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이야기/괴산 관광
쌍곡계곡을 어우르는 군자산(오마이뉴스 061205)
by 마리산인1324
2006. 12. 12.
올해는 유난히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다. 음력으로 입춘이 두 번 들어있는 쌍춘년이 '결혼에 길(吉)하다'는 설 때문이라던가. 대부분 봉투로 전하지만 꼭 참석해 축하해야 하는 결혼식도 있다. 그러다보니 올해는 휴일마저 여유가 없는 생활이 연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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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가슴을 뻥 뚫으려면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 그래서 추운날씨였지만 괴산군 칠성면 쌍곡리에 있는 군자산으로 향했다. 증평에서 괴산으로 향하는 신도로는 차량들도 뜸해 여유로웠다. 그런데 대형사고가 걱정될 만큼 얼어붙어 빙판길을 만든 다리를 두 번이나 만나니 신경이 곤두선다.
군자산(君子山)은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산으로 군대산이라고 불렸다. 옛날에 덕망 있는 군자가 기거했었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는 군자산은 쌍곡계곡 때문에 더욱 돋보인다. 10㎞의 계곡 곳곳에서 맑은 물, 바위, 노송들이 어우러지며 선경을 만들어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이 즐겨 찾았다는 곳이고 현재도 여름철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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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날의 소금강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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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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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날의 소금강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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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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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산을 산행하기 전에 반드시 계곡 입구에서 2.3km 지점에 있는 쌍곡 제2곡 소금강을 먼저 구경해야 한다. 꼭 금강산의 일부를 옮겨 놓은 듯 바위와 절벽이 아름다운데 비 오는 날 구름이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보면 더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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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송 아래로 쌍곡계곡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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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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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은 소금강 휴게소를 건너면 바로 나타나는 비포장 주차장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차장 동편의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화석바위 꼭대기의 하늘벽 전망대에 닿는다. 도로가 아래로 내려다보이고 주변에는 제법 운치가 있는 노송들이 많다.
다시 힘을 내 걷다보면 오른쪽으로 깎아 세운 절벽이 보인다. 산행을 즐겁게 할 만큼 아름다워 소금강의 상단부라는 것을 금방 안다. 휘어진 줄기가 가지 역할을 하며 소금강 쪽으로 길게 늘어뜨리고 있는 소나무 한그루도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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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길을 만든 등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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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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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법 운치가 있는 계단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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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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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위쪽에서 등산객이 내려온다. 아이젠이 없어 정상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하산하는 길이란다. 아뿔싸, 군자산의 높이가 984m나 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아이젠을 가져오지 않은 게 잘못이었다. 그렇다고 중도에 포기하기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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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대에서 본 쌍곡계곡과 주변의 산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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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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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가지 않아 눈길이 시작되었다. 미끄럼을 타느라 산행이 어려웠지만 조심조심 정상 쪽으로 향했다. 세미클라이밍 지대를 몇 개 지나니 쌍곡계곡과 주변의 산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가슴이 시원할 만큼 조망이 좋다. 다시 한참을 오르면 정상으로 가는 길목의 작은 봉우리에 닿는다. 군자산의 정상이 올려다 보이는 자연전망대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30여분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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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자산 정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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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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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는 10여m의 공터가 있다. 작은 나무들을 벗어나야 주변의 경치를 볼 수 있다. 주변에서 제일 높은 산답게 동쪽으로 쌍곡계곡과 보개산, 칠보산으로 이어지는 험준한 산맥이 보인다. 남쪽으로는 작은 군자산 너머로 대야산과 속리산의 연봉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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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마재 방향에서 본 군자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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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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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그림자가 만든 주변 산들의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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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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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은 내려갈 때가 더 위험하다. 주차장에서 이곳 정상까지의 거리는 2.5㎞이지만 미끄럽지 않은 길을 택하느라 4㎞거리에 있는 도마골로 하산했다. 도마골 코스는 산을 오르내리면서 군자산의 위용을 한눈에 볼 수 있고, 경사가 완만해 좋은 대신 계곡이 연상될 만큼 널려있는 돌들이 등반을 지루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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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에 매달린 우체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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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종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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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기도 했지만 쌍곡계곡을 오가는 사람이 적어 더 을씨년스러웠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나무에 매달린 빨간 우체통을 발견했다. 여행의 말미에 우체통을 통해 따스한 마음이 오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니 발걸음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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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5 14:46 |
ⓒ 2006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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