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2007-04-15 오후 05:33:38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203064.html
북아프리카 이슬람 근본주의 확산 | |
모로코 알제리 리비아 등 | |
이본영 기자 | |
북아프리카가 이슬람 근본주의의 새로운 전선으로 떠올랐다. 중동과 서남아시아에 견줘 조용한 편이던 이 지역의 심상찮은 동향은 해당국 정부들은 물론, 근본주의가 주적으로 삼는 서구의 근심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테러조직과의 싸움이 달아오른 모로코에서는 자살폭탄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14일 형제 사이인 테러범 2명이 최대 도시 카사블랑카의 미국문화원 뒷길에서 몸에 두른 폭탄을 터뜨려 숨지고, 행인 1명이 다쳤다. 모로코 정부는 이날 미 문화원과 이웃한 미 영사관 근처에서 폭탄띠를 두른 3명을 붙잡았다고 밝힌 것으로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10일 카사블랑카의 반정부조직 단속에서는 4명이 숨졌다.
알제리에선 지난 11일 압델라지즈 벨크하뎀 총리를 노린 것으로 보이는 대형 차량폭탄테러가 발생해 근본주의 조직의 힘을 과시하기에 충분했다. 수도 알제의 총리 집무실 앞 등 3군데에서 일어난 폭탄테러로 33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했다.
특히 이날 연쇄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한 조직은 알카에다와 연결돼, 알카에다가 북서아프리카에서도 영향력 행사를 본격화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범행을 주장한 ‘살라피스트 설교 전투 그룹’은 지난해 9월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로 이름을 바꾸고 알카에다와의 합병을 선언한 바 있다. 이라크에 ‘알카에다 메소포타미아’라는 ‘프랜차이즈형’ 조직이 들어선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이슬람 세계에서 마시리크(동방)에 대응하는 마그레브(서방)로 불리는 이 지역에 알카에다가 진출했다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이 알카에다의 활동영역만을 넓혀줬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리비아의 근본주의 저항단체인 ‘리비아 이슬람 전투조직’도 알카에다와의 합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튀니지에서도 올해 저항세력과 당국의 충돌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북아프리카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인적 교류가 활발한 유럽의 정보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프랑수아 바루앵 프랑스 내무장관은 알제리의 테러 소식에 “프랑스는 테러의 위협 아래에 있다”며 비상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만의 원천에는 제국주의 지배를 거치며 악화된 서구에 대한 태도도 있다. 알제리와 모로코 정부는 미국 중앙정보국의 테러 용의자 체포·구금에 협조해 원성을 듣고 있다. 북아프리카 출신 근본주의자들은 이라크에도 진출해 반미 저항을 벌이고 있다. 알카에다 2인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지난해 ‘이슬람 마그레브 알카에다’의 출범에 즈음해 “미국과 프랑스 십자군세력과 그 동맹들에 목에 가시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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