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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생태환경

경부운하 ‘남한강~낙동강’ 인공수로 연결(한겨레 080402)

by 마리산인1324 2008. 4. 2.

 

<한겨레신문>  2008-04-02 오전 07:45:20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79467.html

 

[단독] 팔당호 우회수로 만들면 ‘다산 유적’ 섬으로
경부운한 ‘남한강~낙동강’ 인공수로 연결
한겨레
베일에 가려 있던 경부운하의 한강과 낙동강 상류 구간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수로터널을 뚫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나, 그에 따른 새로운 문제점들이 불거져 나올 전망이다. 이제껏 한반도대운하연구회가 제시한 대운하 상류 연결 방법은 두가지였다. 하나는 문경새재를 터널로 관통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속리산 계곡에 물을 채워 잇는 스카이라인 방안이다. 이 가운데 연구회가 중점을 두고 검토를 해온 것이 첫번째 터널안이다. 〈한겨레〉가 이번엔 입수한 것은 그동안의 검토작업을 구체화한 것으로, 8개의 터널을 포함한 52㎞ 길이의 인공수로로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충주·문경 리프트 하류쪽으로 물러나게 변경
문경 수로터널, 폐광지대 통과 ‘안전성 위협’
낙동강 최고 절경 상주 경천대도 풍광 잃을듯

 

■ 터널이 많아진 이유=애초 한반도대운하연구회의 터널안은 충주와 문경에 리프트를 건설해 배를 해발 110m 높이로 끌어올린 뒤 조령산에 뚫은 21.9㎞의 수로터널을 통과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새 방안은 조령산 터널의 고도를 10로 낮추고 충주리프트와 문경리프트의 위치를 하류쪽으로 물러나게 한 것이 특징이다. 백두대간을 통과하는 물 높이가 낮아지면서 거대한 수로터널이 마을 위로 지날 염려는 덜게 됐다. 처음 계획안은 문경시내 상당부분에 고가수로가 건설돼 경관을 해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새 방안대로라면 그런 걱정은 상당 부분 해소된 셈이다. 대신, 크고 작은 터널과 수로교량이 생겨나게 됐다.

 

애초 남한강 지류인 달천 중류 수주팔봉 근처에 세워질 예정이던 충주리프트는 달천 하류로 옮겨질 전망이다. 충주조정지댐에서 해발 63.로 유지되는 수위는 리프트로 41.를 들어올려야 연결터널과 같은 높이가 된다. 운하는 고가수로와 길이가 각각 1㎞, 980m, 1.76㎞인 3개의 터널을 지나 연결터널 입구인 충북 괴산군 장연면 일대로 이어진다. 물길은 달천의 일부분과 소하천인 오가천을 굴착하는 인공수로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문경의 새 문제들=조령산을 통과한 터널은 경북 문경시 마성면 모곡리 근처에서 나와 낙동강 지류인 영강으로 이어진다. 얕은 수심과 굴곡진 하도, 역사유적 등을 피하기 위해 운하는 1.28㎞ 길이의 터널로 고모산성과 경북 팔경의 하나인 진남교반을 우회한다. 문경리프트는 애초 터널 입구에서 10㎞ 거리인 견탄에 세워질 예정이었으나 새 방안에 따라 17㎞ 하류인 상주시 함창읍 덕통리 일대에 건설될 예정이다. 여기서도 운하는 터널과 고가수로를 되풀이하는 인공수로 모습이 될 것이다. 길이 920m, 250m, 720m인 터널 3개가 들어서게 된다.

 

터널고도가 낮아짐에 따라 해발고도가 약 100m인 점촌동 일대는 수로보다 나 낮아 제방을 높여야 한다. 반대로 별암리부터 상류는 고도가 10 이상이어서 진남교반에 이르면 1 이상 하상굴착이 불가피해, 하천을 이용하기보다는 인공수로를 팔 가능성이 높다.

김석태 〈문경시민신문〉 편집인은 “댐이 들어설 덕통리 일대는 이 지역 최대의 논·밭이어서 농작물 피해가 예상되고, 강바닥을 쳐내야 할 영강 상류와 터널 예정지는 지층이 불안정한 폐광지역이어서 운하의 안전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말했다.

 

■ 팔당 취수원 유지 검토=한반도대운하연구회는 팔당상수원 이전 논란을 피하기 위해 팔당댐을 북쪽으로 우회하는 터널과 갑문을 설치해 팔당 취수장을 유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취수장은 댐 남쪽 호안에 위치한다. 팔당호 우회수로가 만들어지면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고 묻힌 곳인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의 다산문화유적지는 호수의 섬이 된다. 다산이 사후에 또 한 번 섬으로 ‘귀양’을 가는 셈이다.

 

낙동강 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경천대는 풍광을 잃을 전망이다. 경북 상주시 사벌면의 경천대에는 노송이 우거진 절벽을 짙푸른 강물이 휘감고 지나는 건너편에, 황금빛 모래밭이 반달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여기엔 임진왜란 때 명장 정기룡 장군의 용마전설과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가던 소현세자를 수행한 우담 채득기가 북벌을 다짐하던 유적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경천대 바로 하류에 회상보가 들어서는데다 굴곡진 수로를 가로 질러 새 수로가 뚫릴 예정이어서 경천대는 절경을 잃고 정자만 남게 됐다. 주민 김아무개(72)씨는 “백사장이 사라지면 이곳에 어린 전설과 물돌이가 만든 한반도 형상도 함께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괴산·문경·상주/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