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181016.html
한겨레가 뽑은 올해의 책 (번역서1)
아날학파 눈으로 본 중세 시골살이 낱낱
몽타이유
아날학파 제3세대 대표주자 엠마뉘엘 르루아 라뒤리가 14세기 초 자크 푸르니에 주교가 주도한 이단재판을 위한 방대한 심문기록을 토대로 몽타이유라는 중세 말 남프랑스 마을 사람들의 심성과 일상의 총체를 재구성했다. 마을의 물질적 환경, 다양한 권력 관계, 양치기의 삶과 심성, 동성애를 포함한 섹스와 결혼 그리고 성관념, 죽음과 사후 세계에 대한 인식, 사회관계, 공간 인식, 자연에 대한 인식, 종교와 신앙의 다양한 실천 양태 등이 손에 잡힐 듯 구체적이다. 몽타이유는 물질계를 악한 신의 피조물로 보는 기독교 이단종파인 카타르파가 1290년대에 로마교회의 박해를 피해 찾아들어간 피레네 산 고원지대의 마을이다.엠마뉘엘 르루아 라뒤리 지음. 유희수 옮김. 길 펴냄.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책에 미쳐 살고 책에 미쳐 번역하고 젠틀 매드니스 사망 당시 여덟 채 가득 책을 남긴 자, 책을 수중에 넣으려 원래의 책주인 8명 이상을 살해한 수도사, 마지막 남은 푼돈으로 책을 사고는 굶어죽은 철학자, 아파트 17채 31개 방 그득히 요리 관련서를 모은 식당경영인 등 ‘소중한 책을 영원히 간직하며 계속 늘려’나가는 ‘책바보’들에 관한 이야기. 압권은 훔친 책 2만3600권으로 자신의 컬렉션을 꾸렸던 미국인. 지은이 역시 이 책을 쓰기 위해 5년에 걸쳐 자료를 모았고 표정훈, 김연수, 박중서 등 번역자 또한 살짝 책에 맛이 간 사람들이다. 책쟁이 서재에 대개는 한권씩 비치돼 있다. 혹시 이 책이 없다면 책에 미치지 않았다고 봐도 좋다. N. A. 바스베인스 지음. 표정훈·김연수·박중서 옮김. 뜨인돌 펴냄. 4만8000원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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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권의 오쿠다 히데오 베스트셀러 소설
남쪽으로 튀어! 1, 2
<남쪽으로 튀어!>는 <공중 그네>의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47)의 장편소설이다. <공중 그네>에 비해서는 덜 알려졌지만, 책을 직접 읽은 독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열광적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일본판 ‘386 세대’라 할 아버지 우에하라 이치로와 사춘기 소년인 그 아들 지로. 극렬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여전히 무정부주의를 고집하는 아버지는 사사건건 제도와 부딪치며 말썽을 일으킨다. 아들은 아들대로 소소한 학교 폭력을 비롯한 성장통을 앓는데, 식구들이 일본 열도의 남쪽 끝 오키나와로 옮겨 가면서 환경 및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한 일가족의 싸움이 펼쳐진다. 속도감 있고 유머러스한 문장 속에 묵직한 사회의식을 담은 문제작이다. 양윤옥 옮김. 은행나무 펴냄.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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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안의 괴물’ 밝힌 한나 아렌트 대표작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나 아렌트(1906~1975)와 나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으로 엮였다. 독일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한 것도 나치의 집권과 전쟁 때문이었고, 애초의 전공분야인 철학에서 정치사상 쪽으로 관심을 튼 것도 나치즘이라는 유례 없는 정치적 괴물을 해명하려는 열망 때문이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이 운명의 한 학문적 결말이다. 자신과 같은 해에 태어나 나치당의 유대인 학살을 집행하는 일을 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을 사례로 삼아 그는 홀로코스트와 나치즘 문제를 이야기체 형식 속에서 하나하나 해부한다. 학살 명령의 집행자였던 아이히만이 건실한 시민이기도 했다는 사실로 인해 ‘악의 평범성’이라는 명제는 보편성을 얻는다. 아렌트는 말한다. “우리 안에 아이히만이 있다.”김선욱 옮김, 한길사 펴냄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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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섬세하게 ‘헤겔의 진실’ 찾아
헤겔, 영원한 철학의 거장
게오르크 헤겔(1770~1831)은 이마누엘 칸트와 함께 근대 서양 철학의 정점으로 꼽힌다. 그는 변증법의 철학자였고, ‘정신현상학’의 저자였으며 논리학 체계로 세계를 해명한 관념론의 거두였다. 그러나 이런 딱딱한 정식으로는 헤겔의 진실에 다가갈 수 없다. 미국의 헤겔 전문가 테리 핀커드가 쓴 <헤겔, 영원한 철학의 거장>은 방대한 분량에 헤겔의 꿈과 땀과 피를 섬세하게 파헤친 역작이다. 대학생 헤겔은 프랑스 혁명에 열광한 운동권이었고 나폴레옹을 ‘백마 탄 혁명’으로 숭배했다. 헤겔의 머리 스타일은 나폴레옹의 ‘근대적’ 머리 스타일을 모방한 것이었다. 그의 모든 철학은 근대 정신의 해명에 바쳐졌다. 헤겔이 ‘죽은 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전기는 입증한다.테리 핀커드 지음, 전대호·태경섭 옮김, 이제이북스 펴냄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기사등록 : 2006-12-28 오후 08:08:28 기사수정 : 2006-12-29 오전 12: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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