대해서 생각해보거나 하다못해 새만금 갯벌에 대해서 얘기하는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지만 아주 없지는 않다. 이런 일이 안 벌어지는 것은 정책적 기반의 차이가 그만큼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박근혜와 비교하면 택도 없는 잔쟁이라서 안 벌어지는 일이다. 정책이라는 것은 극과 극도 한 자리에 앉아서 논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현실적인 측면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적녹 연정만이 아니라 백녹, 흑녹... 유럽의 녹색당은 아무 세력들하고도 잘도 붙어먹는다. 상당히 오래전부터 중도라는 이름의 묘한 정치적 모색을 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나에게 박근혜보다 더 이해 안 되는 사람들이 이 중도이다. 우파이든, 극우파이든, 좌파이든, 극좌파이든, 혹은 강성여성파든, 녹색근본주의자나 심지어 무정부주의 정치그룹까지는 이해가 된다. 심지어 단군할아버지 어쩌구를 하든 아니면 순진한 청년 쇼뱅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쇼비니즘당을 한다고 해도 이해는 할 수 있다 (용서한다는 말과는 조금 다르다.) 그런데 중도 그룹이라는 해괴한 인간들은 정말 이해 안 되는 사람이다. 정책에는 중도가 있을지라도, 정치에는 중도라는 것은 없다. 현실정치는 회색이라고 하더라도, 이념적 지향에는 중간 지대는 없다. 거기에 내가 더 이해못하는 것은 장식품으로 붙여놓은 몇 가지 말들 빼고 정책적으로는 거의 극우파 정책에 가깝다. 노무현당이나 한나라당보다 한술 더 나가는 극우파 정책을 서민정책이라고 하면서, 우파와 극우파를 온탕냉탕 오가는 정책 비전 같은 걸 제시하면서 ‘중도’라는 말을 내거는 걸 보면서, 세상에는 별 해괴한 인간들이 다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여기다가 장식으로 ‘초록’ 혹은 ‘생태’ 같은 말을 살짝 붙인다. (요즘 생태라는 단어, 우리나라에서 정말 고생 많이 한다. 극좌부터 극우까지 새로 정치그룹 만들 때마다 생태라는 말을 안 갖다넣는 데가 없다. 하다못해 이명박까지 생태도시를 만들었다니, 참...) 한 마디로 내 눈에 비친 중도라는 사람들은 황당했다 (내 근처에 오면 한동안 재수 없어질 것 같아서 소금 뿌릴 준비하는 중이다.). 정치공학이라면 이해가 간다. 어차피 지역적 분할구도 같은 데에서 대충 중간표들 나눠서 어떻게 하는 거다... 그러면 이해는 가지만, 그건 정치가 아니라 잡배들이 하는 짓이다. 2. 나는 사람들은 뉴라이트라는 사람들한테 엄청 욕을 해도, 나는 기대가 더 많다. 워낙 우리나라 정치에 분화와 분기라는 것이 이념적으로 존재한 적이 없기 때문에 차라리 온통 뭉쳐서 떼거리짓이나 일삼으려고 하는 좌파들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다. 좌파들이 적절히 분화를 못하니 우파들이라도 분화를 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 사람들이 언젠가 이상한 친미 성향의 빈대짓을 멈추고 진정한 민족주의자로 독립할 때, 대한민국 정치의 새 날이 올 것이라는 무척 야무진 희망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개인적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민족주의 포퓰리즘, 그게 극우파의 정의인데, 그거 한 번 제대로 하는 집단이 우리나라에 생겨나는 모양을 한 번 보고 싶다. 보통은 민족주의라고 하면서도 식민지 통치 아래 있던 국가 티내느라고 그런지 성조기와 십자가가 같이 휘날리는 이 나라 극우파가 어디 제대로 된 극우파인가! 미국의 네오콘처럼 제대로 된 연구소도 만들고, ‘비대칭적 전쟁’과 같은 멋진(!) 전략도 만들어내고, ‘공격적 개방주의’ 같은 신개념도 내고 좀 그러면 논쟁을 하더라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을 것 같다. 사실 부시 욕하기는 하지만, 미국 민주당 삽질하고 있는 거 보다가, 10년 동안 네오콘들이 절치부심하면서 끝없는 영광만이 존재할 것 같은 클린턴 8년을 무너뜨린 네오콘들의 맹활약을 보면, 진짜 무협지 보는 것처럼 아름다운 황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라크 전쟁만 아니었으면 정말 순수하게 감동하면서 구경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뉴라이트 등장하자마자, 짱 박혀서 연구하는 척하더니 교과서 고치자고 들고 나오는데, 그야말로 대략난감이다. 언제 네오콘이 미국 교과서 고치자고 하더냐. 스위스 CDG가 교과서 고치자는 얘기도 듣도 보도 못했고, 프랑스 대선에 결선투표까지 올라갔던 르뺑이 교과서 고치자고 그랬다는 얘기는 그야말로 금시초문이다. 등장하자마자 교과서부터 고치자고 하는 이 아저씨들도, 거의 신흥종교 집단에 가까운 해괴한 집단이다. 물론 교과서가 불만일 수 있겠지만, 그건 정책이나 사회적 대안을 제시하고, 그런 것이 사람들한테 호응을 받으면서 나름대로 자기설득력을 갖게 된 다음에 맨 마지막에 하는 일이다. 극우파가 세상의 정치를 맡아서 했는데, 제대로 살기 좋은 나라가 되면 누가 뭐라고 하겠나. 등장하자마자 교과서부터 바꾸자고 하는 이 집단을 보면서 대략난감해지면서, 참 마음이 심난해진다. 중도부터, 극우까지, 감동이 물결처럼 넘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전부 등장과 동시에 ‘양아치성’으로 한 패션 뽑아 입은, 진짜 동네 양아치 보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미국의 네오콘은 스스로 자기 모델을 만들어서 그야말로 ‘혁신’이라는 말에 걸맞는 행위를 한 셈인데, 우리나라의 뉴라이트는 아무래도 전교조를 모델과 가상 경쟁자, 즉 주적으로 삼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하지 않고, 전교조 선생님들과 죽어라고 싸워봐야 이데올로기 집단이라고 마빡에 크게 써놓고 있는 것 외에는 아니다. 극우파라도 좀 세련된 모델이 있기는 한데 뉴라이트, 초장부터 영 구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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