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07] 뒷자리, 감시와 조종...
꽤 오래전 일.
늦은 나이에 교회에 들어갔던 때가 있었지.
무슨 바람때문인지, 모임이란 모임은 다 참석하고, 모임에선 늘 맨 앞 자리를 차지하곤 했고...
그러다가 알았지.
이른바 고참들은 맨 뒷자리에 앉는다는 걸...(물론 나이는 나보다 훨씬 어렸지만...)
뒤에 앉아서 누가 왔네 안왔네, 누가 조네 안 조네, 모임이 제대로 되네 안되네를 지켜봤지...
당연히 계획도 그들 머리에서 나왔고, 그 계획대로 되는지 안되는지를 지켜봤고...
그러다가 어느날 일이 생겼네.
나보다 한 살 적은 여인네가 시비를 걸어왔지.
늘 앞에 앉는 내가 중간에 화장실에 갔다 오다가 그녀 옆인 맨 뒷자리에 앉았는데, 왜 앞에 가서 앉지 않냐고 나를 꾸짖었지...
열불내지 않고 살던 그 시절에 그때만큼 화난 적도 없었지...
늘 뒤에 앉아서 감시하고 조종하던 사람이 다소곳이 앞에만 앉아있던 사람을 그 한번의 실수(?)를 탓하며 심하게 꾸짖던 기억...
그리곤 몇년 뒤 나는 교회를 나온다.
그 기억이 오늘 유독 사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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