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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사회

내가 만나 본 부르스 커밍스 교수

by 마리산인1324 2007. 2. 17.

 

2007/02/16 05:51 

http://wnetwork.hani.co.kr/caballo/4974

 

 

내가 만나 본 부르스 커밍스 교수

 

 

 

한국의 현대사를 이야기할 때 커밍스 교수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에 대해서는 반한 인사 혹은 수정주의 역사학자로 평가가 엇갈린다.

 

한국의 군사정권 시절 커밍스 교수의 '한국 전쟁의 기원'은 운동권 학생들에게 바이블로 통했지만 보수우익학자들 사이에서는 커밍스 교수의 한국역사 판단에 반론을 제기해온 것이 사실이다.

일부의 주장처럼 반한 인사인가, 아니면 진정한 한국의 역사학자인가.

 

           <현지 학계인사들과 대화 중인 커밍스 교수>

커밍스 교수가 밝힌 한국과의 인연은 군사정권 시절이었던 60년대 초 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한국으로 파견돼 마포구 동교동에 거처를 정한 때부터 시작된다.

 

당시 가택연금과 혹독한 정치적인 박해를 받은 대중 전 대통령의 이웃으로 살게 된 묘한 인연은 이 젊은 미국인으로 하여금 평생 한국의 현대사를 연구하게 한 것이다.

한국 음식 중 설렁탕과 막걸리를 가장 좋아한다는 커밍스 교수는 미국계 지성인이라기 보다는 한국의 털털한 시골아저씨 같은 편한 스타일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한국 사랑은 부인이 한국인이라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그의 부인인 메르디트 우 여사 역시 현재 미시간 대학의 정치학 교수이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아르헨티나에서 만나본 그와의 인연을 소개할까 한다.

 

커밍스 교수 가족의 아르헨 나드리는 Bs.As 대학이 번역해 출판한 한국의 태양이 뜨는 곳(Korea’s Place in the sun)’ 출판기념회를 위해서였다. 재아 한인들에게는 아르헨티나에서 최초로 스페인어 판 한국의 현대사 책이라는 의미를 지닌 뜻 깊은 행사였다.

Bs.As
대학 초청으로 아르헨티나에 온 커밍스 교수 가족을 공항에서 만나 한국학 강의를 위해 꼬르도바로 떠나기까지 5시간 가까이 그와 가족의 가이드가 돼 시내관광을 하면서 나눈 대화들을 정리해본다.

 

        <국회의사당 앞에 선 커밍스 부부와 두 아들 얀(19)과 벤(15).>

 

-왜 한국의 현대사 이야기의 책 제목을태양이 뜨는 곳이라고 했나.

많은 한국인 친구들이 똑같은 질문을 많이 했다.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은 일본국기를 상징한다고 믿는 한국인 친구들은 일본을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떠오르는 태양은 19세기 독일의 정치지도자들도 독일을 상징한다고 믿었다. 당시 독일은 군사적인 파워와 공업분야가 떠오르는 태양처럼 부상했다. 나는 태양은 한국인들이 역사적으로 숭배하는 믿음과 같았다고 생각한다. 석굴암의 부처의 이마에 비친 태양은 떠오르는 한국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내 생각에는 일본이 이런 한국인들의 태양에 대한 믿음을 전수받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제목을 한국의 현대사라고 하지 않고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한데는 이런 한국의 역사에서 영감을 받아 붙인 것이다
.”

-
언제 초판 발행을 했나
.

“1997
년이다. 처음 1만부를 발행했는데 인기가 좋아 2 3판을 계속 발간하게 됐다. 이 책은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도 번역돼 판매 중에 있다
.”

-
이 책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

일부 한국의 역사학자들이 나의 의견에 반대를 하기도 하지만 독자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학생들, 특히 이민 2~3, 혼혈아, 입양아 등 코리안-아메리칸계 학생들의 반응이 좋다. 이들은 한국인의 피를 받은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됐다는 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

-
한국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당시 군정을 한국에서 몸으로 체험한 학자로서 박정권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

뭐라고 한마디로 박정권을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60년대, 다시 말해서 정권초기 그의 경제개발에 대한 열정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70년대로 들어서면서 유신으로 한국에서 자유가 억압을 받고 민주주의가 후퇴한 것은 비난 받을 일이다
.”

-
해외의 한국전문가로서 한국의 TV매체들과 보수신문들간의 노골적인 대립을 어떻게 보나
.

한국의 TV매체들의 친여적인 부분은 누구나가 느끼고 있을 것이다. 미국 역시 비슷한 상황인데 FOX News는 노골적으로 부시 행정부 편을 들고 있다. 한국과 다른점은 CNN등 일부 매체들은 반()부시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 타임스 등 정론지들은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

-
북한의 외교노선은 정당하다고 보나
.

여기 와서 알게 됐지만 지난 70년대 북한이 아르헨티나 공관을 폐쇄할 때 밀린 무역대금을 떼먹고 밀린 월세 등 근거를 없애기 위해 공관건물에 불을 지르고 야반도주한 사실 등은 그들이 써먹는 단골메뉴다. 중동에서도 몇 번인가 그런 사례가 있었다
.”

-
앞으로의 계획은
.

나의 한국역사 탐구는 계속될 것이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당시 미군 고위급 장교출신들과의 인터뷰가 잡혀있다. 그들의 증언을 통해 한국전을 좀더 깊이 있게 파헤쳐 볼 것이다. 그리고 일본의 관료들과도 만나 한국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