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 5. 25, 괴산군청 홈페이지 -
골프장과 경제문제
일전에 아내가 강원도에 다녀왔습니다. 그녀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내륙지방에 살다가 오랜만에 하얀 포말이 아름답게 부서지는 동해바다를 보니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때마침 주문진항은 생선시장의 활기로 인해 삶의 의욕이 용솟음치게 하였을 테구요.
그래서 그랬는지, 집에 돌아오는 아내의 손에는 커다란 스티로폼 박스가 들려있었고, 그 스티로폼 안에는 많은 꽁치가 얼음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었습니다. 아내로부터 여행 설명과 함께 주문진항의 시장 분위기를 아주 실감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듣다보니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아내가 사려는 주 대상이 꽁치였으니 물론 꽁치를 파는 상인이 돈을 벌었겠지요. 하지만 얘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여행자들이 그 꽁치를 넣을 그릇을 준비하지 못하였으니 주변의 스티로폼 상인도 돈을 벌고, 게다가 생선을 신선하게 보관하자니 얼음을 파는 사람도 돈을 벌게 됩니다. 당연히 꽁치를 잡아온 어부와 선원들도 수입을 올리게 되고, 잡아온 고기를 파는 경매사들도 한몫 하게 되겠지요... 꽁치 한 마리를 잡아서 파는 과정에 관계된 사람들이 이렇습니다. 이렇게 하다보면 항구 주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고르게 소득이 오를 겁니다.
이 단순한 얘기를 서두에 늘어놓는 것은 괴산군/혁신경제기획단이 추진하는 골프장과 대비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의 답변에서 투자유치담당자는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에서 추진하는 규모의 골프장건설 및 운영에 대한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자료를 보면, 고용창출 효과가 연인원 2,500여명, 생산효과ㆍ소득효과ㆍ부가가치 효과ㆍ제세금 등 총 1,200여억원이라는 막대한 효과뿐만 아니라, 건설공사시 70~80억원, 운영시 연간 20~30억원에 달하는 세수효과가 있습니다.”
이 정도의 효과가 주어진다면 자치단체마다 군침을 흘리는게 당연할 테지만 예측과 달리 전혀 그렇지 못한게 현실입니다. 그러기에 저는 몇 번에 걸쳐서 의문을 제기하고 엄밀하게 비판을 하였지만 지금껏 두루뭉술하게 넘어가고 있습니다.
특별히 이 가운데 서두의 예와 비슷한 지역경제활성화의 주제로 얘기를 해보더라도 주변의 일부 음식점과 상점이 이전보다 좀더 소득이 오를 수야 있겠지만 그 소득이 얼마나 고르게 분포되겠습니까? 게다가 골프장 예정지가 수안보온천과 매우 가까운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더더욱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없게 됩니다. 충주시/수안보온천으로 관광객을 거의 다 빼앗긴다는 말입니다. 수안보온천의 명성을 누늘 수 있는, 이에 대한 괴산군의 대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러면서 투자유치담당자는 이렇게 주문합니다(국민고충처리위원회 이첩민원에 대한 답변, 2005.5.16).
“질문 속 세수확대 등 여러 수치상에 대한 정확한 답변회피 등도 문제제기를 해주셨지만, 근본적으로 이 문제는 그러한 수치상이나 자료미흡 등의 차원이 아닌, 우리 군이 골프장을 유치하느냐 못하느냐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판단...”
난해한 글입니다. 어떻게 읽어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질문하게 됩니다.
왜 이 문제를, 골프장유치로 인한 타당성 여부와 별개로, 골프장을 유치하느냐 못하느냐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합니까? 골프장을 꼭 유치해야만 하는 필연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일련의 제 지적들을 수치상이나 자료미흡 등의 차원이라고 폄하하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충실한 답변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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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산군청 답변 / 혁신경제기획단 김청일
안녕하십니까.
골프장과 관련하여 문제제기한 사항에 대해 폄하하였다 오해가 있으신걸로 아나 귀하를 폄하하고자 한적이 없음을 우선 밝혀두고자 합니다.
아울러 귀하께서 질의한 사항은 참여마당>『괴산군에 바란다』854번(2004.4.9)
및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이첩민원인『공무원의 인터넷답변에 대하여』(2005.5.8)에 기 답변드린 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일자 : 2005-0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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