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페미니즘 관점에서 본
기독교와 불교의 생태평화화 -박성용 저
2007년 2월 7일 출판/15,000원/다산글방
이 책의 문제의식은 어떻게 우리의 종교적 신조와 실천들이 현대인의 실재(reality)에 대한 새로운 감각에 맞추고 지구시민으로서 응답해야 할 긴급한 문제들에 대해 신앙인들이 응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종교담론의 재형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어떤 종교적 이론과 실천이든, 그 본성에 있어서는 역사적이며 상황적인 성격을 갖고 있어서, 모든 종교적 가르침과 수행의 틀은 특수한 시대의 특정한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처하는 인간의 상상력과 노력의 계속적인 과정을 통해 변화를 받고 있다는 신념에서 출발한다.
기독교와 불교의 경우에 중요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오게 한 실재에 대한 현대적 감각을 한 예는 첫째, 어떤 형태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적 각성으로 이는 정론(ortho-doxy)보다 정행(ortho-praxis)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둘째는 종교간에 이루어지는 대화로의 각성으로 이는 우리가 프톨레믹 천체관이 아닌 코페르니쿠스의 천체인 신앙의 우주속에 살고 있어서 이 우주속에서 종교적 타자들과의 대화와 협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현대과학과 대량적인 생태학살(ecocide)과 핵위협의 상황에 의해 영감되어진 생태적 각성이다.
여기에 포스트모던 구조주의학자들(푸꼬, 부르지외 등)이 주장하고 있는 지식-권력간의 관계에 있어서 지식인의 책임과 헌신에 대한 문제이다. “누구의 언어를 내가 사용할 것인가?”와 “내 언어가 누구를 섬길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종교적 언어/상징/모델을 재구조화하는 데 있어서 필히 고려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해방적 각성, 대화로의 각성, 생태적 각성 그리고 힘과 지식의 문제들에 대한 종합적 고려는 필자의 종교담론에서 에코페미니즘의 이론과 실천을 접목하는 데 귀결되어진다.
이 책은 신학과 불법학(dharmology), 페미니즘 그리고 생태학의 교차대화를 통해 종교담론에서 침묵하고 있는 성적 타자(gendered Others)의 상상력과 경험을 수용한다. 에코페미니스트들은 종교담론형성에 있어서 저항과 권한강화(empowerment)의 실천을 통해 목소리를 내지않는 억압된 타자들의 입장에 서는 데 헌신하며 여성의 침묵당하고 억압받은 경험을 통해 그 어떠한 ‘주의’의 지배체제(예, 성차별, 계급주의, 인종차별, 군사주의, 제국주의 및 자연차별 등)에 비판한다. 육화된 지식(embodied knowledge), 관계성, 감정과 배려와 같은 여성의 종속된 지식과 가치들을 사용함으로 억압된 타자들의 자력적인 주체성을 회복시킨다. 다른 말로 말하자면, 생태여성학적 관점은 우리의 현대적 예민성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장점과 밟히고 억압된 자들과의 연대를 위한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지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논문이 다루고 있는 주제들은 우리의 종교적 언어와 실천을 새로운 예민성-해방적이고, 대화적이며, 비상하계급적이며 동시에 생태적인 각성-에 적합하고 억눌린 타자들-특히 인간아닌 타자들-에 주목하도록 이들 언어와 실천을 재구조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우리의 의식, 삶의 태도를 바꾸고 지역과 지구적 관점에서 저항과 변혁의 새로운 공동체를 재건설하기 위해서 본인은 생태여성철학의 관점과 방법론을 전지구적 안녕을 위한 기독교와 불교간의 대화속에 적용한다. 이러한 학문적 접근을 수행하기 위해, 본인은 기독교 담론에 있어서 샐리 맥훼그(Salle McFague)의 작업과 대화의 파트너로서 불교 담론에 있어서는 조안나 메이시(Joanna Macy)의 작업을 선택하였다. 전 지구적 차원에 있어서 핵과 생태적 위기에 관한 통전적 비전과 책임성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이들의 작업은 종교적 담론에 있어서 생태여성철학적 관점에 서있고, 생명공동체이고, 다원적이며 상호관계적인 새로운 종교적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이 책은 4부로 나뉘어 있다. 제 1부는 기독교와 불교내의 현 종교적 담론에 있어 일어나고 있는 주요 이슈의 본성을 일별하는 개관에 해당한다. 여기서는 종교적 담론에 있어서 패러다임 변화의 필요성이 논의된다. 덧붙여서, 기독교와 불교내의 새로운 각성들의 움직임을 서술하고, 이들 중요한 변화속에 생태여성철학적 관점이 새롭게 들어오게 되며, 생태여성철학이 입장에서 우리의 종교적 담론의 공적인 장소에 어떻게 타자들을 재 고려하게 되는 지를 진술한다.
제 2부에서는 핵과 생태적 시대에 있어서 기독교의 재구성이라는 샐리 맥훼이그의 작업을 검토한다. 이 부분은 지구적 의제(planetary agenda)로서 신학의 본성(세상에서 좀더 적절히 그리고 충만히 사는 활동신학)과 과제, 신-언어에 대한 재구조화로서의 그녀의 작업, 신-세계 관계의 재-신화화, 사물의 전체 구조 속에서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비전 등을 포함한다. 맥훼이그는 지구적 안녕을 위한 신학적 의제로서 포스트모던 세계관에 따른 유기적 세계관의 재형성, 기독교 신앙의 전통에 뿌리박기(성육신의 범위와 의미 확대), 그리고 윤리적 응답(지구에서 올바르고 적절히 살 수 있도록 돕기)에 있어서 신학과 수행의 재건에 관심한다. 또한 생태여성신학의 관점으로부터 실재에 대한 새로운 명명(naming), 성육신과 페미니즘간의 대화의 채널로서 육화(embodiment)로서의 몸 -억압당하고 강간당하고 절단 당하고 유기되고 죽임 당하는 몸들-에 대한 재인식을 하는 몸의 인식론과 신과 세계간의 긴밀한 관계를 “재신화”하기 위해 하나님을 어머니(부모), 연인, 친구로 세상을 하나님의 몸으로 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안하고, 그 실천으로서 생태적 타자를 주체로 보는 사랑의 지각(loving eye)을 통해 인간과 자연간의 생태적 공동체 건설을 추진한다.
제 3부는 불교의 재구성이라는 조안나 메이시의 작업을 고찰한다. 붓다의 다르마에 대한 “재활성화(re-valorization)," 붓다의 연기론과 현대과학의 일반조직이론(general systems theory)간의 대화를 통해 얻은 통찰에 의해 문제가 많은 세상 안에서 다르마의 활동을 강화하기, 그리고 에코페미니스트 불교학자로서 개인과 사회변혁을 향한, 사회정치적 영역에서 불법(다르마)의 재해석 그리고 사물의 전체구조 속에서 새로운 공동체의 비전을 모색한다. 소승과 대승의 법륜을 돌리기에 이어 참여불교는 세 번째 법륜을 돌리기로 표현하며, 불교도로서 우리 시대의 위기를 극복할 실천이론을 추구. 마음과 물질의 인과성, 행위자와 행위의 연기성, 자아와 공동체의 연기성에 대한 인식을 통해 타 존재에 대한 윤리적 관심이 형성된다고 한다. 그리고 관계적 자아로서의 정체성(eco-self)에 대한 이론화와 생태불교공동체의 형성을 위한 수행의 한 방식으로서 절망에 대한 워크숍(느끼기, 상상하기, 기다리기, 공동으로 실천하기)을 통해 권한강화(empowerment)을 위한 공동 지원의 장을 형성(생태수련, 생태공동체)하고, 심리적 입장에서 해석하던 종전의 다르마를 사회변혁을 위해 재 적용한다.
제 4부에서는 맥훼이그와 메이시의 작업 뒤에 있는 공통된 특성들을 확인하고 실천적 종교담론의 과제를 제시한다. 지구적 안녕을 위한 지구적 수행(planetary practice)과 함께 일하기(에코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조각이불에 한 올씩 직물 짜기)의 실천이 주요 특징이다. 이들은 단순한 추상적인 종교적 담론을 넘어서 지구 문제에 대한 윤리적 헌신과 응답을 통해 개인과 사회변혁이라는 실천문제를 제시하고, 상호적이고 비억압적인 관계설정을 위한 실천에 초점을 둔다. 종교담론에 있어서 본인은 두 가지의 재구조화작업에 맥훼이그와 메이시가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성찰하였다. 그 하나는 생태적 관심을 종교간의 대화의 영역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 이유는 이 세상에서 우리 모두는 공통의, 전례 없는 긴급한 문제-핵재앙이나 생태적 파괴로 인한 모든 존재의 전멸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간의 대화를 주창하는 이들은 실재(reality), 내적인 영성적 삶이나 교리와 같은 진리-주장 등의 문제보다 더 이러한 긴급한 지구적 문제라는 공동의 과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 두 학자의 주장을 소개한다. 다른 하나는 종교간의 대화에 있어서 여성의 목소리와 그들의 지도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이다. (생태)여성철학자들은 전통적인 종교적 담론에 있어서 신학/불교학의 본성과 의미에 대해 도전하며 남성과 여성의 공통인간성(co-humanity)의 재구성과 새로운 비계급적, 생태적 공동체의 건설에 중요한 공헌을 한다.
결론적으로 에코페미니즘의 종교담론에 대한 도전은 실재가 다차원/다원적 연계망으로 구성된다는 인식적 차원이 윤리적, 정치적 영역에로 적용되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즉 윤리에 있어서 다원적 접근은 주변화된 자, 잊혀진 바닥의 것도 실재의 주체로 자기 목소리를 갖게 되며, 정치적 전략에서도 배제된 지식, 비공적인 것, 비정치적인 것이 공공영역으로 들어오고, 중심(the center)의 지배권력이 주변(the margin)과 함께 일하고 연대하는 권력으로, 비상하계급적인 네트워크 운동을 통해 작은 자의 사회변혁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에코페미니즘은 종교담론을 저 하늘로부터 보는 (sky-down perception)의 수직적 방식에서, 바닥을 치켜세우는(bottom-up perception) 수평적 상상력을 형성함으로 상호공존의 새로운 가치관, 사회변혁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두 학자는 종교간의 대화가 단지 지성적 담론이 아니라 평등하고, 서로 협력하며, 생태적인 입장에서 어떻게 새로운 지구적 공동체를 형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단순한 타자의 차이에 대한 관용을 넘어서 고통 받는 타자를 위해 종교적 담론은 ‘공통의 근거’를 찾기보다는 ‘공동의 과제’를 향해 서로 손을 잡고 해방적이고 참여적 실천으로 나아가야 함을 보여준다.
목 차
서 론
제 1부 낡은 종교적 담론의 탈-구조화와 새로운 비전의 도래
제 1 장 우리 시대의 징조들과 종교적 담론의 재 도식화
1. 역사의식의 도래와 신학에 있어서 모형변화
2. 언어, 힘 그리고 억압받는 타자들의 해석학적 특권
3. 생태적 정체성과 지구의 문제에 관심 갖는 담론
제 2 장 기독교 신학적 담론에 타자를 재정위하기
1. 신앙의 우주속에서 종교적 타자들과의 만남
2. 비극의 실재와 비인간됨에 대한 신학적 변화
3. 기독교 페미니스트 신학의 새로운 비전
제 3 장 변화하는 세계에 있어서 현대불교의 새 방향
1. 참여 불교와 불교수행에 있어서 패러다임 전환
2. 불교의 가르침과 수행의 녹색화
3. 생태시대에 있어서 불교페미니즘의 출현
제 2 부 사물의 도식속에서 샐리 맥훼이그의 육화신학
제 4 장 생태시대에 있어서 기독교 언어의 재구성
1. 기독교 신학에 있어서 새로운 상황과 과제
2. 생태시대에 있어서 신학적 방법의 재 고찰
3. 에코페미니스트 기독교 신학을 향하여
제 5 장 에코페미니스트 관점에서 본 기독교 신학의 재형성
1. 신언어의 재형성
2. 하나님의 몸으로서 세상과 새로운 인간학의 재형성
3. 에코페미니스트 기독론의 새로운 비전
제 6 장 생태적 공동체에 있어서 헌신의 삶
1. 개인적 삶에 있어서 기독교인의 실천
2. 공적 삶에 있어서 기독교인의 수행
제 3 부 생명계에 있어서 조안나 메이시의 참여 불법학
제 7 장 갈등하는 세상에서 법륜을 돌림
1. 첫 번째 법륜을 돌림: 붓다의 깨달음
2. 두 번째 법륜을 돌림: 모든 붓다의 어머니
3. 세 번째 법륜을 돌림: 사회적으로 참여하는 다르마
제 8 장 메이시의 불법학에 있어서 인식론, 도덕성 그리고 공동체
1. 마음과 물질의 의존적 상호 발생
2. 행위자와 행위의 의존적 상호발생
3. 생태시대에 있어 자아와 공동체의 확대
제 9 장 생태 공동체에서 헌신의 삶
1. 개인 변화를 위한 불교 수행
2. 사회변혁을 위한 다르마의 활동
제 4 부 종교담론에 에코 페미니스트의 비전을 엮어 넣기
제 10 장 에코페미니스트 종교담론 평가와 도전들
1. 종교담론과 실천에 대한 재건작업의 문제
2. 생태시대에 있어서 전통의 재건
제 11 장 페미니즘, 종교 그리고 생태학에 있어 더 깊은 토론들
1.지구적 상황 속에서 페미니스트 주체를 재 고려하기
2. 종교, 페미니즘, 생태학간의 서로 풍성하게 하기
3. 새 지구 공동체를 향한 비전
결 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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