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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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청마리 솟대놀이 | ||||||||||||||||||||||||||||||||||||||||||||||||||||||||||||
윤년드는 4년마다 장승·솟대 다시 세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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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2월 18일 옥천 관성 동호회원들을 따라 탑신제가 열리는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를 찾아갔다. 정월 대보름을 하루 앞두고 청마리에서는 솟대놀이 준비가 한창이었다. 얼마 안 있어 솟대놀이가 시작되고 부락민 전체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마한시대부터 이어진 탑신제는 해마다 거르지 않고 지내고 있고 윤년이 드는 4년마다 장승과 솟대를 새로 세우는 큰 행사가 치러진다. 마침 우리가 도착한 날이 윤년이 드는 해라서 제대로 된 청마리 솟대놀이를 볼 수 있었다.
제당은 마을 입구 원추형(圓錐型) 돌탑으로 돌탑의 크기는 높이와 넓이가 각 5m에 달하고 돌무더기 탑의 둘레는 17m 이르는 큰 탑이다. 돌탑 옆에 긴 장대 위에 기러기 모양의 새를 깎아 얹은 나무가 꽂혀있고 마을로 들어서면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두 장승이 길 양 옆에 자리해 마을 수호신 역할을 맡는다.
짐대의 유물은 오늘날 마한의 옛 땅인 충북의 남부지방과 전라도 지방에 남아있는데 충북에는 대청댐 수몰 전 청원군 문의면 문덕리 압실마을과 옥천 청마리 2곳 밖에 없었다. 그것마저 대청댐 수몰로 오로지 청마리 한곳만 남게 됐다.
청마리 솟대놀이 제사 순서는 먼저 탑신제로 시작된다. 제주(祭主)의 초헌(初獻)에 이어 마을의 고령자가 삼헌(三獻)을 하면서 소지(종이태우기)를 올리는데 이때는 각자의 소원성취를 기원한다. 이어서 솟대제를 단잔(單盞)으로 마치고 장승이 있는 장소로 옮겨 장승제를 지낸다.
청마리 솟대놀이의 특징은 탑신제, 솟대제, 장승제, 마당굿, 샘굿 등 5가지 행사가 하루에 모두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청마리 노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주민이 많이 거주할 때는 행사가 복잡해져 외지인 출입을 막기 위해 해뜨기 전에 탑신제, 솟대제, 장승제를 지내고 마당굿과 샘굿은 부락민과 참석한 모든 이가 정오에 맞춰 먹고 춤추고 신명나는 화합의 놀이판이 걸출하게 벌여져 볼만했다고 한다. 솟대와 장승이 새로 만들어지는 윤달이 드는 해는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을 제관과 청년들이 모시고 산으로 올라가 노인이 솟대와 장승으로 쓰일 나무를 정하면 가지고 간 떡시루를 놓고 제사를 지낸 뒤 도끼로 나무를 잘라 동네로 옮겨 왔다. 운반된 신목은 톱을 사용하지 않고 도끼와 자귀, 끌 등으로 솜씨 좋은 사람이 장승과 솟대를 깎아 세워 완성했다.
이런 지리적 이유에서인지 단순한 부락축제로만 여겨졌던 청마리 솟대놀이는 1976년 청주대 김영진(민속학과) 교수에 의해 귀중한 민속자료로 조사됐고 그해 12월 23일 충청북도 민속자료 제1호로 지정됐다. 한때 50가구 넘게 주민이 살았고 돌탑 앞에는 초등학교 분교까지 있었던 청마리는 부락 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탑신제를 지낼 인력이 모자라 옥천 관성 동호회원들이 부락민과 합세해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고장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마한시대의 민속놀이와 민속자료가 이렇게 명맥만 유지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일부 동호인들과 마을 주민만의 힘으로는 진정한 민속놀이로 계승되기에는 힘이 부쳐 보인다. 행정당국의 실질적인 지원과 도민들의 관심이 있어야만 후대에도 청마리 솟대놀이를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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