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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이야기/농업정책

예술자연농법 일본연수기②-아오모리현의 기무라씨 사과밭

by 마리산인1324 2009. 7. 17.

 

[펌] 한마음공동체   2007년 09월 18일 10:36

http://mall.yuginong.co.kr/kunshop/kunsolution/board.php?bbs_id=m_health_natural&bbs_no=4&bbs_phase=view

 

<장성군민신문> 2005년 10월 11일 (107)

 

 

“할 수 없는 것 아니고 하지 않는 것일 뿐”
일본연수기②-아오모리현의 기무라씨 사과밭

 


김은정 기자(장성군민신문)

 

 


아오모리현은 사과로 유명한 지방이다. 우리나라의 아오리 사과도 이곳에서 유래됐다. 이 곳 사과는 일본 전역에서 생산되는 출하량의 50%를 차지하고 그만큼 농약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연간 1200억~1300억엔이 농약에 사용되기 때문에 지하수물도 못 먹는다고.

기무라씨는 30여년간 자연재배로 사과밭을 일구어 왔으며 비료는 물론 농약, 퇴비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다른 작물과는 달시 무농약 무투입으로 사과를 가꾼다는 일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다. 그것은 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7년동안 사과를 전혀 따지 못했다. 당시 이 시기인 9월엔 병균과 기생충으로 남아 있는 잎사귀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일일이 나무를 돌보지 않아도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

“농약성분이 없는 땅엔 벌레도 없다”

이 밭은 아오모리시의 히로사끼 대학에서 연구중인 밭이다. 이 밭의 흙은 때알구조로 푹신하다. 질소를 안 넣으면 작물은 살 수 없을 것이란 고정관념을 가졌던 대학 연구원들은 그의 흙에 양분이 다른 밭 흙의 2배라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고, 현재는 국회차원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식물은 필요할 때 인산을 공급하는 박테리아가 증식한다. 즉 양분은 땅속의 박테리아가 만드는 것이고, 자연계는 원래 그렇게 돼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기무라씨는 벼를 재배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그는 최대한 로타리를 거칠고 굵게 치라고 당부한다. “땅을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모가 틀리게 난다”는 것이다. 그의 벼는 수확전에 모든 예약이 끝난다.


다음으로 그의 녹차밭에 관한 설명이다. 큐슈 가고시마에 있는 그의 녹차밭은 5년전까지 비료를 준 땅이었다. 때문에 처음 4년간은 그대로 잡초를 키우며 단지 콩만 심었다. 잡초가 난 상태의 녹차밭엔 벌레가 많았다. 잡초를 잘라준 후 새로 난 녹차잎엔 벌레가 없었다. 물론 농약은 하지 않았다. 땅에 비료나 농약성분이 없는 땅은 벌레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땅을 강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농약을 쓸수록 벌레가 많이 생긴다는 사실을 숙지하자. 그는 한국에서 3년간 땅을 놀리면 집안경제가 어려워지므로 조금씩 조금씩 땅을 늘려 4~5년째엔 전부 자연재배를 하라고 당부한다. 그러면 땅도 좋아지고 지갑도 두둑해 질 것이라고.

“산속의 도토리나무는 비료도 없이 항상 잘 자란다?”

자연재배를 시작한 후 7년동안 그의 사과밭의 사과나무엔 열매가 열리지 않았다. 벌레도 많았다. 당시엔 병해충을 없애려고만 했다. 이후 산속의 도토리(굴밤) 나무를 보고 땅문제를 생각하게 됐다. “산속의 굴밤나무는 비료도 안쓰는데 항상 잘 자란다?” “눈이 보배”라고 생각한 그는 그때부터 콩을 심었다. 8년째 8천평이 넘는 사과밭에서 사과 2개를 땄다. 그 크기는 푸룬(양다래)만 했다. 9년째는 꽃이 많이 피었다. 너무 기뻐 봄에 꽃눈을 안솎아줄 정도였다고. 자연재배로 가꾼 사과나무의 잎은 계속 변했다. 변형된 박테리아가 자연박테리아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것이 6~7년 걸린다.

한국에서의 도입 가능성
기무라씨 밭 인근의 일반농법을 쓰는 사과밭의 흙은 딱딱하고 말라 있다. 반면 기무라씨네 흙은 까맣고 부드러우며 따뜻하다. 때문에 나뭇가지로도 쉽게 파진다.

 

- 여기 온 사람들은 대부분이 농약을 적게 쓰거나 안쓰고 있지만 퇴비는 많이 쓰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자연재배를 하는데 기간을 단축시키는 방법은 없는가?

; 첫째, 퇴비를 주지 마라. 둘째, 잡초를 많이 키워라. 이 밭은 잡초를 어깨만큼이나 키운 곳이다. 대신 풀을 그대로 키우면 땅 온도는 22℃를 유지해 사과가 계절변화를 못 느낀다. 때문에 꽃이 피는 4월과 결실을 맺는 9월 풀을 잘라 계절을 알려준다.

- 산속의 퇴적부산물(부엽토)을 밭으로 옮겨서 쓰면 안되는가?


; 산의 부엽토를 옮기면 박테리아가 적다. 여기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그 흙을 상토용으로 써서도 안된다. 그럴바엔 그곳에 콩을 심어놓고 그후에 써라. 한국에서 콩을 심는다면 2년 만에 땅이 살아날 것이다.

- 부드러운 땅을 어느 정도 파보았을 때 단단한 땅이 나온다. 불과 30㎝ 정도를 파도 그런 생땅이 나오는데 그런 땅은 어떻게 관리하는가?

; 보리나 호밀을 심어라. 보리는 80~160㎝정도 뿌리를 내린다.


그는 사과의 종자 중 츠가루(흔히 쓰가루로 잘못 표기된 것임)가 관리에 쉽다고 말한다. 전정은 잎의 맥에 따라 한다. 2.6㏊(약8천평) 사과밭에 작년에 판매한 수확량만 27,500㎏이었다(5㎏들이 5,500상자). 모양이 안 좋은 것은 쥬스로 가공 판매한다. 일반인의 70% 수확량이지만 가격 면은 거의 2배 차이가 난다. 출하는 집에서 직판하거나 택배로 하는데, 고정회원만 1,500명이다.


- 계절별로 사과나무는 어떻게 관리하는지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겨울에 가지치기를 한다. 5월에 꽃이 피면 꽃눈을 따준다. 이 작업은 8월까지 이어지며 중간에 열매도 솎아준다. 그 시기에 식초(15도 산도의 것)를 엽면살포해 주는데 10~15일간격으로 해준다. 식초는 어떤 것을 써도 되지만 그는 식초공장에서 남은 찌꺼기를 발효시켜 싸게 산다. 식초의 효과는 살충과 살균으로 사과반점과 낙화병을 없애준다. 처음 꽃봉오리가 피기 전 800배 희석해서 뿌려주고 꽃이 피고 난 후엔 500배, 6월엔 300~400배, 8월에는 200~300배를 쓴다. 또한 잎이 5㎝ 미만일 때 시작하는 것이 좋다. 10~15일 간격으로 800배일 때 2회, 500배일 때 2회, 300~400배일때 3회, 7월 200~300배일 때 3번, 8월 3번으로 총 13회를 해준다.


식초이외에 쓰는 것은 일체 없다. 유기농을 하는 사람들이 쓰는 키토산이나 목초액에 대해서도 ‘백해무익’이라 단정한다. 왜 목초액을 쓰면 안되는가? 목초액은 살균력이 너무 강해 사과를 까맣게 만드는 흑점병을 증가시킨다.

시련없이 성공도 없다
기무라씨는 장성에도 3회에 걸쳐 방문했다. 그는 논의 로타리를 굵게 치는 법을 직접 시범보였고, 전충섭(남면)씨는 올초 그의 농법 그대로 농사를 지어 작년보다 더많은 수확을 얻었다. 놀랍게도 풀도 안났다. 그는 작년까지 우렁이농법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할 수 없는 것이 아니고 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지금까지의 관념들을 내려놓자. 그리고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자. 그런 실천이 예술자연농법의 가장 빠른 길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적 지식은 내려놓자.”고 강조한다.


자연재배는 태풍에도 강하다. 태풍이 많은 일본에서도 기무라씨의 사과는 잘 떨어지지 않지만 다른 밭의 사과는 밟힐 정도였다고 한다. 그의 사과는 보통의 것보다 꼭지가 두껍다.

지금은 웃고 있지만 시련없이 성공이 있을 수 없는 법. 사과를 수확하지 못했던 7~8년간 그의 생활은 밑바닥이었다.


“가을이 되면 내년에는 그만둬야지 다짐했다. 다음해 봄이 되면 ‘이번에는 이렇게 해볼까’하고 다시 도전을 했다. 가을이 되면 결가는 마찬가지였다. 그런 반복이 거듭되면서 7년이란 세월이 금방 가버렸다. 하지만 매년 줄어드는 병충해가 나를 지탱해주었다. 너무 성급하게 생각지 말자. 위의 것을 그대로 실천한다면 꼭 5년안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낙담은 현재의 행복이 될 것이다. 지갑이 무거워지는 것도 실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