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결사>
[07/05/02/수/괴산] 괴산읍/소수면/농촌문화공부모임
만난 사람(안내): 김순영(괴산사랑모임), 김치환(눈비산마을), 조희부(눈비산마을) 등 30여명
순례한 곳: 괴산읍, 소수면 일대
걸은 거리: 20km
벽초 홍명희선생님의 문학비가 세워져있는 제월대에서 순례를 시작했습니다. 코스마다 민예총 괴산지부 준비위원장인 김순영선생님의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50가마의 밥을 지어 괴산군민이 모두 함께 먹을 수 있는 크기라고 하는 괴산군민가마솥에 들리고, 홍명희 선생의 부친이신 순국열사 홍범식선생님의 고택에 들리고, 3.1운동기념비에도 갔습니다.
괴산에는 거리의 가로수 및 주요 공원마다 느티나무가 지천입니다. 느티나무 '괴' 뫼 '산'입니다.
평화원에서 원장수녀님과 가족들로부터 생명평화적으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를 배웠습니다.
점심식사를 베풀어주신 괴산생협을 찾아 이것저것 여쭤보았습니다. 괴산생혀에는 순례단에게 매장 판매용 누룽지도 몽땅 넣어주셨습니다.
그리고 한양통나무학교에 들렸습니다. 이곳 실장님의 친절한 안내로 통나무집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습니다. 문을 열면 동화속의 누군가가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것만 같습니다.
한살림 정육부분 생산자인 (주)두레식품도 방문했습니다. 평소부터 생명평화결사와 뜻을 같이 하셨던 소신을 정식 등불로 밝히시기로 서약하며 등불전달식을 가졌습니다.
= 글쓴이 : 윤민상
걷기순례를 마치고, 저녁에 눈비산마을에서 <괴산농촌문화공부모임>과 함께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괴산농촌문화공부모임>은 작년 겨울 학교급식주민운동을 펼치던 김관식 님(충북한살림생산자모임 간사)을 비롯해서 김윤칠, 윤영우 선생님 등의 귀농자들과 토박이 농사꾼을 아울러 농촌의 현실과 괴산의 미래를 고민해보는 자리로 5차례 모임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모임에 함께 하고 있는 차광주 선생님께서는 농촌 사회에서 문화라고 할 것이 별로 남아 있지 않지만 그래도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라면서 들에서 밥 먹을 때 사람이 지나가면 불러 세워 밥이라도 같이 먹자고 권하고 나누는 아름다운 마음이 남아 있다면서 그래도 이런 것들이 도시와는 다른 농촌문화의 희망이 아니겠냐고 말씀하십니다.
또 김관식 간사님은 잔인한 현실, 농민의 절망 앞에서 정말 어찌해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어 모임을 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이 현실을 외면하고 지역에서 자신의 삶을 지속시켜 나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에 함께 아파하고 이겨낼 길을 찾아보자면서 거창하지만 괴산농촌문화연구모임이 그 이름값을 할 수 있도록 해보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날 이야기는 우리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으로도 참여하고 계신 눈비산마을의 조희부 선생님께서 좌장으로 앉으셔서 도법스님과 함께 좌담을 하기도 하고, 그 때 그 때 청중들 사이에서 나오는 물음들과 이야기들을 곁들여 아름답고도 진지한 이야기 마당을 펼쳐가셨습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일까?, 지역에서 귀농자들이 아니 토박이들과 함께 정말 무너져가는 농촌의 현실, 지역의 현실을 보면서 어떤 마음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것인지? 일정한 틀 없이 자유로운 가운데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물음들을 쏟아냈습니다.
도법스님께서는 "생명평화운동을 하면서도 상이나 방법들은 다양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라면서 "그렇지만 그래도 근본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들을 부여잡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생명평화운동"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운동이 정말 열심히 싸워온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문제도 개인의 삶의 문제도 풀렸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그렇다면 이제는 싸우는 목적, 대상, 방법과 기술 모두를 다시 점검하고 새롭게 만들어 가야 될 때가 아닌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조희부 선생님께서는 "모든 생명이 관계 맺고 있고, 내 자신의 생명 또한 상대에 의존해 있음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개체가 자기중심적으로 사는 것은 이미 습이 되어 온통 세속의 대중들에게 물들어 있다"면서 "이것이 마음을 모은다고 해도 생활 속에서 고쳐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도법스님께서는 "이를 불교에서는 업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담배 피우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맛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처음에는 맛도 없고 사람들이 왜 피우는가 싶은 담배도 길들여지고 나면 맛있는 것이 되고 나중에는 중독이 되어 없어서는 안될 것으로 되지 않는가"라고 하면서 "그러할 때 그렇게 맛있는 담배가 사실은 본래 맛이 없었던 것임을 아는 것, 나아가 무익함과 해로움을 아는 것이 중요하고 그 앎에 항상 깨어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중도란 이처럼 지금 여기서 있는 그대로 말하고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인데 그렇게 균형 잡힌 시각, 과학적 태도와 방법이 필요하다", "이기적 소유욕과 생존욕구는 분명하게 구분되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간디와 체게바라>
두 분 모두 치열하게 한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임에는 분명하다. 그렇지만 간디는 모두를 드러내놓고 일을 풀어가는 방식이었으며, 승리하기 위해 상대의 약점을 이용하지 않았다. 둘다 싸움꾼인 것은 같지만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싸울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연히 구별된다.
그리고 간디에게는 적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었다. 기득권, 국가권력, 자본과 같은 외부적인 것에 대해 저항하고 사회적이고 제도적인 측면에서 바로잡으려고 하면서 동시에 자신 안에도 내재해 있을 그러한 속성들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간디는 이 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고, 누구보다 잘했으며, 우리가 간디에게서 배워야 할 점은 바로 이것이다.
<공동체>
이미 세상이 서로 돕고 의지하는 공동체이다. 공동체를 만드는 일도 필요하겠지만 공동체적 삶을 사는 것이 정말 필요한 일이다. 우리 사회의 문제도 이렇게 공동체로 존재한다는 진리를 망각하고 온통 패거리 논리로 무장되어 있어서 생기는 것들이다. 이 패거리 논리를 뛰어 넘을 때 생명평화도 가능할 것이다.
<운동의 자세>
정말 진정으로 상대방을 위해서 성의를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성의 있는 행동이 그 자체로 그 사람은 물론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임을 확신해야 한다. 내 의사를 관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내가 함께 변화되는 수행임을 알고,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간담회는 물음과 대답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간담회가 끝나고 이어진 뒷풀이 자리에서도 막걸리와 함께 밤은 깊어가고 이야기마당은 끝날 줄 몰랐습니다.
= 글쓴이 : 김고은(실상사작은학교)
오전 - 괴산읍으로 오전 순례 (도중 성당에 잠시 들림.)
향미식당이라는 곳에서 점심을 먹음.
오후 - 눈비산 마을에서 절명상을 한 뒤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 카네이션을 만듬(?)
<하루느낌>
신기학교에서 맛있는 야채죽을 먹고, 절명상(으악!)을 한 뒤 차를 타고 걸을 곳까지 가서 순례를 시작했다.
아침에 백배를 할 때는 메시지 하나, 하나를 ‘사유음미’하며 열심히 집중을 해서 했다.
그런데 걷기를 할 때는 살랑살랑 불던 봄바람은 어디로 갔는지 뜨거운 땡볕만이 순례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소설 ‘임꺽정’ 을 쓰신 홍명희 선생의 기념비에서 설명도 듣고, 묵념을 한 뒤 도 걷고, 걸었다.
정말 걷고, 걷고, 또 걸었다. 도중에 한살림에 유정란을 공급하는 양계장에서 달걀도 얻어 먹고, 또 걷고 걷다가 한살림에 가공 육류를 공급하는 곳에서 소시지도 잔뜩~ 얻어먹었다.
걸을 땐 정말 짜증이 막 치밀어 오르고, 때려치우고 싶은 게 몇 번 인지 모를 만큼 힘이 들었다.
그런 일기를 쓸 때는 왜 이리 간단하고 쉽게 적히는지?..
눈비산 마을에 도착해서 개운하게 샤워도 하고, 밥 먹고, 언니들이랑 뒹굴거리니 어찌나 좋은지.
지금은 간담회 시간 .
도법스님께서 말 그대로 즉문즉설을 하고 계신다.
조금 버릇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낄 자리가 아닌 것 같기도 하였지만, 내가 왜 걷는지는 알고 가야 할꺼 같아서 질문을 몇 개 준비 했다.(그런데 너무 잠이 와서 이날은 그냥 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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