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13.12.13 14:19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36347&PAGE_CD=N0001&CMPT_CD=M0016
한나라당 대선불복과 막말 총정리
- 김동수 -
▲ 지난 2002년 12월 23일 한나라당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가 열리는 당사 10층 밖에서 이회창씨 지지자들이 수동재검표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
ⓒ 이종호 |
"국정원 댓글이 110만 표의 압도적 차이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다고 대선불복종 운동을 하는지 안타깝다. 2002년 대선 때 친노와 검찰이 김대업을 내세워 병풍(兵風) 공작으로 대선을 치러 50여만 표 박빙 승부를 했어도 우린 대선불복종 운동을 하지 않았다"
- 10월 22일 홍준표 경남지사 트위터
"지난 30여 년간 우리나라에 대선 불복의 역사는 없었다"
- 11일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
새누리당 전신 '한나라당' 대선불복 역사를 돌아 보니
이들 말은 '정말'일까? 박근혜 대통령이 민주주의 시간을 '유신독재'로 돌렸듯이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이 있다는 것을 믿고 과거로 돌아가보자. 유신독재는 40년 전이지만, 돌아가고 싶은 때는 불과 10년 전이다.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은 지난 2002년 12월 22일 '대선무효'를 주장한다. 아니 말로만 주장한 것이 아니라 법적 절차를 밟는다. 대통령 선거일이 19일이니 불과 3일 만이다.
"한나라당은 22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선대위의장단 및 자문위원장단 연석회의를 열고 일부 당원과 인터넷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대선 개표조작설과 관련해 투표함 증거보전을 신청할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키로했다."
- 2002.12.22 <연합뉴스> 한나라 "투표함 보전신청 검토"
기사는 "남경필 대변인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각 지역에서 전자개표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사례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며 '23일 국회의원·지구당위원장연석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달 25일 <연합뉴스>는 <한나라 당선무효소송 제기> 기사에서 "한나라당은 12·19 대선 개표와 관련, 중앙선관위원장을 상대로 당선무효소송과 투표함 증거보전신청을 24일 밤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25일 당 대변인실이 밝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핵심 관계자는 "우리당은 정치적으로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당선무효라는 얘기를 한 적도 없으며 할 생각도 없고 당선자의 권능과 지위를 인정한다"며 "다만 개표 오류나 부정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밝히자는 차원에서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법원은 2003년 1월 15일 첫 심리를 열었다. <조선일보>는 이날 <[대법원] 한나라 당선무효소 15일 첫 심리> 제목 기사에서 "대법원 3부(주심 변재승)는 이번 대통령선거와 관련, 한나라당이 전자개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제기한 당선무효 소송에 대한 첫 심리를 15일 연다"면서 "법원은 이날 재판에서 한나라당의 주장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답변을 들을 계획이며, 한나라당은 특정 개표소에 대한 재검표를 요구하는 증거신청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선무효소만 아니라 선거무효소까지
▲ 서청원 대표는 지난 2003년 1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선 결과에 대한 재검표가 실시된다"며 "담담한 심정으로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 |
ⓒ 오마이뉴스 최경준 |
한나라당은 여기서 머물지 않았다. 같은 달 17일에는 '선거무효 소송'까지 추가로 제기한다. <연합뉴스>는 <한나라당 '선거무효소' 추가제기> 제목 기사에서 "한나라당이 대통령 당선무효 소송과 관련, '예비적으로 선거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청구취지 및 원인 변경신청서'를 대법원에 지난 16일 제출한 것으로 17일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이어 "한나라당은 신청서에서 '중앙선관위가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와 노사모의 불법선거 운동, 선거 당일 인터넷을 통한 선거독려 등을 방치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며 "'따라서 대법원은 주위적으로 당선무효를, 예비적으로 선거무효를 확인해달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당선무효소송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부탁한다.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대선 당선무효소송의 재검표에 대비해 의원들에게 재검표 참관지침서를 배부하고, 재검표 과정에 대한 비디오 테이프를 방영하며 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2002.01.22 <연합뉴스> '한나라 의총 안팎'
대선무효와 증거신청 그리고 선거무효 소송까지 내고 의원들에게 재검표 참관지침서까지 배포한 한나라당이었다. 할 수 있는 일은 다 한 것이다. 이게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한 일이다. 그들 중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도 있었다.
하지만 문재인 18대 대선 민주당 후보와 민주당은 대선무효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지지자들과 시민들이 당선무효소송을 내라고 했지만 문 의원은 단호하게 반대했다. 지난 1월 18일 문 의원은 "많은 분들이 수개표를 위한 당선무효소송 제기를 간절히 요청하셨는데 응하지 않아서 미안하다"며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소송을 제기할 상황도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소송을 반대했다.
특히 그는 "당장 승복이 안 되더라도 양해해 주시길 부탁 드린다"며 "이제 새로운 출발을 받아 들여 달라"며 박근혜 정부 출범에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 이후에도 문 의원은 자신의 입으로 단 한 번도 '당선무효'를 주장한 적이 없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하는 "대선불복이냐"는 말만 들어도 움츠려든다. 한나라당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것이다. 아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80개 개표구 1104만장 개표, 하지만 노무현은 대통령 취임
▲ 지난 2003년 1월 27일 서울 마포 소재 서울지법 서부지원 10층에서 은평구 유권자들의 재검표가 실시되고 있다. 법복을 입은 법관이 투표용지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을 이 지역출신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오른쪽)이 지켜보고 있다. | |
ⓒ 권우성 |
다시 그 때로 돌아가보자. 2003년 1월 27일, 80개 개표구에서 재검표가 일제히 실시됐다. <오마이뉴스>의 <'80개 개표구·투표지 1104만장 재검표 실시> 기사는 이렇게 보도했다.
한나라당은 재검표 대상인 80개 개표구의 해당지역 위원장과 전국구 의원 등 70여 명의 의원 및 위원장, 160명의 당 사무처 요원을 참관위원 등으로 재검표장에 파견키로 하고 사전교육을 마쳤다. 또 법률적 자문을 구하기 위해 당 부정선거방지위원회 소속 변호사 25명도 주요 지역에 파견된다.
기사는 "조해진 부대변인은 26일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이 재검표를 요구한 것은 선거 후 국민 속에 개표과정에 대한 의혹이 강력하게 대두됐기 때문"이라며 "선거 결과에 정치적으로는 승복하지만 전자식 개표방식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이번에 그와 관련된 일체의 불법·부정·오류와 하자의 가능성을 불식하고 의혹의 소지를 말끔히 씻어내는 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재검표 결과 별 문제가 없을 경우 28일경 서청원 대표의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새 정부에 적극 협력한다'는 입장을 천명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노무현 5년 내내 '모독'하고 '하야' 촉구
그런데도 "30년 동안 대선불복이 없다"와 "50만 표로 져도 대선불복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려면 입에 침이나 바르고 하라는 말을 이럴 때 하라고 있는 말이다. 문제는 이것은 시작이지 끝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 후에도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5년 내내 노무현 대통령 '모독'하면서 시간을 다 보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막말'과 '하야 및 탄핵' 관련 발언을 모았다.
노무현에 대한 '막말'모음 |
"현 정부는 정신적으로는 폴 포트 정권과 다름없는 정권"- 2004.11.12. 정두언 의원 '국회대정부질문' "아주 좋게 말하면 가진자로부터 빼앗아 갖지 못한 계층에게 나눠주는 로빈 훗을 흉내내는 '포퓰리즘 정부'이고, 나쁘게 말하면 소수참여 조직원과 추종자들끼리 나눠먹기 체제 구축과 유지에만 혈안이 된 '조폭 스타일, 사회주의 정권'"-2005.08.26 이한구 의원 "두 달 전부터 정신분석 전문가들 만나서 노 대통령에 대한 정신분석을 하고 있다. 우선 하나만 이야기하겠다. 노 대통령의 뇌에 문제가 있다. 노 대통령은 멀티플 아이덴터티(multiple identity), 자아 균열 현상이 굉장히 심하다, 한국과 일본에서 하는 이야기가 다르지만, 둘 다 진정성을 갖고 있다. 이 둘을 연결시키는 고리가 왼쪽에 있는데 이게 문제가 있다"-2005.08.31 공성진 의원 한나라당 연찬회 "식물 대통령 노무현을 타도하고 식물 정권을 때려 부셔서 우리 모두 내년 대선에서 다함께 앞장서자"-2006.7 이규택 한나라당 전당대회 "노무현 대통령이 타고 가던 버스가 시골길에서 교통사고가 나 뒤집히자, 농부가 뛰어가 얼른 노무현 대통령을 묻어버리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경찰이 농부에게 대통령을 왜 묻어버렸냐 묻자, 농부가 그랬답니다. 아직도 그 사람 말을 믿느냐"-2007.06.06 이재오 의원 "막말의 극치를 보는 것 같다. 마치 드라마 '왕건'에서 궁예의 말로(末路)를 보는 듯해 처연한 심정을 가눌 길 없다"-2007.06.06 김형오 의원 |
노무현 '하야' 및 '탄핵' 모음 |
"(고건)총리로서 대통령에게 탄핵 소추의 불명예를 안는 것보다 용단을 내려 하야할 것을 건의할 용의가 없느냐"-2003.06.12 박진 의원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한 국회 해임건의안을 끝내 거부할 경우 대통령직 하야권고 결의안을 내는 등 강도높은 투쟁을 전개하겠다."-2003.09.09 유흥수 의원 "노무현 대통령의 비리가 드러날 경우에는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 탄핵은 대통령 비리에 관련된 사안인 만큼 재신임 국민투표와는 별개의 사안"-2003.10.14 남경필 의원 "지금 바로 대통령 탄핵으로 가자는 것은 아니지만 최도술씨 비리가 드러날 경우에 추진하자는 것이다."-2003.10 오세훈 의원 "대통령의 위법사항이 구체적으로 드러났을 때, 탄핵을 검토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2003.10 김문수 의원 "검찰 수사 도중에 재신임 문제가 터졌기 때문에, 이해시비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사퇴해야 한다."-2003.10 이규택 의원 "대통령이 하야를 빨리 할수록 한국경제의 회생 가능성이 높아진다"-2005.08.26 이한구 의원 "대통령의 임기는 존중돼야 하지만 '권력을 통째로 내놓겠다'고 하면서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하고 있으니 이 난국을 헤쳐 나갈 능력과 자신이 없다면 구차한 변명이나 조건 없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도 이 정권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2005.08.30 이상배 의원 "대통령직에 충실하지 않으려면 조용히 물러나라."-2005.09.03 이재오 의원 |
이뿐 아니다, <오마이뉴스>가 노무현 대통령 집권 6개월을 맞아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에 대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정리해 보도했다. "귀태"와 "아버지 전철"같은 발언은 아무 것도 아님을 알 수 있다.
"노 대통령과 개구리가 닮았다"(박주천·김병호 의원)
"행자부 장관 해임안 제출은 노무현 정권 퇴진 운동의 시발점이다"(유흥수 의원)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최병렬 대표)
"마치 히틀러의 나치스 친위대와 중국 문화혁명시대의 홍위병과 같다"(박종희 의원)
"대통령 탄핵과 하야도 검토해야 한다"(김용갑·박진 의원)
"노무현 대통령의 방일외교는 "등신외교"의 표상으로 기록될 것이다"(이상배 의원)
- 2003.08.24 <오마이뉴스> 한나라당, 노무현 6개월 발언록 종합정리
박근혜 "노무현 정권은 '파괴정권'"...김기춘 "노무현은 사이코'"
▲ 한나라당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는 지난 4월 28일 저녁 전남 곡성 봉조리 농촌체험마을에서 '환생경제'를 창단기념으로 공연했다. 공연을 마치고 박근혜 대표와 어머니 '박근애'역을 맡은 이혜훈 의원등이 인사하고 있다. | |
ⓒ 이종호 |
▲ 한나라당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는 지난 2004년 4월 28일 저녁 전남 곡성 봉조리 농촌체험마을에서 '환생경제'를 창단기념으로 공연했다. 공연을 마치고 박근혜 대표가 아버지 '노가리'역을 맡은 주호영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 |
ⓒ 이종호 |
노무현 모독 결정판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환생경제'다. 2004년 8월 한나라당 의원 24명은 '환생경제' 연극을 통해 "육시랄 놈", "거시기 달 자격도 없는 놈", "개쌍놈", "X알 달 자격도 없는 놈" 같은 입에도 담지 못할 막말과 저급한 말을 쏟아냈다. 그 자리에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앉아서 봤다.
박 대통령도 노무현 정권을 "파괴정권"으로 불렀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2006년 12월22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사이코다. 자기 감정도 조절하지 못하고 자제력이 없다"며 "그러니 나라가 이 꼬라지지"라며 노 대통령을 사이코라고 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은 더 이상 나라와 국민을 혼란과 불안에 몰아넣지 말고 하야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실제로 김기춘 실장은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검사 역할을 담당했다. 지금 문재인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나라와 국민을 혼란과 불안에 몰아넣지 말고 하야해야 한다"고 하면 김기춘 실장을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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