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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이야기/괴산 관광

쌍곡계곡을 어우르는 군자산(오마이뉴스 061205)

by 마리산인1324 2006. 12. 12.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77997

 

쌍곡계곡을 어우르는 군자산

    변종만(whda2002) 기자   
올해는 유난히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다. 음력으로 입춘이 두 번 들어있는 쌍춘년이 '결혼에 길(吉)하다'는 설 때문이라던가. 대부분 봉투로 전하지만 꼭 참석해 축하해야 하는 결혼식도 있다. 그러다보니 올해는 휴일마저 여유가 없는 생활이 연속된다.

 

답답한 가슴을 뻥 뚫으려면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 그래서 추운날씨였지만 괴산군 칠성면 쌍곡리에 있는 군자산으로 향했다. 증평에서 괴산으로 향하는 신도로는 차량들도 뜸해 여유로웠다. 그런데 대형사고가 걱정될 만큼 얼어붙어 빙판길을 만든 다리를 두 번이나 만나니 신경이 곤두선다.

군자산(君子山)은 속리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산으로 군대산이라고 불렸다. 옛날에 덕망 있는 군자가 기거했었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다는 군자산은 쌍곡계곡 때문에 더욱 돋보인다. 10㎞의 계곡 곳곳에서 맑은 물, 바위, 노송들이 어우러지며 선경을 만들어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등이 즐겨 찾았다는 곳이고 현재도 여름철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명소다.

▲ 여름날의 소금강 1
ⓒ 변종만

▲ 여름날의 소금강 2
ⓒ 변종만
군자산을 산행하기 전에 반드시 계곡 입구에서 2.3km 지점에 있는 쌍곡 제2곡 소금강을 먼저 구경해야 한다. 꼭 금강산의 일부를 옮겨 놓은 듯 바위와 절벽이 아름다운데 비 오는 날 구름이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보면 더 신비롭다.

▲ 노송 아래로 쌍곡계곡이 보인다
ⓒ 변종만
산행은 소금강 휴게소를 건너면 바로 나타나는 비포장 주차장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차장 동편의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화석바위 꼭대기의 하늘벽 전망대에 닿는다. 도로가 아래로 내려다보이고 주변에는 제법 운치가 있는 노송들이 많다.

다시 힘을 내 걷다보면 오른쪽으로 깎아 세운 절벽이 보인다. 산행을 즐겁게 할 만큼 아름다워 소금강의 상단부라는 것을 금방 안다. 휘어진 줄기가 가지 역할을 하며 소금강 쪽으로 길게 늘어뜨리고 있는 소나무 한그루도 볼거리다.

▲ 눈길을 만든 등산로
ⓒ 변종만

▲ 제법 운치가 있는 계단길
ⓒ 변종만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위쪽에서 등산객이 내려온다. 아이젠이 없어 정상에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하산하는 길이란다. 아뿔싸, 군자산의 높이가 984m나 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아이젠을 가져오지 않은 게 잘못이었다. 그렇다고 중도에 포기하기도 어려웠다.

▲ 전망대에서 본 쌍곡계곡과 주변의 산 풍경
ⓒ 변종만
얼마 가지 않아 눈길이 시작되었다. 미끄럼을 타느라 산행이 어려웠지만 조심조심 정상 쪽으로 향했다. 세미클라이밍 지대를 몇 개 지나니 쌍곡계곡과 주변의 산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나타난다. 가슴이 시원할 만큼 조망이 좋다. 다시 한참을 오르면 정상으로 가는 길목의 작은 봉우리에 닿는다. 군자산의 정상이 올려다 보이는 자연전망대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30여분 거리다.

▲ 군자산 정상
ⓒ 변종만
정상에는 10여m의 공터가 있다. 작은 나무들을 벗어나야 주변의 경치를 볼 수 있다. 주변에서 제일 높은 산답게 동쪽으로 쌍곡계곡과 보개산, 칠보산으로 이어지는 험준한 산맥이 보인다. 남쪽으로는 작은 군자산 너머로 대야산과 속리산의 연봉들이 보인다.

▲ 도마재 방향에서 본 군자산
ⓒ 변종만

▲ 산그림자가 만든 주변 산들의 풍경
ⓒ 변종만
겨울산은 내려갈 때가 더 위험하다. 주차장에서 이곳 정상까지의 거리는 2.5㎞이지만 미끄럽지 않은 길을 택하느라 4㎞거리에 있는 도마골로 하산했다. 도마골 코스는 산을 오르내리면서 군자산의 위용을 한눈에 볼 수 있고, 경사가 완만해 좋은 대신 계곡이 연상될 만큼 널려있는 돌들이 등반을 지루하게 한다.

▲ 나무에 매달린 우체통
ⓒ 변종만
겨울이기도 했지만 쌍곡계곡을 오가는 사람이 적어 더 을씨년스러웠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나무에 매달린 빨간 우체통을 발견했다. 여행의 말미에 우체통을 통해 따스한 마음이 오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니 발걸음이 가벼웠다.
[찾아가는 길]
1. 중부고속국도 증평IC → 괴산 → 칠성 → 쌍곡계곡 → 주차장
2. 중부내륙고속국도 연풍IC → 34번 국도 → 쌍곡계곡 → 주차장

[등산코스]
소금강 솔밭주차장 → 하늘벽 → 자연전망대 → 정상 → 도마재 → 도마골( 5시간 소요)

*미디어다음과 e조은뉴스에도 같이 보냅니다.
  2006-12-05 14:46
ⓒ 2006 Ohm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