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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생태환경

2009 한살림대회 결의와 선언

by 마리산인1324 2009. 3. 8.

 

<한살림> 2009-03-06 11:02:26  

http://www.hansalim.or.kr/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미래를 가꾸어 가자!

 

- 2009 한살림대회 결의와 선언 -

 

무조건 많고 높고 빠르고 편리한 것만을 추종하는 인심, 지나치게 많은 물건을 대량으로 만들어 쓰다가 무심코 버리는 세태, 남의 불행을 딛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식의 몰인정. 농약과 화학비료로 죽어가는 대지, 첨가물로 뒤범벅된 식품이 위협하는 가족의 건강과 생명. 이십 여 년 전, 한살림은 이 같은 시대에 대한 절박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했다. 겨우 몇 백 명이 모여 시작한 일에 십칠만 회원, 이천여 농민 생산자들이 함께 참여하게 되었고, 당시에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유기농업, 친환경 농산물이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 되었는가 하면 벼랑 끝에 내몰린 우리 농업의 유일한 활로로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한살림이 성장하고 사회적 역할이 커진 것 이상으로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은 더욱 위태로워지고 세상의 전망은 더욱 암담해지고 있다.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과 멜라민 파동이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처럼 유해 수입식품이 범람하고 있으며 우리 농업의 위기는 더더욱 극적으로 가속화 되고 있다.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번져가고 있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이보다도 더욱 근원적으로 우리 삶의 기반을 위협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식량위기, 경쟁에 내몰린 민초들의 삶은 신산스럽기만 하다.

 

이 같은 생명 위기의 파고 앞에서 우리 한살림 가족, 생명 일꾼들은 도도히 흐르는 탁류에 한줄기 맑은 샘물을 흘려보내는 마음으로 희망의 출구를 여는 각오를 새롭게 하고자 함께 이 자리에 섰다.

 

스물세 살 성년의 한살림은, 목소리 높여 상대를 비판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하면서 주변과 세상을 바꾸어 가는 조용하지만 완강한 운동을 이어갈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깨어있는 눈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것이다. 회원들과 함께 일상의 매 순간이 수행의 과정이 되도록 일상의 생활문화운동을 펼쳐갈 것이며 생산자와 소비자, 활동가, 실무자 등 모든 구성원, 회원들의 주체적인 참여를 통해 한살림 정신과 정책이 힘차고 시의성 있게 전개되는 조직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또한 조직이 급격히 팽창함에 따라 사람들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고 자칫 차가운 숫자와 사업의 논리가 물품에 담긴 사람의 진정을 가릴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물품을 나누고 조직을 운영하는 일에도 한살림 정신의 근간인 모심과 살림의 가치가 잘 반영되도록 정성을 기울일 것이다.

 

또한 우리는 생명의 가치를 중심으로 위기에 처한 우리 농업과 농촌의 활로를 모색하는 일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다. 지구 살림, 자급 식량,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 등의 이야기가 담긴 한살림 물품으로 생활자 간의 상호부조 관계를 깊고 넓게 열기 위해 지혜를 모아갈 것이다. 이 같은 일들은 생산자와 도시 회원 간의 결속과 교류가 규모와 내용 면에서 더욱 강화되고 농촌과 도시가 더불어 사는 일을 끊임없이 추구할 때 가능한 일임을 우리는 확신하고 있다. 우리 땅에서 나는 먹을거리를 제철에 나누어 먹는 일이 더욱 확산되도록 가까운 먹을거리 운동을 전개할 것이며, 도시에 사는 회원들도 텃밭을 가꾸며 농업과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기르는 일을 펼쳐갈 것이다. 또한 눈앞에 닥친 식량 위기 시대에 대비해 한살림 방식의 지역순환형 농업의 원형을 만들고 식량 자급의 단초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 모두가 우주 생명의 일원으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한살림이 있어 지역이 행복해지고, 지역사회에 튼튼히 뿌리 내리지 않고는 한살림도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이웃과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는 순식간에 우리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도 있는 기후변화와 기상이변과 같은 위기가 전적으로 생명의 질서를 무시한 인간의 무절제한 소비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검박한 소비와 절제된 에너지 이용을 솔선해서 실천하고 이웃과 사회에 권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문명의 위기를 극복하는 일이 생명 농업을 근간으로 대안적 삶을 확산하는 것 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는 한살림 출발 당시의 인식을 되새기며, 다시 한번 우리 모두의 지혜와 마음을 모아 세상의 희망을 만들어갈 것을 선언한다.

 

이러한 뜻과 생각을 함께 지니고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기에 우리는 한살림, 한 형제다.

한살림과 함께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미래를 가꾸자.

 

2009년 3월 1일 한살림대회 참여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