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결사>
[07/05/04/금/괴산] 공부:진리와자유/평화원/솔뫼마을/백두대간이야기
= 만난사람 :
= 걸은거리 :
= 순례코스 :
= 글쓴이 : 김주희
오늘 아침은 몸이 가볍게 눈을 떴습니다.
순례단은 지난 밤 부터 오늘 점심까지는 안혜령, 김치환선생님 댁에서 하루를 신세졌습니다. 어제 밤 10시쯤 도착해서 보기 드물게 높은 솟을대문을 지나니 300년이 넘은 한옥을 복원한 선생님들의 집이 자리해 있었고, 달빛을 담은 텅 빈 마당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이 멋진 집에서, 소박하고 단순하면서도 맵시 있게 잘 생긴 솜이불에서 하루를 잘 자게 되었습니다. 가벼워진 몸에 감사했습니다.
오전은 정해진 일정이 없어서 들깨죽으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절명상을 마치고 어떤 시간을 가질까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나누기보다는 공부를 하자는 의견이 모여져 우리는 생명평화100배 기도문 중 첫 번째인 “진리가 삶을 자유롭게 한다” 는 것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진리’는 무엇이고 ‘자유’는 무엇인가?
언어가 존재를 규정하지 않고, 존재가 언어를 포용하는 그러한 소통을 찾아, 진실에 가까이 가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가진 언어로 많은 대화를 했고, 진리와 자유라는 평소에 쉽게 쓰는 단어들을 통찰해 보고자 지혜를 모았습니다.
정리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화가 오고가던 행적과 순간의 교감은 빠져있지만 소중한 배움을 나눕니다.
진리라는 것은 시간적 공간적 ‘보편성’을 가지는 것이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옳은 것이며 무엇보다 한 대상을 지금, 존재하게 그리고 살게 하는 이치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찾아 가는 첫 번째 걸음은 어떤 현상이 있을 때(예를 들면 싸움), 그 현상의 이유와 실체를 반복되는 물음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현재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자유라는 것은 무엇일까? 한자로는 ‘스스로 말미암다’ 라고 할 수 있다.
자유는 주체적인 삶에서 온다. 자유는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진정성을 가진 삶이라는 것도 같은 말이다. 그리고 진리가 자유를 실현케 하는 근거가 되어준다.“
이렇게 오전에는 공부를 끝내고,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안혜령 선생님이 차려주신 밥상은, 어제 덮고 잔 이불처럼 크게 멋을 부리지 않고도 풍요로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다시 복 받은 거지가 되어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가까운 곳에 평화원이 있다는 말에 그곳부터 들렸습니다.
이름처럼 평화의 에너지가 가득한 예배당에 순례단과 평화원 가족들이 둘러 앉았습니다.
하나님의 평화가 텅 빈 공간을 찾아 채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도법스님과 원장님은 서로의 사역을 나누었습니다.
타종교에 대해서는 가장 배타적인 기독교 사람들의 환대가 인상 깊었습니다.
94세의 나이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확고해 지는 하나님이 주신 뜻과 그 깊이를 나누시는 원장님의 모습도 가슴에 새겼습니다.
그곳에서 원장님은 영적 양식과 더불어 모든 사람의 굶지 않고 또 건강히 먹는 것이 생명활동의 기본임을 50년째 삶으로 보여주고 계셨습니다. 농작물을 잘 길러서, 내가 먹고 남을 것을 소유하지 않고 나누면 거지와 도둑, 군대(전쟁)이 없다는 것을 오랜 시간의 노동(기도)를 통해 공동체 가족들과 함께 증명하고 계셨습니다. 진정성의 가진 자유의 삶이 저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순례단은 속리산 국립공원 안에서 부터 그리고 국도를 걸어 저녁 오후 6시쯤 종착지인 솔뫼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초여름의 날씨처럼 태양이 가깝게 이글거렸던 오늘은 걷는 동안 지리산 계곡 생각이 나기도 했습니다.
건강한 재료로 만든 저녁탁발을 뚝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다시 배부른 거지가 되어, 그들의 나눔에, 나의 본분, 쓰임을 다시 생각 해 봅니다.
식사를 마치고는 김하돈 선생님의 백두대간이야기와 순례단과 지역민의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가톨릭 농민회, 문장대유기농, 솔뫼농장식구들, 지역사람들, 가톨릭대 공부방 선생님들, 서울 대치3동성당의 선생님들, 공무원 노조, 순례단이 함께 한 자리였습니다.
이번 백두대간 이야기는 헬리콥터를 통해 찍은 영상으로 시작했습니다. 원래 2시간씩 10강에 걸쳐 진행되는 버릴 것 없이 풍부한 강의를 한 시간여 만에 들으려니 전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아쉬움이 있었지만, 영상을 통해 본 백두대간-산의 모습은 경이로웠습니다. 산은 산 아니면 물로써 그 흐름을 알아가고 이해되어 지는데 산을 잘 아시는 선생님도 하늘에서 그 백두대간 줄기를 놓치기 쉬울 정도라니 그 자연이 만든 골짜기며 계곡이 비밀스럽게도 느껴졌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지도를 만들 때 산과 강줄기를 잇는 것으로 지도를 만들기 시작했고, 완성해 나갔다고 합니다. 산은 한 맥(뿌리)으로부터 계속해서 나뉘는 것이고, 물은 서로 만나고 만나서 높은데서 낮은 곳으로 흘러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서로가 함께 산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데 이 원리를 깨우쳤기에 만들 수 있었던 것이 대동여지도와 같은 지도였습니다. 인공위성으로 찰칵하고 찍어 만들어 낸 지도에는 없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성찰과 지혜가 그때의 지도에는 담겨져 있었습니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지리시간에 배운 것은 이제 보니 산맥이 아니었습니다. ‘산경’이라는 것인데 해석하면 산의 길입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땅 속의 지질도로서 그리는 사람마다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때 시험이 자주 나와 열심히 그리며 외워야 했던 산경도 사진이 슬라이드에 보일 때, 자연을 이해하지 못하고, 함께 공부하지 못한 지식들에 대한 문제의식이 던져지기도 했습니다.
간담회에서는 도법스님의 순례에 대한 의미를 먼저 나누고 참석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한반도와 문명사적, 일상적 고민에 대한 국민의 지혜와 마음을 모으는 이 순례의 길에서 많은 사람들에게서 개인의 문제와 사회의 문제 속 에서 자신을 성찰하며 나아가려는 노력들이 느껴졌습니다. 흙 묻은 작업복에 그을린 얼굴로 앉아계신 가족들 모습에서 이미 살아내고 계신 분들이라 생각되어 졌습니다. 아-실사구시!!! 저도 살아내겠습니다. 하고 다짐합니다.
내일은 어린이 날입니다.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너희들은 생명평와의 새싹이란다”
우리의 순례의 길이 아이들의 행진으로 이어지길 바라며...오늘도 잘먹고 잘 잡니다.
덕분에 제가 이렇게 존재합니다.
= 글쓴이 : 김고은(실상사작은학교)
이제 익숙해진 탓도 있고, 길이 그리 험난하지 않기도 했고, 걷는데 별로 힘도 안들고...는 아니고, 힘은 드는데, 먼저처럼 ‘죽겠다’정도는 아니다.
아! 내가 왜 순례를 계속했게? 선생님께 졸라 하루 더 있게 해달라고 했다.
역시 정(?)이란게 무서운지라 순례단이랑 정도 들었고, 익숙해졌고...몸은 피곤하나 왠지 모르게 마음은 편하다. 내일 식사당번만 아니면 더 있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오늘도 솔뫼농장에서 맛난 저녁을 먹고, 조금 힘들지만 재밌는(?) 생명평화100대서원도 하고...
적응이라는게 참 무서운거다. 다시 작은학교에서의 막막한 일상으로 돌아가야한다는게 조금 서글프다. 탁발순례는 내 도피처? 휴식처 같다. 시간이 나면 또 와야지~
순례를 마치고...
스님! 왜 하필 탁발순례인가요? 걷는 게 생명평화에 무슨 도움이 되나요?
걸으면서 생각하고 깨닫고... 어차피 다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그저 자기만족뿐이지 않나요?
-사람이 왜 눈이 두 개인지 알어?
하나는 자기 바깥의 일을 보려고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기 자신을 보려고 있는거야.
귀는 왜 두 개인지 알아? 하나는 내 바깥의 소리를 들으려고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내 안의 소리를 들으라고 있는거야. 근데 요새 사람들은 남은 아주 잘 알거든...남이 뭘 하는지,
이쁜지, 추한지, 티끌이 묻은 것까지 다 알어. 그러면서 자기가 추하고 얼굴에 뭐가 묻었는지는 모르는거야! 우선 자기 자신부터 알아야지. 우리가 지양하는게 뭐야?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야지. 그리고 지역마다 방문할 때는 예의를 갖춰야지.
어떻게 하는게 가장 예의를 갖추는 것일까? 하다가 걷기를 택했지...
<순례지역의 특성 및 현안>
괴산은 특이하게도 자치적으로 만들어진 공동체마을이 참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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