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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이야기/괴산 관광

가마솥만들기-제작현장에서 사고발생(오마이뉴스 050429)

by 마리산인1324 2007. 1. 6.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252231

2005-04-29 12:55

 

 

세계최대 무쇠밥솥 제작 현장서 사고 발생
다시 한 번 과감한 결단과 대책을 기대한다
    임윤수(zzzohmy) 기자   
하루에도 수십 수백 건의 사고나 사건이 발생한다. 그렇게 많은 사고나 사건이 발생하지만 정작 그것들을 직접 목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물론 그 사건이나 사고의 주인공이 되는 불행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말이다.

▲ 몸에 불이 붙었던 부상자가 사고현장을 빠져나와 응급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2005 임윤수
그러나 더 어려운 것은 순간적으로 벌어지는 그 사건이나 사건을 순간포착으로 기록할 기회는 쉽사리 주어지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기자는 어제 그 사고 순간을 포착하는 기회가 있었지만, 과감하게 그 기회를 포기했다. 그리고 다소 마음의 짐을 던 상태에서 글을 쓴다.

평소 관심이 있어 자주 찾아가던 세계최대 무쇠밥솥 제작 현장에서 작은 폭발 사고가 발생한 시간은 28일 오후 1시 25분이었다. 2기의 용해로(용선로)에서 쇳물을 녹이다 1기의 로에 문제가 생겨 작업을 중단하고 로의 밑 뚜껑(노상)을 해체하면서 발생한 사고였다.

용해 작업이 중단되고 노상이 열리는 것을 보고 기자는 작업장을 막 빠져나오고 있었다. 집이라면 방 안의 문턱을 넘는 순간쯤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때 갑자기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뿌연 수증기가 후폭풍처럼 밀려들었고, 작업장 안에 있던 사람들이 총알처럼 튀어나오고 있었다.

1초, 2초, 3초. 약 3초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안쪽에서 "어구구"하는 사람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본능적으로 안쪽을 들여다보니 몸에 불이 붙은 사람이 시멘트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그때 기자의 손에는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그냥 셔터만 눌러대면 그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그런 순간이었다.

▲ 전화를 하고 채 5분이 되지 않아 출동을 하였으니 119의 출동은 정말 빨랐다.
ⓒ2005 임윤수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사진을 찍을 것이냐 아니면 카메라를 내려놓고 사람을 구할 것이냐'를 고민할 틈도 없이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내던지다시피 땅바닥에 내려놓고 그 사람에게 달려들어 그 사람의 바지에 붙은 불을 끄고 있었다. 그러고 있는 사이 다른 사람이 호스를 들고 와 물을 뿌리면서 불은 바로 끌 수 있었다.

너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있었고 119에 신고조차 못하고 있었다. 전화기를 꺼내 119에 전화를 하고, 다시 한 번 독촉 전화를 하고 나서야 팽개쳤던 카메라를 집어 들고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 경찰, 소방관등이 현장 관계자로부터 사고개요를 설명 듣고 있다.
ⓒ2005 임윤수
물은 액체 상태에서 수증기로 변하면서 약 1244배로 팽창하게 된다. 사고의 작업장 현장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물이 뿌려져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노상이 열리면서 흘러내린 고온의 용탕(쇳물)이 물이 있는 곳으로 흘러들었고, 고온의 열에 의해 물이 순간적으로 수증기로 기화되며 발생하는 팽압이 '펑'하는 폭발음을 냈다. 이 팽압으로 쇳물이 파편처럼 비산하며 주변에 있던 작업자들의 옷가지 등에 달라붙어 발화한 것이다.

말로만 듣던 119는 정말 빨랐다. 하반신에 심한 부상이 예상되는 부상자와 주변에 있던 다른 부상자까지 3명이 119 응급차에 올라 사고현장을 빠져나가기까지는 7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 군청에서 나온 관계자들도 사고현장에서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2005 임윤수
부상자들이 응급 후송되고 나서 몇 대의 경찰차가 출동하고 소방관들 그리고 군청 관계자들이 모여들었다. 오모(58세)씨 등 부상자는 지방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시설이 여의치 않아 서울에 있는 화상전문 병원으로 다시 이송되었다고 한다.

▲ 노상이 열린 용해로에서는 계속해서 잔탕이 흘러내리고 있다.
ⓒ2005 임윤수
기자는 지난 2004년 8월 4일 본 <오마이뉴스>에 '세계최대 무쇠밥솥 만들기, 전면적 검토 필요' 부제, '현재 시설과 조건으로는 역부족... 주먹구구식 계획에 인명 사고 우려'란 제목으로 이미 이 현장에서 발생할 사고를 예고하였으며 이에 대한 대책을 철저하게 강구할 것을 제시한 바 있다.



▲ 부상자가 쓰고 있던 모자가 바닥에 방치되어 있다. 속히 쾌유되길 바랄 뿐이다.
ⓒ2005 임윤수
다시 한번 기자의 소견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이번 사고는 예고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지금과 같은 여건에서 무리한 추진은 더 엄청난 사고를 가져올 거라는 생각이기에 관련자들의 과감한 결단과 대책을 촉구한다.
한 사업자에겐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기에 기사를 올리려 하지 않았으나, 사고 소식은 이미 지방방송에 보도되었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촉구하는 마음에서 기사를 송고한다.

임윤수 기자는 재료공학을 전공한 공학박사입니다.
  2005-04-2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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