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10월 29일 마리선녀 씀 -
국화꽃 향기
애잔한 내용을 담은 영화제목 같지요?
엊그제 쌀배달로 강원도 삼척엘 갔다가 울진 덕구온천엘 다녀왔습니다.
내내 산을 깍아 만든 도로 옆에는 노란국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습니다.
일명 '국화벼게'를 기억하시는지요?
제가 그 주인공인 '소국화'를 따가지고 와서 꽃차를 만들고 있답니다.
온천가는 길 옆으로 행인들이 차를 세우고 노란 소국를 따느라 한창입니다.
대통령의 국화벼게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보다 버릴것이 하나도 없다는 국화꽃 효능 때문입니다.
불면증과 신경통에 좋고 혈액순환에도 좋다는 즉 성인병에는 다 좋다는 이야깁니다.
저 또한 50을 바라보는 중년의 나이기에 건강에 좋다면 귀가 쏠깃, 나도 행동게시?
관심과 행동이 동시에 작동, 하지만 언니네 밭에서 야콘도 케고 온천 가서 목욕도 하려면 갈길이 바쁘니 참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밭에 도착하니 그 옆으로 나즈막한 산에 아까 못 딴 국화가 흐드러지게 지천으로 만발해 있습니다.
에고고, 감사해라~~언니와 둘이 열심히 땄습니다.
작년에 국화차를 만들다 실패했는데, 그 이유는 차 만드는 국화꽃이 아니기도 하려니와 먼저는 아침저녁으로 햇빛을 피해 말려야하는 정성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 우연히도 이렇게 야생소국을 만나다니...마음으로는 횡제한 것 같았습니다.
노랗게 핀 소국은 향이 진하고 은은해서 차만드는 용으로는 그만인 아주 좋은 국화여서 비닐봉지에 한소쿰 땄습니다.
이번에는 꼭 그윽한 국화꽃 차를 만들어야겠습니다.
그래서 올 겨울 흰눈 오는 하얀 날에 따뜻한 거실에서 지인들과 함께 노란 꽃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꽃피우고 싶습니다.
오늘 햇살 가득한 마당에 앉아 온종일 국화꽃을 정성스레 손질하여 소쿠리에 담아 그늘에 널었습니다.
온 마당에 국화향이 가득합니다.
콧등에 손을 대니 그윽한 국화향이 콧잔등에도 머뭅니다.
이렇게 가을꽃 국화는 곧 올 추운 겨울을 위해 만추의 끝에서 향기를 뿜으며 꽃잎을 피우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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