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괴산 이야기/괴산 관광

가마솥만들기-세계최대의 가마솥이 만들어집니다(오마이뉴스 040715)

by 마리산인1324 2007. 1. 6.

 

<오마이뉴스>

http://life.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198003&ar_seq=

2004-07-15 12:05

 

 

세계 최대의 무쇠밥솥이 만들어집니다
[현장 보고] 충북 괴산에서 미리 잡아 본 '톡종'
    임윤수(zzzohmy) 기자   
가끔 언론들이 특종이라고 보도한 것이 오보로 판명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걸 보았습니다. 왜들 그렇게 특종을 좋아하나 모르겠습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튀고 싶어 하는 내재적인 뭔가가 특종을 선호하게 하는 모양입니다. 제게도 그런 뭔가가 있습니다.

▲ 수영장을 만들기 위한 웅덩이냐 구요? 아닙니다. 세계최대의 무쇠밥솥을 만들기 위한 조형장으로 활용될 공간입니다.
ⓒ2004 임윤수
특종이란 게 알고 보면 별 것 아닐 때도 종종 있습니다. 단지 남들보다 조금 일찍 알아 남들이 관심 가질만한 사실을 먼저 보도하는 걸 특종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특종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단한 걸 기대합니다. 그런데 가치에 따라 그 특종이란 게 왜 특종인지 궁금할 때도 있습니다. 특종도 특종 나름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 특종이 아니라 '톡종'을 미리 잡아보았습니다.

▲ 만들어질 솥뚜껑 안쪽이 될 부분입니다. 뒤쪽으로 보이는 가정용 가스통으로 그 크기를 미루어 보십시오. 이 위에 다음사진에 보이는 솥뚜껑을 음으로 조형한 상형을 포개놓으며 발생하는 공간에 쇳물이 들어가면 그게 솥뚜껑이 되는 겁니다.
ⓒ2004 임윤수
세계에서 제일 큰 무쇠밥솥, 무려 4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한꺼번에 먹을 분량의 밥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세계 최대의 무쇠밥솥이 만들어지고 있는 현장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이게 특종은 못될지 모르지만 톡톡 튀는 소식은 될 듯하여 '톡종'이라고 하였습니다.

누구든 뭔가를 소개할 때 최고나 최대 그리고 최초란 접두어를 붙입니다. 그건 대단한 걸 소개하는 것이며 관계자들은 그렇게 소개되기를 좋아할 겁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최대니 최고니 하는 접두어가 붙으면 유망한 산업 중 T-브라더즈 산업이라고도 하는 나노산업(NT)이나 생명과학산업(BT) 또는 정보산업(IT) 소위 잘 나가는 분야에서 뭔가 대단한 걸 발명하거나 생산했나보다 하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 솥뚜껑 바깥쪽이 될 부분의 문양입니다. 용천 할 듯한 용과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 그리고 국화인 무궁화가 솥뚜껑 문양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2004 임윤수
기꺼이 '세계최대'란 수식어를 붙여 소개하는 ‘톡종’은 가장 재래적이지만 그런 수식어를 붙이는데 전혀 손색이 없는 내용입니다. 어찌 보면 무모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가장 한국적인 정서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시대적 감각과는 조금 동떨어진 듯하지만 최대란 접두어를 사용하는데 조금도 주저함 없이 무쇠밥솥이 만들어지고 있는 현장을 소개합니다.

집에 밥솥 하나씩은 다 있을 겁니다. 식구 수에 따라 4∼5인용일 수도 있고 그보다 조금 큰 10인용 정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보았던 가장 큰 밥솥은 몇 사람이나 먹을 수 있는 밥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크기였습니까?

▲ 만들어질 밥솥의 크기를 어림할 수 있는 거푸집입니다. 솥을 엎어놓은 형태입니다. 이 거푸집은 솥 모양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이 거푸집을 이용해 솥 모양의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 녹인 쇳물을 채우면 그게 밥솥이 됩니다.
ⓒ2004 임윤수
모르긴 몰라도 기껏 기억해 낼 수 있는 건 어릴 때 동네에서 보았던 시커먼 가마솥일 것입니다. 동네 어느 집에 잔치가 있거나 누군가가 돌아가셔서 많은 사람이 먹을 음식을 마련할 때면 마을에서 제일 큰 무쇠밥솥을 화덕에 올려놓고 장작불을 때 밥을 하거나 국을 끓이는 것을 보았을 테니 말입니다.

그 시절 동네에서 사용하던 무쇠밥솥의 크기도 만만치 않아 작은 아이 하나쯤은 목욕을 하기에 충분했을 겁니다. 또 커다란 무쇠 가마솥을 볼 수 있었던 건 쇠죽을 끓이거나 군불을 때며 물을 데우던 사랑방 부엌에 걸린 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무쇠 솥도 언제부턴가 드라마나 기억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물건이 되어버렸습니다.

▲ 거푸집안쪽은 마치 돔 경기장 내부를 방불케 하고 있습니다. 작업자의 크기와 공간을 비교해 보면 수영도 충분할 듯합니다. 사진의 위쪽이 밥솥 바닥이 될 부분입니다.
ⓒ2004 임윤수
근래에 들어 가장 큰 밥솥은 언제 보셨습니까? 혹시 군대를 갔다 온 남자 중 취사병 출신이라면 본인이 취급했던 군대 밥솥이 제일 크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 곳에 있는 밥솥도 한꺼번에 4만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 이 밥솥과는 비교가 안 될 것입니다.

세계 최대라고 소개하는 이 가마솥은 높이가 어른 키보다 높은 2m에 직경이 5.5m로 둘레가 15.7m나 된다고 하니 바쁘게 행주질이라도 하게 된다면 숨이 찰 지경이 될 듯합니다. 솥에 물을 채우려면 20리터짜리 물통 1550개는 넣어야 채워지는 부피 31㎥라고 하니 웬만한 수영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일차적으로 솥뚜껑을 먼저 만들고 다음에 솥 몸체가 만들어집니다. 풀장처럼 움푹한 조형 공간은 연속해서 사용될 조형장입니다.
ⓒ2004 임윤수
속리산 법주사에 다녀오신 분들은 그곳에 있는 커다란 무쇠밥솥을 보고 그 크기에 입을 다물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만들어지고 있는 이 가마솥은 지름 2.7m에 높이가 1.2m되는 법주사 가마솥보다 전체 체적이 7∼8배나 된다고 하니 언뜻 그 크기가 짐작되지 않을 겁니다.

평균 두께가 5㎝나 되는 솥의 무게는 체중 65Kg인 성인 230명 무게에 해당하는 15톤이며, 솥뚜껑 무게만도 족히 5톤은 넘을 듯합니다. 한꺼번에 80㎏짜리 쌀 50가마를 넣어 밥을 지을 수 있다고 하니 무려 4만여 명이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분량의 밥이 된다고 합니다. 솥 무게에 뚜껑 무게 그리고 채워지는 쌀과 물의 무게를 다 합하면 30톤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준비가 다 끝나면 쇳물을 펑펑 쏟아낼 2기의 용선로도 깨끗하게 수리되어 그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04 임윤수
용광로란?
정확한 용어를 알고 갑시다

많은 사람들이 노(爐)에서 쇳물이 나오는 광경을 보면 '용광로에서 쇳물이 나온다'고 표현을 합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용광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으로 '용해로'란 표현을 사용하는 게 적당합니다.

용광로(熔鑛爐)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광산에서 채굴한 돌덩이 형태의 광석(鑛石)을 녹여 금속의 가장 기본인 선철 등을 생산하는 노로 포항제철소 등에서 제한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노는 광석을 용해하는 것이 아니고 고철이나 용광로에서 생산된 선철 등을 용해하는 것이므로 '용해로'란 표현이 적당합니다. 물론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면 노의 특성이나 사용열원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고 그 특성을 들어 고주파로, 아크로 등으로 구분합니다.

또한 용도나 목적에 따라 열처리로, 용해로 등으로 구분되지만 일반적으로 쇳물을 생산하는 노는 그냥 '노'라고 하던지 정확하게 '용해로' 라고 표현하는 게 적당합니다. 특히 이번에 무쇠밥솥을 만드는데 사용될 노의 경우는 녹이는 주재료가 용광로에서 생산되는 선철(銑鐵)을 녹이는 것이기에 용선로(熔銑爐, Cupola)라고 합니다. / 임윤수 기자
이런 엄청난 무쇠밥솥이 만들고 만들어지는 곳은 충북 괴산입니다. 군민이 약 4만 명인 괴산군에서 이 무쇠밥솥에 밥을 하여 나누어 먹게 되면 괴산 군민은 명실공히 '한솥밥 식구'들이 되는 겁니다. 군 단위의 사람들이 '한솥밥식구'가 된다는 것 또한 세계 유일의 경우가 될 듯합니다.

무쇠밥솥을 만들려면 원재료인 고철이 다량으로 필요하게 됩니다. 괴산군에서는 군민들이 자발적으로 고철 모으기 운동을 벌여 시가 2800만원 상당의 고철과 1억9천만원의 성금을 모아 솥 만들기 종자돈을 마련했습니다. 물론 별도의 군 예산이 지원되어 3억7천만원이란 예산으로 이 세계 최대의 무쇠밥솥을 만들고, 보관과 사용에 필요한 시설비를 충당합니다.

결국 괴산 군민들은 십시일반(十匙一飯)을 실천함으로 4만 군민을 '한솥밥 식구'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세계 최대의 무쇠밥솥을 소유했습니다.

▲ 철제로 만들어진 거푸집과 함께 조형에 사용된 주물사가 준비되고 있습니다. 주물사는 모래에 물유리를 넣어 잘 섞어 준비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만큼 강도를 주어 조형을 한 다음 이산화탄산가스를 넣으면 딱딱하게 굳어 솥이 만들어질 공간을 유지해 줍니다.
ⓒ2004 임윤수
넉넉하지 않은 예산으로 전무후무할 세계 최대 규모의 무쇠밥솥을 만들다보니 생산현장에서는 산고(産苦) 같은 시행착오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에는 솥뚜껑을 주조하기 위해 합형을 시도하다가 중량을 초과하여 작업을 중단하고 만들어진 상형을 해체하였습니다. 현재는 그 솥뚜껑을 다시 조형하고 있습니다.

당일 작업현장에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은 산고에 고통을 더해주는 또 다른 요인이 되었을 겁니다. 차분하게 일하여도 예기치 않게 발생되는 문제가 많을 텐데…. 눈이 부실 만큼 밝은 플래시를 켠 방송용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람들이 주변에서 부산스럽게 하니 집중력이 분산되고, 작은 실수에 당황하다보니 절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나 봅니다. 결국 그때 작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만들어질 세계최대 무쇠밥솥의 모형입니다. 비록 모형이지만 그 무게가 혼자 들기엔 버거울 정도입니다.
ⓒ2004 임윤수
무쇠 솥을 만들기 위해 녹여내는 쇳물은 1500도가 넘습니다. 더구나 같은 용량이라 해도 무쇠는 물보다 7.3배 정도 더 무겁습니다. 자칫 닿기라도 하면 화상을 넘어 치명적인 사고가 될지도 모를 고온의 쇳물을 한꺼번에 다량으로 취급하니 긴장하고 있는 터에 주변 분위기조차 그랬으니 일단의 산고는 수포가 되는 결과가 된 겁니다.

어떻게 되었던 이번 달 말쯤이면 세계 최대 규모의 무쇠밥솥이 충북 괴산에 탄생하게 됩니다. 무쇠밥솥으로 지어낸 밥은 오는 8월 28일 맛볼 수 있다고 합니다. 매년 여름에 군 특산품인 청결고추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괴산청결고추 축제’가 시작되는 그날, 밥을 하여 시식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 용이 금방 승천이라도 할 듯합니다. 세계 최대의 무쇠밥솥을 만든 괴산 군민 모두에게 행운이 주어지고 한솥밥식구로 손색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2004 임윤수
십시일반의 성금으로 세계 최대의 무쇠밥솥을 만들고 있는 괴산 사람들은 한결 같은 마음으로 당신을 톡종 속의 '한솥밥 식구'로 초대하고 싶어합니다. 올 여름 세계 최대의 무쇠밥솥이 만들어 낼 대규모 한솥밥 축제에 한솥밥식구로 동참하는 것 어떻습니까? 도랑 치고 가재 잡듯 한솥밥 식구 되고,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겁니다.
무쇠밥솥의 밥맛 비결과 제조과정, 무쇠밥솥을 만든 주인공들에 관한 내용은 무쇠밥솥이 완성된 후 다시 소개됩니다.
  2004-07-15 12:05
ⓒ 2007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