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앙> 08월 07일 (화) 20: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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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의 참패와 '야당'의 탄생 | ||||
[창비주간논평] '피례한 마을'이 '아름다운 국가'를 이겼다 | ||||
지난 7월 29일, 일본 참의원선거에서 마침내 '야당'이 탄생했다. 자민당이 권력을 압도적으로 독점한 상황에서 나머지 정당들은 사실상 정치세력으로만 존재했을 뿐, 정치적 책임을 지거나 정권교체를 꿈꾸는 '야당'의 지위를 누리지 못해왔다. 이번 선거의 결과 전후 처음으로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제1당의 자리를 다른 정당에 내주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3년 동안 연립으로도 여대야소를 뒤집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따라서 향후 3년은 일본정치가 '책임정치'를 구현하는 양당제로 나아갈 수 있을지 시험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아베정권은 코이즈미정권이 만들어낸 거대여당 프리미엄을 물려받은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참의원에서 제2당으로 물러난 것이다. 코이즈미정권과 아베정권 사이의 불과 2년 동안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그러나 민심이 이반한 결정적인 이유는 아베정권이 코이즈미내각이 추진했던 구조개혁의 결과와, 그 과정에서 변화된 자민당의 지지기반 변화 및 그 실체, 그리고 현재 일본사회가 처한 상황변화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취임 초기부터 '아름다운 국가'를 내걸면서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법을 만들고 교육기본법을 개정했으며 방위청을 성으로 승격시켰다. 종군위안부를 허구라고 주장하고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에 적극적인 공세를 취해온 그의 입장은 '생활' 혹은 '시민들'이 중심에 있는 정치가 아니라 '일본이라는 국가'가 우선시되는 정치였다. 이익유도형 정치로 대표되는 일본정치, 곧 자신들의 지역구를 챙겨줌으로써 각종 이권을 보장해주고 그 댓가로 표를 얻을 수 있었던 자민당 의원들에게 '우정국 민영화'는 여촌야도(與村野都)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을 의미했다. 실제로 2005년 선거에서 자민당은 자신들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을 상실한 대신 우정국 민영화에 덜 민감했던 무당파 혹은 유동적인 도시유권자에게서 지지를 얻었던 셈이다. 역설적이게도 아베 총리가 코이즈미 전 총리의 정책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지 못한 반면, 오자와 이찌로오 민주당 대표는 자민당의 타나까 카꾸에이 전 총리의 전략을 계승하고 있다. 그 결과 자민당이 6곳을 건진 반면 민주당은 17곳에서 대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자민당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지금은 '생활이 제일'이며 '공정한 국가'를 만들자고 외치고 있지만, 평소에 '강한 일본'을 주장했던 그가 신자유주의 흐름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일본 정치 및 사회를 어떻게 방향전환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또한 이라크에 파견된 자위대를 철수하고 대등한 미일관계를 수립하며 중국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과의 신뢰관계 구축에 힘쓰겠다는 것이다. 이미 요미우리 신문 등 이른바 보수언론이 테러대책특별조치법이 연장되지 않으면 미일동맹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여론을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인기가 한창 오르던 코이즈미 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왔을 때, 언론들은 납치문제를 터뜨려 북일관계를 물거품으로 돌린 전력이 있다. 이 정도로 일본에서는 미디어가 정치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게다가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평화외교에 찬성해서가 아니라 자민당의 실정(失政)에 대한 문책의 의미가 컸기 때문에 민주당의 외교정책이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내고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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