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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2014. 7. 13.

 

시인 정상일의 시....

 

 

심순영

 

- 정상일 -

 

검고 깊은 우물이 있습니다.

가끔 몇개의 별들이 잠기거나

혹은 날리던 갈잎이 내리기도 하지만

굳이 건져내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지순한 사내 하나가 우물 곁에서

날마다 소소한 일상을 쓸어줍니다.

우물 속에서 들리는 이야기들에

가만가만 귀를 대는 사내 앞으로 다정한 바람이 지나갑니다.

높지도 낮지도 않지만

누구보다 분명한 음계를 가진 바람은 어쩌면 우물의 목소리입니다.

 

세상을 깊이 품어 올리는 우물엔

오늘도 착한 사내가 두레박을 내립니다.

물결이 잠깐 출렁이고 정돈된 어둠은 이내 깊어집니다.

날마다 세상의 알몸을 들여다보며 순수한 고뇌와 뜨거운 침묵을 쌓아가는 여기,

검고 깊은 우물이 있습니다. 

 

***

시인 정상일은

내 아내 심순영의 호를 玄井이라 짓고,

그 의미를 새기며 시를 써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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