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닮은 사람들> 2006-07-20 10:35:40 http://www.naturei.net/CONTENTS/contents_view.html?section=2&category=77&code=3621
호밀을 이용한 무경운, 무농약, 무비료 안성 DMZ농장 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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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오랜 기간에 걸쳐 터득한 농사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하는 최준열씨의 검게 그을린 얼굴은, 정말 아름다운 농부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 ||||||||||||||||||||||||||||||||||||||||||
7/14일, 사단법인 ‘토종연구회’ 주관으로 자연농업 회원인 최준열씨의 안성 DMZ농장(http://www.dmz.pe.kr) 견학이 있었습니다. 토종연구회 회원뿐만 아니라 많은 자연농업 회원 분들이 참석하였습니다. 멀리 경북 상주와 속초에서 오신 분도 있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삼삼오오 모여, 최준열씨의 안내로 콩농장을 둘러보았습니다. ‘호밀을 이용한 무경운, 무농약, 무비료, 무비닐, 무퇴비 농사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궁금한 점 등을 즉석에서 물어보았습니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현장학습시간이 되었습니다.
5만평에 이르는 콩밭은, 멀리서보면 콩밭인지, 풀밭인지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자연농업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농장 주인이 게을러 콩농사를 망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가보면, 한 줄 건너 한 줄 간격으로 콩과 호밀이 자라고, 어느 정도의 잡초가 공생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웃에 콩대만 있는 콩밭과 비교해 결코 콩의 생육상태가 부진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참석하신 분들이 이 정도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퇴비주고 유기농 농사한다고 하지마라. 퇴비주고 풀을 제어하려면 도저히 안 된다. 퇴비 많이 주게 되면 또 반드시 벌레가 많이 꼬인다. 이것 방제하려면 농약 안할 수 없다. 어찌 유기농 농사가 가능하겠는가.’ 과거 30여 년간 여러 잡곡을 대규모로 재배한 최준열씨의 경험에서 나온 확고한 신념입니다. 어떤 분이 거름 안 주고 농사가 되느냐고 반문합니다. ‘퇴비를 넣어주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저는 미생물집을 만들어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퇴비 대신 호밀을 심고 잡초와 공생하도록 해서 그것들이 뿌리를 깊게 내리면 그게 미생물집이 됩니다. 호밀을 이용하면 장점이 또 있는데, 수확량도 늘 뿐더러, 성숙이 덜 된, 미숙과가 현저히 줄어듭니다.’
잡초도 맨다는 생각보다는 이발하듯이 깎아줘야 한다고 합니다. 잡초를 없애버리고 한 작물을 계속해서 농사를 짓게 되면 반드시 연작장애가 일어난다고 합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여러 다양한 생물 종이 공생하도록 하되, 심지어 잡초까지도 용인해야 한다고 합니다. 대신 잡초는 콩의 생장을 방해하므로, 겨울에 미생물 집을 만들어주고, 여름에는 죽는 풀이 없을까 찾았는데 그것이 바로 호밀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호밀을 이용해 먼저 농사를 짓고 있던 영월의 이동춘씨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분의 위대한 점은, 최초로 호밀을 이용해 잡곡농사를 지은 것이 아닙니다. 이전에도 호밀이나 보리, 밀 등을 이용한 농사는 있어 왔습니다. 그분의 위대한 업적이자 혁명적인 것은 호밀 파종을 산파가 아닌 점파로 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규모 기계화 영농이 가능해졌습니다.’ 70cm 간격으로 30~40알의 호밀 씨앗을, 파종기를 이용해 20cm 마다 줄을 지어 점파를 하는 것의 장점은, 로터리를 칠 필요가 없고, 콩의 생장은 방해하지 않으면서 타감작용으로 다른 잡초 발생은 억제하는 효과를 거둔다고 합니다.
올해 처음, 5만평의 콩농사에 이 방식을 도입하여, 3/23일에 파종기를 이용해 호밀을 점파하고 6/5~10일 사이에 콩을 심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곳이 과거 황기 밭으로 1m이상을 파헤친 척박한 땅이라 애초 기대한 만큼 호밀이 자라주지 않아 콩을 심을 시기에 땅이 여전히 단단한 문제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부는 부득불 관리기를 이용해 얕게 로터리 후 콩을 심어야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호밀을 가을에 파종할 생각이라고 합니다. 방법은, 올 10월초에 파종기를 이용해 봄과 마찬가지로 호밀을 점파합니다. 10월초를 넘기면 흙으로 덮어줘야 하지만 이때라면 그냥 뿌려줘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5월초, 호밀이 출수되기 전, 자빠뜨려서 1개월가량의 기간에 호밀이 삭아지도록 두고, 6월 5~10일 사이에 그 위에 로터리 없이 콩을 파종기를 이용해 심습니다. 이렇게 하면 삭은 호밀 멀칭으로 잡초 발생은 억제 되고 콩은 건강하게 자랄 것입니다. 그리고 가을 추수기엔 날개를 단 예초기로 수확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정말 무경운, 무농약, 무비료, 무비닐, 무퇴비의 획기적인 콩농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합니다.
공무원이면서 주말을 이용해 강원도 홍천에서 같은 방식으로 2천여 평의 콩농사를 짓고 있는 이해원씨는 바쁘기는 해도 주말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것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역시 강원도 화천에서 올해 처음 2,500평의 콩 농사를 시작한 자연농업 회원 분은, 올해 농사를 늦게 시작해 호밀을 이용하지 못했는데, 올 가을에는 이 방법으로 농사를 짓겠다고 합니다. 다만, 짓고 있는 밭이 돌밭이라 파종기가 어려울 것이라 하니, 옆에서 이해원씨가 가을파종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거듭니다.
점심시간에 근처 식당으로 이동해 굴밥으로 맛난 점심을 먹고, 전체적으로 다시 최준열씨의 농사방법 소개와 질문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연농업 회원 분들 중엔 몇 번 뵌 분도 있지만 처음 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댓글은 안 달았지만 저희 자연을닮은사람들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고 행사를 알게 되어 참가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소리는 나지 않지만 조용하게 회원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입니다. 이번 행사 내내, 본인이 오랜 기간에 걸쳐 터득한 농사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하는 최준열씨의 검게 그을린 얼굴은, 정말 아름다운 농부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 자신의 열정과 소망처럼, 무경운, 무농약, 무비료, 무비닐, 무퇴비의 획기적인 대규모 콩농사 방법이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우리 농가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 ||||||||||||||||||||||||||||||||||||||||||
유걸 기자 [2006-07-20 10:35: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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