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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2009.11.08 21:58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1406655&code=11151100

 

 

 

[변하는 농촌, 희망을 찾아서-1부 시스템] (1) 살맛 나는 농촌, 도시 안 부럽다

       


한국 축구의 고질병인 문전처리 미숙처럼 우리 농촌에도 정부지원 의존 심화, 고령화 등 풀지 못한 오랜 ‘숙제’가 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개방에 대비하는 체질 개선 작업이 소리 없이 이뤄지고 있다. 귀농사업처럼 민·관의 체계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자연친화적 농법 개발, 유통 혁신 등 경쟁력 강화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제는 조심스레 농촌의 희망을 얘기할 때가 온 것이다. 이 땅에서 변하는 농촌, 농민들의 모습을 시스템, 사람, 협동 등 3부로 나눠 점검해보고자 한다.

떠나던 곳에서 살고 싶은 공동체로

농촌은 변신 중이다. 떠나던 곳에서 머무는 곳으로.

농촌은 농사만 짓는 곳이 아니다. 농민에게는 소중한 생활의 터전인 동시에 다양한 소득 창출의 기반이고 도시인에게는 쉼터이자 공동체적 삶의 체험 공간이기도 하다.

농촌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적막한 공간으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이제는 귀농 인구가 늘어나는 등 도시 부럽지 않은 살맛나는 곳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농민과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지역발전을 위해 특화된 사업을 발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점이다. 정부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전국 142개 시·군은 2008∼2010년 농어촌활력증진사업을 벌여 3만8000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457개 기업과 1억5285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벌써부터 성과를 내는 성공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사례 1. 전남 무안군은 예로부터 양파 주산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96년 양파 가격의 대폭락으로 생산비마저 포기하고 양파를 갈아엎어야 했다. 무안군은 대체 작목으로 백련에 눈을 돌렸다. 양파 재배농가가 백련재배 농가로 전환할 수 있도록 길을 트자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무안군은 생산-가공-마케팅의 3박자를 조화시켜 작목 전환을 추진했고 결과는 적중했다. 2003년 5㏊에 불과했던 백련 재배 면적은 2008년 46㏊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2003년 5000만원이던 농가소득도 2008년에는 6억4000만원으로 급상승했다. 2010년에는 100㏊에 36억5000만원의 농가소득을 예상하고 있다.

#사례 2.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경남 함양군은 게르마늄 성분이 풍부한 토양 등 산삼이 자라기에 최적의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다. 때문에 함양군은 산삼재배를 특화사업으로 선정했다. 함양군은 삼밭에 네오바이오에서 제공한,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삼씨로 재배된 묘삼을 심고 있다. 그 결과 함양군은 산삼사업의 후발주자이면서도 가장 빨리 시장을 선점하고 이를 선도해가고 있다. 현재 함양군의 산삼 재배면적은 약 250㏊이며 350농가가 산삼 재배를 통해 연간 2억∼3억원의 숟입을 올리고 있다.

#사례 3. 강원 영월군은 특성화 전략으로 역사와 문화를 선택했다. ‘살아있는 박물관’을 테마로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관광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영월군은 화석박물관, 민화박물관, 책박물관 등 국내에서 인구대비 가장 많은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영월군의 이 같은 전략은 적중해 관광객이 최근 3년 새 38%나 증가했다. 특히 여름철에만 집중되던 관광객들이 봄, 가을, 겨울에도 꾸준히 이어져 4계절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박물관 고을’이라는 브랜드를 선점한 결과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살기 좋은 농촌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농촌 현실을 진단하고 주민의 미래 전망을 분석한 결과 생활기반 시설이나 의료·교육 등 서비스보다 농촌의 일자리 창출 및 소득증대와 관련된 문제가 제1의 관심사가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 정부 주도의 농촌개발은 한계가 있었다. 자율성이 결여된 탓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하지만 이제 농민과 지자체가 주체가 되어 지역여건과 특성에 맞는 사업 전략을 세우고 이를 일자리 창출과 소득제고로 연계시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것이 살맛나는 농촌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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