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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사회

그날 천안함을 절단한 폭발은 없었다 (한겨레20100603)

by 마리산인1324 2010. 6. 5.

<한겨레 Hook> 2010.06.03

http://hook.hani.co.kr/blog/archives/4322

 

 

 

그날 천안함을 절단한 폭발은 없었다

시카고대학교 물리학사. 펜실베니아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 펜실베니아대학교 대학원 국제정치학박사. 미 코넬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자문위원과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통일외교분과 위원을 역임했다.
BY : 서재정

 

   합조단의 분석결과는 폭발현상과 일치하지 않아

    민군합동조사단의 ‘흡착물’ 분석결과는 천안함을 격침시킨 어뢰의 폭발이 없었음을 입증한다. 필자들이 합조단의 에너지분광기 및 엑스선회절기 분석결과를 검토한 결과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흡착물’이 폭발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라는 합조단의 결론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판정이 났다. 더군다나 에너지분광기 분석에서는 나타나는 알루미늄 원자가 엑스선회절기 분석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불일치 현상은 기존 이론을 뒤집지 않는 한 우리가 아는 한 과학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

 

 민군합동조사단은 어뢰에 알루미늄 분말이 고폭약과 함께 섞여 있었고, 어뢰가 폭발하는 과정에서 이 알루미늄이 하얀 흡착물로 변형, 천안함의 선체와 어뢰 추진부에 결합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흡착물이 화약과 알루미늄의 혼합물이 폭발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입증하기 위해 합조단은 모의 폭발시험을 실시했고 여기서 형성된 흡착물이 천안함과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과 동일하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필자들은 합조단의 시험과 분석이 전적으로 과학적인 전제하에 진행된 것이라는 점을 우선적으로 밝힌다. 합조단이 시행한 두 가지의 분석, 즉 에너지분광기와 엑스선회절기 분석 결과가 일치한다면 이것은 천안함과 어뢰에 발견된 흡착물과 시험폭발에서 형성된 흡착물의 구성 원자와 결정구조 화합물이 동일하다는 결정적인 증거이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천안함과 어뢰의 흡착물이 동일한 폭발체에서 형성된 것이라는 충분한 증거가 되지는 않지만, 다른 증거들과 결부된다면 천안함이 어뢰의 폭발로 침몰했다는 결론을 내리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이러한 분석의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천안함이 어뢰의 폭발로 영향을 받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물론 불일치가 어뢰의 폭발 가능성을 확인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합조단의 엑스선회절기 분석 결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분석 결과는 천안함과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이 폭발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라는 합조단의 해석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오히려 합조단의 시험폭발에서 형성된 흡착물과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흡착물의 결정구조가 다르다는 합조단의 엑스선회절기 분석 결과는 천안함과 어뢰 추진체에서 발견된 흡착물이 폭발에  의해서 형성되지 않고 이외의 다른 현상에 의해 생성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합조단은 엑스선회절기 분석 결과가 일치하지 않는 이유가 시험폭발의 조건과 실제 어뢰폭발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어뢰의] 폭발 직후에만 생기는 알루미늄의 용해와 급냉각으로 비결정질(amorphous)의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기기 때문“에 엑스선회절기 분석에서 알루미늄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우선 합조단이 말하는 것처럼 시험과 실제 폭발의 조건이 달라서 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면, 그 결과를 비교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조건이 달라서 결과가 다르게 나왔으면 시험폭발의 흡착물은 폭발의 결과물이지만 천안함과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은 어떻게 해서 생성된 것인지 이 시험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시험조건과 비슷한 폭발현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두 번째, 시험폭발은 폭약과 물의 양을 축소한 수조에서 실시했다고 합조단은 밝힌바 있다. 이러한 시험 조건에서 알루미늄과 그 산화물이 결정질화했다면 실제의 폭발상황은 폭약과 바닷물의 양이 비례적으로 증가한 상태일 것이므로 실제 폭발상황에서도 알루미늄과 그 산화물이 결정질화한다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러한 가정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위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시험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러한 가정이 성립한다면 천안함과 어뢰의 흡착물에서 알루미늄 결정질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 흡착물들이 같은 종류의 폭발의 결과로 생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한다.
 
 마지막으로 지적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다. 합조단의 에너지분광기 분석에서는 천안함과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에 알루미늄 원자가 있는 것이 확인되었으므로 설사 폭발과정에서 알루미늄이 비결정질화했더라도 엑스선회절기 분석에서 알루미늄과 알루미늄 산화물의 브랙 피크 주위로 넓적하지만 유의미한 피크가 관찰되어야 한다. 금속유리와 같은 비결정질에서도 원자와 원자간 단거리 관계성 때문에 이러한 피크가 나타난다는 것이 현재 학계의 정설이다. 따라서 에너지분광기에서 원자상태로는 관찰이 되는 알루미늄이 엑스선회절기에서는 그 흔적을 보이지 않는 것은 기존 학설로는 설명할 수 없는 세계최초로 발견된 현상이다.
 
 따라서 필자들은 합조단의 에너지분광기와 엑스선회절기 분석결과가 적어도 천안함 폭발침몰설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며, 천안함과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이 폭발 이외의 다른 현상으로 생겼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판단한다. 특히 합조단이 세계최초로 발견한 현상은 독립적인 제3의 과학자가 검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헌(버지니아대학 물리학과 교수)

서재정(존스홉킨스대학 국제정치학 교수)

 

 
“흡착 물질은 폭발을 거친 것으로 볼 수 없다”   

 합동조사단은 결정적 증거물이 천안함을 공격한 바로 그 어뢰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① 선체(함수, 함미, 연돌)와 ② 결정적 증거물(어뢰 추진부) ③ 수중폭발시험에서 나온 흡착물을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2가지 분석(에너지 분광기 분석, X선 회절기 분석)방법을 활용했다. 그 결과,- 우선, 에너지 분광기 조사결과는 세 곳(①함수, 함미, 연돌 ② 결정적 증거물 ③ 수중폭발시험)의 흡착물질에서 거의 비슷한 원소가 나와 이것이 유사한 흡착물질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 X선 회절기 분석 결과에서도 ①번과 ②번의 경우 알루미늄 산화물이 함께 검출되지 않은 점과 알루미늄 폭발 과정에서 용해와 급냉각으로 비결정질의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긴 것으로, 오히려 이것이 어뢰 폭발의 결정적 증거가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는 X선 회절기 분석결과에 대해 두 가지 모순이 있다고 밝혔다.

 

1) ① 선체(함수, 함미, 연돌)와 ② 결정적 증거물의 흡착물질에서 알루미늄 성분이 사라졌다.

- 폭발물은 알루미늄 성분이 반드시 검출되어야하나, ①, ②번의 X-선 회절기 분석결과에서는 알루미늄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반해 ③번(수중폭발시험)의 경우 알루미늄 결정체가 분석되었다.

 

2) X-선 회절기 분석결과 ①, ②번과 ③번이 다르다.

- ③번은 합조단이 실제 실시한 수중폭발시험으로 X-선 회절기 분석 결과상에 결정화된 알루미늄이 분명하게 나타나 있는데 반해 ① 선체(함수, 함미, 연돌)와 ② 결정적 증거물의 경우 알루미늄 산화물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두 가지를 시사한다. 1) X-선 회절기 분석결과가 다르다는 것은 폭발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2) 폭발 시 나타나야 하는 알루미늄 결정체가 분석결과에 없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흡착물질 분석(adsorbed material analysis)” 부분에 대한 비평  

 

조사단의 주요 주장:

(a) 다음에서 검출된 세가지 “흡착물질”에 대해 에너지분산분광(EDS)과 엑스레이(X-ray) 실험이 행해졌다: (i) 천안함의 함수, 함미, 연돌의 표면(AM-I) (ii) 어뢰의 프로펠러의 표면(AM-II) (iii) 모형 실험의 상부 알루미늄 판재 표면에 붙어있던 유사한 흡착물질(AM-III).
(b) 상부 알루미늄 판재 표면에 붙어있던 흡착물질은 폭발재이다.
(c) 이 세 가지 샘플의 EDS 데이터는 거의 일치한다. 이것은 처음 두개의 샘플이 폭발재임을 확인한다.
(d) 그러나, X-선 데이터에서는 처음 두 샘플(AM-I, AM-II)에서 폭발물의 중요 첨가물인 알루미늄이나 알루미늄 산화물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e) 하지만 이는 폭발 직후에만 생기는 알루미늄의 용해와 급냉각으로 비결정질(amorphous)의 알루미늄 산화물이 생기기 때문으로 오히려 어뢰가 폭발했다는 결정적 증거이다.
(f) 프로펠러에 붙어 있는 흡착물질과 천안함에 붙어있는 흡착물질이 동일한 것으로 폭발된 성분으로 분석이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천안함이 어뢰의 폭발에 의해 가라앉았다는 주장과 일치한다.

 

문제점들

(a)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모형 폭발 실험에서 나온 세번째 샘플(AM-III)의 엑스레이 데이터에는 결정화된(crystalline) 알루미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것은 다른 두 샘플과는 전혀 다른 현상이다. 이러한 불일치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b) 이 불일치를 설명하는데에는 두가지 가능성이 있다.
- 첫번째 가능성: 모형 폭발 실험에 나온 샘플에는 폭약과는 상관이 없는 알루미늄 판재에서 떨어져 나온 결정화된 알루미늄이 대부분일 가능성이다. 이것은 그 엑스레이 데이터를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 (c), 즉, 같은 EDS 데이터라는 이유가 어뢰 프로펠러에 붙어있던 흡착물질과 천안함에 붙어 있던 흡착물질이 폭약재라는 주장이 맞지 않는다.
- 두번째 가능성: 모형 폭발 실험에 나온 샘플은 대부분 폭약재일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폭발 이후에도 비결정화된 알루미늄이 아닌 결정화된 알루미늄이 지배적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하면, 어뢰 프로펠러에 붙어있던 흡착물질과 천안함에 붙어있던 흡착물질의 엑스레이 데이터에도 결정화된 알루미늄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c) 이 불일치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승헌(버지니아대학 물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