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없는 농협
작년(2007년) 이맘 때 겪은 일이 생각납니다.
마을 농민들이 연합하여 절임배추 생산을 의욕적으로 펼치고 있을 때였지요.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우리는 배추가 모자라서 안타까워할 때였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청주 지역에서는 주문을 취소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뭔지 몰랐었지만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연은 저를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농협 충북본부가 괴산에서 절임배추를 사와서는 5박스 이상은 무료배송을 한 것입니다.
20kg 1박스마다 4,000원 정도의 택배비를 요구하고 있는데, 충북농협에서는 이 택배비를 안받고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서 충북농협이 내건 전단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망치로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청주는 이곳 괴산 농민들의 주 소비처이기도 하기에 이런 일이 생기면 괴산 농민들은 바로 직격탄을 맞게 되지요.
다만 작년에는 배추값이 워낙 비쌌기에 다른 소비자들로 대체가 되어서 다행이었지만 농협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생각을 다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농민을 위한 농협이 아니라는 생각이야 있었지만 그 일을 겪으면서는 더 확실하게 알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008년 올해에도 작년과 똑같은 일을 저지르려고 한답니다.
우리 작목반에 절임배추를 주문하는 청주 시민이 알려준 내용이기에 또다시 긴장하게 되는군요.
올해는 작년과 달리 배추값이 많이 떨어져서 생산자들간에 경쟁이 치열하니까요....
언제쯤 농협이 달라지게 될까요...?
달라지긴 할른지...?
200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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