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평가된 사람들을 제 자리에 놓아야...

과대평가된 사람들을 제 자리에 놓아야...

 

 

대선실패에 대한 아쉬움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만 한편으로는 그 과정을 거치면서 잘 모르던 인물들에 대한 허상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우선, 김두관.
한때 '리틀노무현'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인물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노무현 정도의 식견과 성정이 있을 줄 알았는데,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 드러난 그의 언행들을 보면 그게 아니었습니다. 자신은 친노가 아니고, 누구보다 먼저  강하게 문재인을 공격하는  것을 보고 그의 편협함과 용렬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 이 정도의 인물이었는데 그를 너무 과대평가했구나 하는 생각을 지을 수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알 수 있어서 감사할 뿐입니다.

다음, 안철수.
솔직히 나는 그를 잘 모릅니다. 아니, 그에게 관심을 가질게 거의 없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서울시장 후보 얘기에서부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과정을 통해 그를 관심있게 지켜봤습니다. 그러다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해서 단일화 사퇴까지 이르는 여정을 통해 그의 실체를 제대로 알 수 있었습니다. '새 정치'로 표현되는 그의 정책에 대해서는 구체적이지 못하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사퇴한 것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어린애처럼 상을 엎어버린 것입니다. 평소의 그답지 않게 분노에 찬 그의 얼굴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었고, 차후 선거지원을 함에 있어서도 그저 마지못해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보면서 정치인으로서 안철수는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안철수를 정치인으로 마음에 품지 않아도 됨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유창선.
정치학박사요 시사평론가라고 해서 대단한 식견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방송에서 뭔가 두루뭉술하게 말하고 요점이 분명하지 않은 것이야 그의 말 스타일이라고 하더라도, 글로 표현되는 그의 마음을 보면 형평성 차원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어느 한 편을 편들고서 하는 그의 평론은 더 이상 평론가로서의 균형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컨대 안철수는 선거과정 내내 양보만 했다던가, 앞으로의 야권은 안철수 중심으로 이뤄져야만 한다는 등의 멘션은 평론가라는 사람의 말로는 상상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일반인보다 나은 점을 발견하기 어려우면 평론가로서 대우받기 어려운 것이죠.

그리고, 법륜.
물론 나는 종교인으로서의 법륜을 잘 모릅니다. 그것보다는 시사적인 발언을 하는 그를 볼 때에 그다지 훌륭한 인물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엊그제 남긴 "안철수로 단일화했으면 이기고도 남았다"는 말이나 농업인들이 정부 지원금 등을 투기 등으로 다 날렸기 때문에 농촌이 문제라는 등 논의의 핵심을 벗어난 허망한 말이 그 예입니다. 부실한 현실인식에서 비롯된 처방이어서인지 그저 허허롭기만 합니다. 대단한 사람도 아닌 그냥 평범한 인물인걸 이제야 안 것도 다행이죠...

나머지, 김지하 박상증 등 이른바 진보 아류들.
이 시점에서라도 커밍아웃해줘서 너무 고마운 심정입니다. 앞으로 새로운 지점에서 새로운 진보운동을 시작할 때에 명확히 구분되기 때문입니다. 그저 감사...

그러고보니 잃는 일만 있는게 아니더군요.

이렇게 얻는 것도 있는걸 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