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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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01/화/괴산] 생명평화기원제/상견례/생명평화와 지방자치 걷기 : 0 만난 사람 :
= 글쓴이 : 윤민상
괴산순례는 괴산 군수님께 방문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순례단장 도법스님께서는 순례취지 말씀을 드렸고, 지역에서는 안상희 충북한살림생산자모임 대표님과 괴산순례준비모임의 김관식 선생님 등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이어서 괴산순례 여는 마당이 군청에 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괴산사랑모임, 괴산민예총준비위, 신기학교, 눈비산마을, 괴산흙살림, 전교조, 괴산공무원노조, 괴산농민회, 괴산민주노동당 등 괴산지역의 여러 단체 그리고 괴산으로 귀농해 농사짓고 있는 젊은 농부들을 비롯한 그동안 순례를 기다려온 40여명의 사람들이 참여해주셔서 괴산순례의 뜨거운 열기를 순례 시작부터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 기존의 충북 순례단 외에도 순례 참여를 위해 함양의 이재연등불, 조선희등불, 김주희 등불 강원도에서 백선희등불과 작은학교에서 김고운학생이 괴산에 찾아와 주었습니다. 푸른숲학교 이창훈학생과 김선웅학생까지 충북순례에서 12명의 순례단이 함께 다니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순례단을 맞이하는 안상희 대표님의 인사말씀도 있었고, 도법스님께서 자연법칙을 무시하고 사는 삶과 삶을 관념적이고 추상적으로 다루고 있는 현실을 꼬집고, 자기 자신과 자기 지역에 대한 공부를 하고 정말 우리지역에서 자기 인생의 꿈을 펼치겠다는 사람들을 키워내지 않고서는 지역에 희망이 있을 수 있겠느냐고 강조하시고, 정말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성찰의 삶이 필요하고, 진지한 성찰을 통해서만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고 자신에게 충실한 행복한 삶을 살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충북순례 기획단에 결합하고, 괴산순례를 준비해 온 김관식, 김치환, 이선자 등불은 순례를 통해 우리 지역의 상황과 우리 스스로 가꾸어야할 가치를 조금이라도 더 배우도록 하여 순례단에게나 지역에서 참여하는 분들에게 보다 알찬 순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서 순례지역과 주제에 맞는 이야기들을 엮어 자료집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준비모임을 가져온 분들 뿐 아니라 정말 바쁜 농사철을 앞두고 보이지 않게 순례를 준비해준 모든 분들께 순례단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녁식사는 괴산사랑모임에서 맛있는 두부찌게를 제공해주셨고, 이어서 저녁 간담회가 있을 신기학교로 이동했습니다. 신기학교는 어린이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어린이문화사과에서 신기리에 있는 옛 신기초등학교를 빌려 <자립과 연대의 삶, 삶의 교육>을 모토로 자연 속에서 스스로 배우고 더불어 나누며 창조하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짧은학교, 계절학교를 통해 1년여 기간동안 지역과 아이들과 함께 일해 왔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20-30대의 젊은 청춘들이 6-7명씩 머물러 살면서 이런 일들을 해나가고 있다는 일이 지역의 큰 자원이고 힘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간담회를 하는 교육실에 전기 시설을 들이지 않아서 촛불을 켜고 간담회를 가졌는데 그래서인지 더욱 신비한 생명평화의 기운들이 모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저녁모임의 주제는 <생명평화와 지방자치>입니다. 간담회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졌습니다. 이어서 <괴산군의 기본현황과 지역현안>에 대해 공무원노조 장효배 선생님께서 브리핑을 해주셨습니다. 괴산군은 현재 3만8천여 명이 살고 있는데 속리산국립공원을 비롯한 산림이 빼어나고, 군민들의 대다수가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지역입니다. 현안 문제로는 장연골프장 건설문제 및 달천댐 건설이라는 환경문제를 비롯해서 학생중앙군사학교를 유치해서 관을 비롯한 군민들이 환영하고 있기는 하지만 막상 학생중앙군사학교가 들어오는 신기리를 비롯한 예정 인근지역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서 지역 갈등요인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언론시민운동의 필요성을 꾸준히 이야기 해 오신 홍종철 선생님께서 <자유롭고 인격적인 삶을 살기 위한 가냘픈 시도>라는 제목으로 '괴산지역의 지방자치와 지역언론을 어떻게 볼 것인가'하는 발제를 해주셨습니다. 지역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발전, 이를 위해 주민들의 자치의식을 어떻게 높여갈 것인가의 과제와 맞물려 건강한 지역언론의 필요성이 누누이 강조되었습니다.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자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두 분의 발제를 듣고, 참가한 사람들의 자유로운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지역이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개인적인 여러 사유들로 어떠한 일에도 동참하지 못한 자신의 부끄러움을 고백하고 반성했다는 분도 계셨고, 정말 지역의 깨끗한 물방울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연대해서 시원한 물줄기로 군민 대중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인지 그동안 깊이 고민한 이야기를 들려주시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역운동과 지역신문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단계별로 작지만 알찬 내용을 가지고 역량에 맞도록 현실에 맞게 작업을 해나가자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욕심만 앞서서 그럴듯한 모양의 신문을 만들기보다는 우선 소식지 정도라도 직접 만들어 가면서 중요한 지역현안을 건강한 방식으로 쟁점화하고, 내용을 알차게 담아 자료화시켜 나가자고 결의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도법스님께서는 "여기저기 다녀보니 농업을 지키기 위해 헌신했던 농민운동을 봤을 때, 운동의 주체인 농민들이 더 단단하고 건강하면서 내용도 풍부해졌어야 하는데, 집회나 시위와 같은 형태의 운동에는 능숙하지마, 풀뿌리 자치역량으로서의 역할이 강화되지 못한 바가 더 많이 보여서 참으로 안타까웠다"고 말하고 "괴산은 그간 생명평화를 화두로 고민하는 분들도 많고, 젊은 귀농자들도 많으니 새로운 주체의 형성문제를 고민하면서 풀뿌리 자치역량의 모델이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이야기했습니다.
밤 늦도록 아름다운 촛불아래서 이어진 이야기 마당은 막걸리와 함께 더욱 깊어가고 정말 우리들이 만들고 싶은 지역사회의 상은 무엇인지, 그러한 지역사회를 일궈가기 위해서 어떤 토대와 체계가 지금 여기에서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정말 '절망적이리만큼 잔인한 농업,농촌,농민들의 막다른 현실 앞에서 어떻게 희망을 가꾸어 갈 것인지, 편안하며서도 치열하게 토론이 오갔습니다. 좋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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