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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집짓기

[스크랩] 해우소

by 마리산인1324 2007. 3. 8.

실상사 해우소

해우소 [解憂所]
근심을 푸는 곳이라는 뜻이다. 번뇌가 사라지는 곳이라고도 한다.

해우소(解憂所)라는 명칭을 창안한 분은 82년에 열반에 드신 통도사 극락암의 경봉큰스님이셨다.
그후 급속하게 퍼져 요구르트 광고에도 나오는 등,
일반인들은 해우소(解憂所)라는 명칭=사찰의 화장실 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는데
알고보면 그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선종의 칠당 가람에는 화장실이 포함되는데,
동쪽에 있으면 동사(東司), 서쪽에 있으면 서정(西淨)
남쪽에 있으면 등사(登司), 북쪽은 설은(雪隱)이라고 했다.

그런데 화장실은 알다시피 대변소와 소변소가 있겠다.
그래서 경봉스님은 그에 맞게 대변소는 해우소(解憂所), 즉 근심 푸는 곳으로,
소변소는 휴급소(休急所), 즉 급한 것을 쉬어 가는 곳으로 명명하셨다.


해우소(解憂所)는 사찰에 딸린 화장실로서 일반 화장실과는 달리 사용상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첫째, 머리를 숙여 아래를 보지 말아야 한다.
둘째, 낙서하거나 침을 뱉지 말아야 하며, 힘 쓰는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셋째, 외우고자 하는 계송이 있다면 외운다.
넷째, 용변을 마친 뒤에는 반드시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하고 나온다.
다섯째, 손을 씻기 전에는 다른 물건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보덕사 해우소

입측오주(入厠五呪)

화장실에 들어가서 외는 진언(입측진언:入厠眞言):하로다야 사바하 (세번)
화장실에 들어가서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일세.
탐.진.치 어둔 마음 이같이 버려 한 조각 구름마저 없어졌을 때,
서쪽에 둥근 달빛 미소지으리

왼손으로 뒷물을 하면서 외는 진언(세정진언:洗淨眞言) : 옴 하나마리제 사바하 (세번)
비워서 청정함은 최상의 행복 꿈같은 세상살이 바로 보는 길
온 세상 사랑하는 나의 이웃들 청정한 저 국토에 어서 갑시다.

손을 씻으면서 외는 진언(세수진언:洗手眞言) : 옴 주가라야 사바하 (세 번)
활활 타는 불길 물로 꺼진다. 타는 눈 타는 경계 타는 이 마음
맑고도 시원스런 부처님 감로. 화택을 건너 뛰는 오직 한 방편.

더러움을 버리고 외는 진언(거예진언:去穢眞言) : 옴 시리예바혜 사바하 (세 번)
더러움을 씻어내듯 번뇌도 씻자. 이 마음 맑아지니 평화로울 뿐.
한 티끌 더러움도 없는 세상이 이생을 살아가는 한 가지 소원

몸이 깨끗해졌음을 확인하며 외는 (정신진언:淨身眞言) : 옴 바아라 뇌가닥 사바하 (세 번)
한 송이 피어나는 연꽃이런가. 해 뜨는 푸른 바다 숨결을 본다.
내 몸을 씻고 씻어 이 물마저도 유리계 푸른 물결 청정수되리.

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디나 배설의 장소, 즉 변소가 필요하기 마련. 사찰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요즘은 사찰 화장실도 대부분 편리한 수세식으로 바뀌어 불자들이 별 불편 없이 이용하게 됐지만,

사찰에서는 이 향기롭지 못한 '배설'이라는 문제조차 수행의 한 과정으로 중요하게 여겨왔다.

그런 만큼 배설을 하는 과정과 예절(?) 또한 매우 섬세하게 이루어져 있다.

우선, 공간을 지칭하는 이름부터가 독특하다. 요즘에야 화장실이라는 표현이 대중화 됐지만

우리식 옛 표기법은 정낭, 뒷간, 측간, 변소 등이다. 그러나 사찰에서는 아직도

'해우소(解憂所)'라는 이름이 보편적이다. '근심을 푸는 곳'. 한 번쯤 변비나 설사에 시달려본

사람이라면 그 뜻을 쉽게 이해 할 것이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버림으로써 번뇌 근심을 풀어낸다는 뜻도 담겨 있다.

송광사 해우소


해우소에 들어가 보면, 간혹 '입측오주(入厠五呪)'라 하여 다섯 가지 진언을 적어 놓은 글귀를 볼 수 있다.

이 입측오주는 '해우소를 이용할 때 외우는 다섯 가지 진언'으로 사찰 화장실 이용 예절과도 같다.

우선 해우소에 들어갈 때에는 문을 열기 전에 손으로 세 번 노크를 하며 입측(入厠)진언

'옴 하로다야 사바하'를 세 번 외운다. 이는 변소에서 똥을 먹으며 산다는 '담분귀'가

이 진언을 듣고 자리를 비키게 하기 위함이다. 만일 입측진언을 외지 않고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가

급한 볼일을 해결하다가는 아래에서 똥을 먹고 있던 담분귀가 똥을 맞게돼 화를 내어 일을 보는 사람의

배를 걷어차 배탈이 난다는 재미있는 속설이 있다. 일을 본 후 뒤를 닦을 때는 세정(洗淨)진언

'옴 하나마리제 사바하'를 세 번, 손을 씻을 때는 세수(洗手)진언 '옴 주가라야 사바하'를 세 번 외운다.

손까지 씻어 일을 마무리한 후에는 더러움을 멀리 한다는 의미에서 거예(去穢)진언

'옴 시리예바혜 사바하'를 세 번 외우고 해우소를 나서면 된다. 해우소에서 나와 다시 법당에 들어갈 때는

다시 한번 몸을 깨끗하게 하는 의미에서 정신(淨身)진언 '옴 바아라 뇌가닥 사바하'를 세 번 외운다.

다소 복잡해 보이는 절차지만 절 집안에서 배설의 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출처 : 산을 찾는 기쁨이란
글쓴이 : 나무달마 살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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