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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13/12/26 21:56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3/12/26/0200000000AKR20131226212100098.HTML?input=1179m

 

<철도 민영화 외국사례> ②독일, 간선·지선 분리운영

 

주식 매각 시도 중단…서비스 저하 지적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독일 기본법(헌법)은 기본적 경제질서로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 전 분야에 걸쳐 공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교통, 통신, 전기, 가스, 수도, 난방, 금융 부문에 이르기까지 공공 서비스의 대부분은 공기업이 제공했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공공 부문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아울러 정부도 공기업 운영으로 인한 부담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면서 대형 공기업의 민영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공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되면서 정부는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해 상당한 재정 수입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독일 공기업의 민영화는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1950년대 말에 시작됐으나 본격적인 민영화는 통일 이후인 1990년대에 이뤄졌다.

 

독일 정부는 1995년 유럽 최대의 통신 기업인 도이체텔레콤의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했으며 2000년에는 독점 체신 업체인 도이체포스트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민영화됐다. 또한 1990년대에는 전기, 가스 등의 에너지 기업의 민영화를 단행함으로써 공공 서비스 분야의 민영화 시대를 열었다. 독일 정부는 1990년대에 철도 민영화 방침을 정하고, 국영철도회사를 지주회사와 사업 부문별 5개 자회사로 전환했다. 그 뒤 분할 민영화 시도가 이어졌다.

 

독일 정부는 적자 누적으로 경영위기에 처해 있는 국영철도회사인 도이체반의 민영화를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 추진하기 시작했다. 민영화 이후 고용 승계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민영화 과정이 지연되기는 했지만 2008년 독일 대연정 정부가 도이체반의 부분 민영화 방안에 합의함으로써 민영화의 길로 들어섰다. 독일 정부는 철도망과 역사 등의 고정자산은 국가 소유로 남기고 철도 영업 부문은 분리하는 방식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도이체반 지주회사와 자회사들을 모두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주식 매각을 시도했다. 그러나 2008년 세계경제 위기의 여파로 상장을 통한 주식 매각 추진은 중단된 상태다. 정부 보유 주식 매각에 대해서는 반대 여론이 높아 앞으로도 주식 매각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독일의 간선 철도 운행은 도이체반이 대부분 맡고 지선 철도 운영은 200여개 공기업 및 민간 기업이 맡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도이체반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간선 철도의 98%를 도이체반이 운영하고 있고 지선을 운영하는 민간 회사들을 통제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지선 운영회사들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도이체반은 부분 민영화 이후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또한 비용 절감을 위해 철도 관리 비용을 줄였다. 1990년대 이후 철도 산업 전체에서 인력 15만여 명이 줄고 안전 관련 투자가 축소됐다. 이런 민영화 과정 때문에 열차의 정시 운행률이 떨어지고 안전사고가 늘어나는 등 철도 서비스가 저하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회원국들의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해 만성적자로 부실에 처해 있는 각국의 국영철도회사를 민영화하는 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지난 2003년 결의에서 각국의 국영 철도를 2008년까지 경쟁 체제로 전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그리스, 포르투갈 등 남유럽 재정 위기 국가에 대해 국영철도 민영화 등 공공부문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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