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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이야기/괴산 비평

괴산군 혁신경제기획단의 사과를 요구하며(050508)

by 마리산인1324 2006. 12. 25.

 

- 2005. 5. 8, 괴산군청 홈페이지 -

 

 

괴산군 혁신경제기획단의 사과를 요구하며


check and balance. 민주정치의 기본원리입니다. 견제와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건전한 야당은 국가발전의 중요한 초석이 되기도 합니다. 건강한 비판과 함께 합리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가/공동체의 발전이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견제장치가 없을 때에 독재정치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무엇이든 일방적인 시각으로 일이 진행됩니다. 그리하여 적절한 견제장치가 없거나 있더라도 유명무실할 경우에는 시민의 저항권이 표출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에도 4.19혁명과 6월 항쟁이 그랬습니다.

지방정부/자치단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치단체장이 자신의 판단으로 정책을 입안하여 시행할 경우에 지방의회의 결의에 따라 제동이 걸리기도 하고 힘을 얻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지방의회조차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시류에 따라 흘러만 간다면 마지막으로 그 의견을 표출하는 게 시민입니다. 시민은 관청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도 있고, 일정한 방법으로 시위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장연면에 골프장을 유치한다는 보도를 나중에 접하면서 그 골프장이 가져올 장단점에 대해서 나름대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 결과 골프장이 들어설 경우에 얻는 단기적인 세수효과보다는 장기적인 면에서 생태환경보호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으며, 그 대안으로 쿠바식 친환경농업단지로의 결정적 전환을 제시했습니다. 그리하여 괴산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골프장유치의 진행과정에 대하여 질문을 하였고(군정제안마당 13번), 그에 따른 답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궁금한 것은 질문하였습니다(군정제안마당 18~21번, 괴산군에 바란다 872, 874, 878, 879번). 하지만 이 문제제기에 대한 괴산군청 혁신경제기획단의 답변이 너무도 부실하여 다시금 꼼꼼하게 정리해 질문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군정제안마당 22~27번, 괴산군에 바란다 885, 887, 890, 894, 899, 903번)


이러한 문제제기에 대한 혁신경제기획단의 답변은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였습니다.

“괴산군 인터넷 홈페이지상의 괴산군에 바란다는 답변이 미흡하다고 해서 논쟁을 하는 곳이 아닌, 괴산군이 더욱 발전될 수 있도록 발전적인 제안을 하는 곳으로 이해하여 주시기 바라며...”(괴산군에 바란다 903번)

초보농부라서 일이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이것이 제 일이다 싶어서 졸린 눈을 부비며 고민 끝에 글을 올려 함께 고민하고자 했습니다. 더욱이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혁신경제기획단/담당공무원과 ‘논쟁’을 하려는 것이 아니고,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질문도 하고, 나아가 ‘괴산군이 더욱 발전될 수 있도록 제안’도 하기 위함입니다. 혁신경제기획단/담당공무원만큼이나 저 또한 괴산군이 발전되기를 바라면서 삶을 꾸려가는 평범한 시민이지만 이런 식의 표현은 자칫 ‘괴산의 발전은 오직 나로부터’라는 독선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설령, 혁신경제기획단/담당공무원이 제 글을 ‘논쟁’으로 본다 하더라도 그 의문과 문제제기에 대하여는 충분한 자료와 근거를 제시하면서 밝혀야 했습니다. 도리어 이런 마당을 빌려서 장연골프장 유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위한 설득의 장으로 바꿀 수는 없었을까요? 일부러라도 골프장유치에 대한 홍보를 해야 할 판에 괴산군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달라는 요청을 알맹이 없는 답변으로 종결하려는 것은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자로서 적절한 태도가 아닐 겁니다.


급기야 이런 말까지 하고 맙니다.

“향후 장연골프장 관련하여 앞서 같은 내용에 대한 재게시의 경우에는 민원사무처리에관한법률에 의거 종결처리계획을 검토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괴산군에 바란다 903번)

얘기인즉슨 장연골프장에 대한 반대의견을 올리지 말라는 것이지요...? 어디서도 이같이 고압적이고 감정적인 글을 본 적이 없어서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박정희 유신말기에 헌법개정이란 말조차 꺼내지 못하게 한 긴급조치가 연상되는 상황입니다. 이게 정말로 괴산군청에서 쓴 글인가 싶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이런 글을 썼는지 참으로 궁금하였으며, 그저 황망하고 참담할 뿐입니다.

인터넷은 열린 공간이자 양방향 소통 도구입니다. 일찍이 이런 류의 방식이 통용된 적이 없었으나, 이젠 인터넷으로 인해 시민이 자발적으로 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관청 역시 시민의 참여를 적절하게 유도하거나 여론을 읽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은 관청의 소유물만이 아니고 시민의 주체적 영역이기도 합니다. 이 공간(군정제안마당, 괴산군에 바란다) 역시 괴산군민과 괴산군청이 함께 공유해야 합니다. 그런데 괴산군 혁신경제기획단/담당공무원이 불편하다고 해서 제재를 가하거나 위협할 수는 없습니다. 골프장유치에 대한 주제 역시 괴산군민 모두에 연관되는 문제이기에 이러한 공간을 통해 사업진행의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어 시민의 여론을 수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사실에 입각한 자료를 제시함으로써 골프장 유치로 인한 문제점들을 거론하였던 것입니다.


분명히 요구합니다.

-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이런 식의 글은 저 개인 뿐 아니라 괴산군민 전체를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이에 대해 혁신경제기획단/담당공무원은 해명하고 사과하십시오.

- 지금까지 제가 문제제기를 한 사항들에 대해 하나씩 충실하게 답변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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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산군청 답변 /

 

안녕하십니까.
골프장유치에 대한 의문⑥ (괴산군에 바란다 903번)번 답변내용이 고압적이며 감정적으로 비춰줘 불쾌하였다면 이 자리를 빌어 귀하께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인터넷 질의민원과 관련하여 법률에 의해 명시된 사항을 예고한 것으로 귀하에게 제재를 가했거나 위협 또는 위협할 의도가 없음을 거듭 밝혀두고자 합니다.
또한, 장연골프장과 관련하여 앞서 문제제기한 사항은 군정제안마당 및 괴산군에 바란다에 기 답변드린 사항이며, 미흡한 사항은 방문 및 면담등 통해 성심껏 답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일자 : 2005-05-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