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13] 억울함, 그리고 상처
어느날 귀농 선배 A로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기네 마을에 귀농 탐방차 찾아온 부부가 있는데, 그 부인의 명함을 우리 샥시 사무실에서 해줄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물론 가능하다고 답하며, 반누보라는 수입지로 명함을 만들 때에는 200장에 25,000원이 든다고 답해줬다.
그러면서 필요한 내용들은 내 메일로 보내달라고 말하곤 통화를 끝냈다.
다음날 아침에 메일을 열어보니 그 당사자인 듯한 분의 메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 그런데 명함에 들어갈 내용이 상당히 많았다. 단면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분량이었다.
그래서 이걸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의 메일에 그 사정을 적어서 다시 보냈다.
단면과 양면의 비용 차이를 처음부터 얘기했어야 했는데, 당연히 단면인 줄만 알고 그 가격을 애기했다, 미안하다, 양면이면 비용도 더 들어간다는 말까지 덧붙여서...
그래봤자 10,000원 정도가 더 추가되니 특별히 문제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손님들의 경우에 단면과 양면은 그 필요에 따라 수시로 조정이 되곤 하기 때문에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런데, 그 이후에 그 고객의 남편 C로부터 묘한 반응이 왔다.
그렇게 하는게 어디있느냐는 말부터, 서울에는 훨씬 싼데 여기는 왜 이렇게 비싸게 받느냐는 말까지 나왔다.
알아듣게 설명을 함에도 불구하고 C는 아예 들으려고 하질 않았으며, 이번에는 급하니까 그냥 해달라는 퉁명스런 답변만 돌아왔다.
우리도 마음이 너무 불편하였고, 좀 이상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제작을 했다.
그 부부가 그 명함을 찾아갈 때에는 딸이 혼자 있었는데, 그 남편 C가 상당히 화난 표정과 어투로 항의하면서 명함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이게 뭔 변고인가 하고 한참을 생각했는데, 도무지 그들의 의도를 헤아릴 길이 없었다.
불편하고 갑갑한 마음이 들었지만 살다보면 별별 사람이 다 많으니 일상에서 빨리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가 그 얘기를 사람들에게 떠벌리고 다니면서 우리를 비난한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아, 얼마나 황당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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