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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세계

‘차기 주석’ 시진핑은 공청단 얼굴마담? /시사IN

by 마리산인1324 2010. 10. 30.

<시사IN> [163호] 2010.10.29  18:23:40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8712

 

 

‘차기 주석’ 시진핑은 공청단 얼굴마담?
시진핑 국가 부주석이 마침내 차기 대권 장악에 꼭 필요한 국가 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선출되었다. 중국은 왜 그를 선택했으며, 그는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을까. 또 그가 향후 풀어야 할 숙제는?

 

 

주장환 (한신대 교수·중국지역학과) 

 

 

전 세계가 중국을 주목했다. 10월19일, G2의 하나로서 세계 정치·경제 질서를 쥐락펴락하는 중국의 2012년 이후를 이끌 차기 최고 지도자가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시진핑(習近平) 현 국가 부주석이 중국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17기 5중 전회)에서 당과 국가의 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되었다. 이는 그가 이변이 없는 한 중국의 차기 대권을 차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왜 그를 선택했으며, 그는 누구이고 또 그는 어떻게 중국을 이끌 것인가에 대해 벌써부터 세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Xinhua
시진핑 군사위원회 부주석(오른쪽)은 대권을 잡기 전까지 자신의 정책 스타일을 적극 표출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시진핑의 군사위원회 부주석 선출 여부가 관심을 끈 이유는 중국 정치의 특성과 관례 때문이다. 중국에서 최고 지도자는 당·정·군을 총괄한다. 시진핑은 2007년 중국 공산당 제17기 1중 전회에서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되었고, 2008년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 부주석으로 발탁되었기 때문에 군사 부문에서의 지위가 매우 중요해진 것이다. 물론 시진핑의 경우 이미 국가 부주석으로 임명되어서 차기 대권 구도에서 앞서 있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그는 차기 대권 구도에서 후진타오의 애장(愛將)으로 알려진 현 국무원 상무 부총리 리커창 등과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에 그가 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됨으로써 이들과의 경쟁 구도에서 상당히 우위를 점한 셈이다. 그 덕에 일부 언론에서는 그가 대권의 9부 능선을 넘어섰다고 대서특필한다.

최대 파벌 공청단 견제 심리도 ‘선출’에 도움

차기 지도자의 군사 부문 직위 승계와 관련해 참고할 만한 중요한 관례가 바로 현재 최고 지도자 후진타오의 경우이다. 그는 제16기 4중 전회에서 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선출되었다. 그러나 지난해 제17기 4중 전회에서 시진핑은 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오르지 못했고, 아예 안건으로조차 상정되지 않았다. 당시 그의 차기 대권 장악에 대한 회의론이 흘러나왔던 것도 바로 이런 맥락이다. 따라서 한 해 미루어진 이번 회의에서 시진핑으로서는 반드시 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선출되어야 할 절박함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약간 굴곡을 겪었지만 그가 차기 최고 지도자로 선택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정치의 세력 구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 정치는 크게 후진타오 총서기를 정점으로 하는 공산주의 청년단에서 주요 경력을 쌓은 이들을 일컫는 ‘공청단’ 파벌과, 장쩌민 전 총서기를 중심으로 하고 혁명 원로들의 친인척 및 관련 인사들과 상하이 지역에서의 업무 경험을 가진 이들로 구성된 ‘범태자당’ 파벌이 양분하고 있다.  시진핑의 최대 라이벌인 리커창 등이 속한 공청단 파벌의 주요 인사들은 주로 개혁·개방 정책에서 소외되었던 낙후 지역인 내륙의 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반면 범태자당 인사들은 주로 개혁·개방의 수혜 지역인 연해 지역의 성을 중심으로 주요 경력을 쌓았다. 따라서 이들 양 파벌은 중국의 발전 방식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즉 공청단 파벌은 분배와 균형 발전을, 범태자당 파벌은 여전히 성장과 불균형 발전의 불가피성을 주창하고 있다.

 이런 세력 구도를 반영하듯이 현재 중국 지도부는 이 두 상반된 개념을 적절히 절충하고, 조화하려고 시도한다. 실제 이번 제17기 5중 전회에서는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12차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5개년 계획을 확정했는데, 그 기본 방향은 발전이 시대의 기본적인 요구이지만, 이 발전은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것이어야 한다고 규정했다. 즉 기본적으로 경제 성장을 추구하겠지만, 개혁·개방 30여 년간 수출 드라이브와 특정 지역에 편중된 투자로 나타난 경제 구조의 불균형과 소득분배의 불공평, 도농 간의 심한 경제 격차를 시정하는 방향으로 경제·사회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현재 중국에서는 후진타오가 9월16일 제5차 아태경제협력체(APEC) 인력자원개발 장관급 회의 개막식 연설에서 밝힌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으로 개념화되고 있다.

   
ⓒXinhua
시진핑의 강력한 경쟁자인 리커창 국무원 부총리.

현재 중국 정계의 상층부(노년층)에서는 범태자당 계열이 우세하고, 중하층 수준(장년층)에서는 공청단 파벌이 많아서 양 파벌의 세력이 백중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중국의 최고 지도부라 할 수 있는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3명만 범공청단 계열이며, 나머지 6명은 범태자당 계열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젊은 층으로 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실례로 2012년 이후 중국 지도부의 상당수는 1950년대에 출생해서 문화대혁명 당시 농촌이나 오지로 하방당한 경험을 지닌 제5세대 지도자들이 짊어지게 될 터인데, 이들 중 절반 정도가 공청단 파벌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차기 최고 지도자로서 시진핑이 낙점된 것은 현재 약간 우세를 점하고 있는 범태자당 계열의 강력한 지원과, 아직까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한 공청단 파벌의 묵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현재 중국 정계에서는 공청단 파벌이라는 최대 단일 정파가 존재하고, 앞으로 이들의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도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태자당을 중심으로 여러 세력이 공청단 세력을 견제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2007년 제17차 중국 공산당 대표대회를 앞두고 진행한 당내 투표에서도 이런 견제 심리가 작용해 시진핑이 리커창을 압도적인 표 차로 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결과는 곧바로 제17기 중앙위원회 정치상무위원회 권력 서열에서 시진핑이 리커창보다 앞서는 제6위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시진핑이 이끌 중국호는 어디로 갈 것인가? 아직까지 예단하기는 힘들다. 더구나 중국 최고 지도자는 철저히 검증되고 길러지기 때문에 대권을 잡기 전까지 자신의 정책 스타일을 적극 표출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그가 대권을 잡은 이후에도 공청단 파벌의 적극적인 견제가 예상되기 때문에, 상당 부분 모든 면에서 절충과 타협을 시도할 공산이 높다. 이렇게 봤을 때 그는 자칫하면 기본 정책 방향은 응집력 강한 공청단 파벌의 것을 따를 수밖에 없는 ‘얼굴마담’으로 전락할 수 도 있다.

일반 인민을 지지 기반으로 정치할 수도

물론 그로서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세력을 결집하고, 이들을 묶어낼 노선과 이념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문제는 그의 지지 기반이 범태자당 계열이라는 데에 있다. 태자당은 중국 사회의 특권층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 또 하나의 새로운 이념과 노선으로 묶어내기에는 범태자당 계열이 이미 사회 기득권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난관을 뚫고 그가 범태자당 계열을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재조직하는 데 성공할 경우, 중국 정치는 상당 기간 귀족당과 평민당 또는 보수당과 진보당과 같은 양대 진영의 갈등과 협조 국면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가능성은 시진핑이 자파 세력 규합에 실패한 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당내가 아닌 일반 인민을 자신의 적극 지지자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뒤처진 중국의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것이 필수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가 지난 9월 중앙당교 입학식에서 “권력은 인민이 주는 것이다”라고 한 발언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즉 권력의 원천과 주체가 인민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간 지도자들이 인민을 권력 행사의 대상으로 보았던 것과는 다른 해석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그가 집권한 이후 뒤처진 중국의 정치 개혁이 가속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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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163호] 2010.10.29  18:26:03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8713

 

어려서 고생한 덕에 ‘인생 역전’

 

주장환 (한신대 교수·중국지역학과)  

 

중국 차세대 최고 지도자 0순위 시진핑은 누구인가? 그는 알려진 바대로 정무원(현 국무원) 부총리 재임 중인 1962년에 숙청되었다가 1975년에 복권되어 1978년부터 광둥성에서 개혁·개방을 선두에서 지휘했고,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 부위원장을 지낸 시중쉰(習仲勳)의 장남이다. 따라서 태자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53년생인 그는 청소년기를 반(反)혁명분자의 아들로서 산간 오지에서 보냈다. 1969년에는 부모의 투옥에 항의하려고 베이징을 찾았다가 반년간 투옥되기도 했다. 1975년 아버지의 복권과 함께 추천을 통해 칭화 대학에 입학해 화공학을 전공한 뒤, 부친의 군 재직 시절 직속 부하였던 중앙군사위원회 비서장 겅뱌오의 비서로 3년간 군 복무를 했다. 이후 그는 허베이성에서 현장, 현서기 등 간부로, 푸젠성과 저장성에서 시장·시서기·성장·성서기 등으로 경력을 쌓았다. 푸젠성에서 근무하던 2002년 칭화 대학에서 마르크스주의 이론과 사상 교육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7년 상하이 시당위원회 서기로 재직하다가 곧바로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수직 승진했다. 그의 아내 펑리위안(彭麗媛)은 인민해방군 가무단 가수 출신이며, 현재 소장(한국의 준장) 직급으로 가무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이들 사이에 외동딸이 있으며, 현재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경력 중 특이한 것은 국가 지도자의 아들이면서도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냈고,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중앙정부의 부서나 발전 속도가 빠른 연해 지역에서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점은 그를 귀족적 이미지를 풍기는 태자당이면서도 서민적이고 농촌과 기층의 상황을 이해하는 지도자로 보이게 하는 데 일조했다. 한마디로 평민의 아픔과 고충을 아는 귀족 이미지인 것이다. 이 점은 한편으로 범태자당 계열에서 그를 지지할 만한 근거를 마련해주고, 다른 한편으로 공청단 파벌에서도 그를 강력하게 반대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Xinhua
시진핑의 아내 펑리위안(위)은 현재 인민해방군 가무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