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10/07/16 21:06:01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007/h2010071621060186330.htm
휴가 누구랑 함께 떠날까? 내 맘 속의 여행서 한 권!
여행 고수들을 사로잡은 여행서
오미환기자 mhoh@hk.co.kr
<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1>(2004)을 시작으로 최근 출간한 <일본의 걷고 싶은 길>까지 여러 권의 책을 쓴 도보여행가 김남희, 여행에세이 베스트셀러 <끌림>의 저자인 시인 이병률, 최근 또래 중년 남자 13명과 함께 ‘집단가출호’ 요트로 한반도 바닷길 일주를 마친 <식객>의 만화가 허영만, 여행에 청춘을 바쳤고 지금도 길을 떠나는 사진작가 박종우, 해외 시사ㆍ휴먼ㆍ여행 다큐멘터리 전문 방송 PD 탁재형씨가 각자의 보물 같은 책을 소개한다.
좋은 여행서란 무엇일까. “텍스트가 아니라 차라리 읽는 이의 피부가 되어버린 책. 혼자만의 시간을 멋지게 물들이는 책. 몇 번이고 읽고 싶어서 여행지에 두고(버리고) 올 수 없는 책.”(이병률) “읽으면 그곳으로 가고 싶게 만드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당장 비행기표를 끊게 만드는, 좀 더 소통하고 현지 문화를 존중하며 좋은 여행자 되는 법을 고민하는 만드는 책.”(김남희) 여러분의 여행서 보물 1호는 무엇입니까.
풍경보다 사람 내음 물씬
또다른 시인 김용한의 <사라져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실천문학사 발행)는 12년 전 처음 나온 책인데, '너무 예뻐서' 화장실에 놔두고 매일 한 꼭지씩 아껴가며 읽었다. 저자는 오지 마을들이 알려지면 망가질까봐 조심하면서 이 책을 썼다. 하지만 그 마을들도 지금은 많이 변했을 것이다. 좋은 곳은 숨겨두고 싶다. 길도 혼자만 아는 오솔길이 좋지, 네댓 명이 어깨동무하고 걸을 수 있는 길은 호젓함이 없다.
알래스카에 대한 로망
김남희ㆍ도보여행가
여행작가 중 호시노 미치오, 후지와라 신야를 가장 좋아한다. 호시노 미치오의 <알래스카, 바람같은 이야기>(청어람미디어 발행)는 알래스카에 대한 로망을 불러일으킨다. 자연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그의 글은 담백하면서도 힘이 있다. 알래스카 여행은 내 꿈이기도 하다. 알래스카 원주민 이누이트족 작가 이레이그루크의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문학의숲 발행)를 들고 가고 싶다. 그곳 원주민의 삶과 문화 이야기다.
살면서 느끼는 것도 여행
탁재형ㆍEBS '세계테마기행' PD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문학사상사 발행). 이 책만큼 강하게 나를 떠나고 싶게 만든 책은 없었다. 그리스 외딴 섬과 로마에서 3년간 지내면서 쓴 여행 에세이다. 돌아다녀야만 여행이 아니라 살면서 느끼는 것도 여행임을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알렉상드르 푸생과 소냐 푸생의 <아프리카 트랙>(푸르메 발행)은 신혼부부의 아프리카 도보 종단 여행기다. 아프리카의 진짜 얼굴을 보여주고, 여행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책이다. 사진작가 김홍희의 <방랑>(마음산책 발행)은 세계를 떠돌면서 만난 인연들을 사진과 글로 담았다. 짧고 함축적인 글에 저자의 못 말리는 방랑 끼와 보헤미안 기질이 잘 드러난다.
미국판 백두대간 종주기
박종우ㆍ사진작가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동아일보사 발행)과 피터 메일의 <프로방스에서의 1년>(진선출판사 발행). <나를 부르는 숲>은 미국 동부 애팔래치아 트레일, 즉 미국판 백두대간 종주기인데, 유머가 끝내준다. <프로방스에서의 1년>은 영국인 저자가 도시 생활을 접고 프랑스 시골로 가서 좌충우돌 살아가는 이야기.
스벤 헤딘의 실크로드 탐험기인 <티베트 원정기>(학고재 발행), 우에무라 나오미의 알래스카 탐험기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평화출판사 발행ㆍ절판), 피터 매티슨의 히말라야 여행기 <신의 나라로 떠난 여행>(갈라파고스 발행)은 그곳에 갔을 때 들고 다니면서 감명깊게 읽었다.
서럽고도 고독한 독백
이병률ㆍ시인
시인 김경주의 <패스포트>(랜덤하우스코리아 발행) _ 간절히 떠나고 싶지만 아직 떠나지 못한 길, 러시아 횡단 이야기다. 그 서럽고도 고독하며 내밀한 독백이 백미.
시인ㆍ 작사가 정영의 <지구 반대편 당신>(달 발행) _ 우리는 먼 길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이 책 속의 사람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 보면 어느새 지금 이 시간을 벗어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이렇게 추억이 많은 사람은 실제로 얼마나 아름다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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