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등하냐 주종관계냐
정당의 이합집산을 자주 목도하는 현실에서 지금과 2007년은 명백히 대비되는 점이 있다.
2007년, 김한길이 20여명의 의원들을 몰고서 기세좋게 뛰쳐나갔을 때는 서로간에 비슷한 위치에 있던 사람들끼리 들고일어나서 박차고 나가 당을 만들고 힘을 합칠 수 있었다. 두드러진 두목급이 없었으니 말이다.
2016년, 지금은 그때와는 분명 다르다. 안철수가 먼저 치고 나가서 '안철수 신당'을 만든다고 떠들고 나서 그를 좇는 나머지 무리들이 하나 둘 합세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로 동등하다고 생각했던 2007년의 경우와 다르게 지금은 분명히 안철수 우산 속으로 들어가는 모양세라고 아니할 수 없다. 대부분의 언론에서 '안철수 신당'이라고 일컫는 상황에서는 안철수와 그에게 합류하는 자들 사이에 일종의 '주종관계'가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이다. 본인들은 아니라고 우기겠지만 그런게 보통의 인간 군상들 아니겠는가...
다음의 질문과 답변이 그런 사례를 대변한다고 하겠다.
PBC 광주 평화방송 <함께하는 세상, 오늘> 2015. 12. 22
아마도 앵커의 질문에 황주홍은 당황한 모양이다. 정치학 박사학위를 갖고있다는 황주홍의 입장에서는 '최측근'이라는 단어 사용에 전문적이고 부정적인 뜻을 표하면서도 안철수와 자신과의 관계를 구구절절 해명하기 바쁘다. 서로가 대등하고 평등하게 가야한다며 당위론적 말을 하는건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그렇게 되길 바란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그러다가 급기야는 "저는 제가 안철수 전 대표의 휘하에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라며 속내를 드러내며 이실직고 해버린다. 안철수의 휘하에 있다는...
친노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뛰쳐나간 황주홍 등은 안철수의 '휘하'에서 그의 패권정치를 '대등하게' 받아들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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